“아픈 아들 어떻게 돼도 상관 없나” ‘국정원 심리고문’ 인권위에 진정

“장애아들에 대해 질문하며 진술강요...장애인 인권침해도”

김백겸 기자 kbg@vop.co.kr
입력 2014-01-09 15:05:34l수정 2014-01-09 16:20:29
국정원 장애아동 인권침해 수사 규탄

중증장애아동을 자식으로 둔 송호수 씨와 변호인 등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인권침해 및 심리적 고문수사를 규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국가정보원이 피의자에게 진술을 유도하기 위해 장애가 있는 피의자의 아들을 거론해 심리적 고문을 가했다며, 피의자와 변호인이 국가인권위에 진정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오영중 인권위원장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의혹 사건으로 국정원의 조사를 받던 송모(45)씨가 피의자 신문을 받으면서 피의사실과 전혀 상관없는 아들의 중증장애에 관한 질문을 받음으로써 사실상 심리적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내곡동에 있는 국정원 조사실에서 송씨를 신문하던 조사관은 진술을 거부하는 송씨에게 중증장애를 가진 아들에 대해 “아들의 병명이 뭐지요?”, “압수수색 당시 아들을 옮긴 곳이 어디인가요?”라고 물었다.

이 조사관은 계속해서 진술을 거부하는 송씨에게 “아들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것인가요?”, “아픈 아들에게 관심이 없어요?”라고 재차 질문했고, 이에 송씨는 “피의사실과 상관없는 아들에 대해 반복 질문하느냐? 이러한 조사방식은 피의자와 아들의 권권침해 하고 모독하는 행위”라고 항의했다. 이날 송씨는 변호사를 만나 오후 조사를 거부하면서 국정원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오 변호사는 “수사관은 이미 주거지 압수절차에서 구급차를 동원할 만큼 사전에 피의자의 자녀의 장애 및 심신 상태를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 조사내용 중 상당 시간 피의자에게 아들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 것은 수사기관의 관심과 배려가 아니라 오히려,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피의자의 가장 약점을 건드려 진술을 유도하는 심리적 고문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한 것은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 한다’라는 헌법 제12조 2항에 따른 것”이라며 “또 심리적 고문에 해당하는 피의자에 대한 국정원 수사관의 조사는 형법 제125조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형사피의자 또는 기타 사람에 대하여 가혹한 행위를 가한 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송씨의 아들은 내란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업이 수사대상이 돼 향후 재판과정에서 노출될 우려가 높으므로, 이로 인해 헌법이 보장한 인간으로서 존엄성, 사생활, 개인 인적정보에 대해 심각한 치해를 입었다”며 장애인 인권침해에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11세인 송씨의 아들은 장애를 갖고 태어나 대부분의 시간을 입원 치료를 받는 등 11년간 투병생활을 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송씨는 “조사를 받으면서 ‘아들이 어디가 아프냐’ 이런 말을 들으면서 심적으로 두려웠다”며 “국정원장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해 인권위에 진정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와 간은 장애아돌에 대한 인권유린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권위에 국정원의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 1
  • 2
  • 3
  • 4
  • 5
  • 6
  • 7

  • 1
  • 2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