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쌍용차’ 토크콘서트...“아무 일 없던 것처럼 공장으로 돌아가요”

1,600여명 공연장 가득 메우고 쌍용차 해고 무효 판결 축하

전지혜 기자 jh@vop.co.kr
입력 2014-02-11 10:58:22l수정 2014-02-11 13:02:55
관객들과 하나 된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이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관객들과 대화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얘기하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시다. 그 시간이 길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쌍용자동차 정리 해고 무효 판결)결정을 내려주신, 또 도와주신 많은 분의 뜻을 모아서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법원에도 미리 고맙다고 박수를 보냅시다.”
-방송인 김제동-

10일 저녁 7시 경기 평택대학교 90주년기념관에서 ‘쌍용자동차 직원과 지역 시민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오늘은 남자는 무엇인가 여자란 무엇인가 연애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연애를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얘기를 하겠습니다.”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한 토크쇼 중에는 내내 웃음꽃이 피었다. 연애, 행복, 사투리 등 다양한 화두를 두고 이야기를 하던 김씨는 “오늘은 축하받아야 할 자리 아니냐”며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 판결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제가 예전에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 사람이 억울한 일 당했을 때, 알 수 없는 모욕이나 폭력을 당했을 때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럴 때 누구랑 이야기하면서, 내 얘기를 누가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반쯤 풀립니다. 법도 그래서 필요한 것이지요. 법의 최종적 목표는 억울한 사람들 목소리 들어주는 것이고, 억울한 사람 목소리를 들은 다음에 억울한 시간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즐거운 김제동 쌍용차 토크콘서트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김제동이 관객들과 대화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재치 어린 입담으로 내내 토크쇼를 이끌던 그는 진지하게 한국의 민주주의와 무거운 현실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나는 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당신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당신도 당신의 생각을 늘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강요받지 않을 자유가 있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의하지 않는 의견이라 할지라도 당신의 말할 권리를 누군가 막는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서 함께 싸워주겠다.’ 입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와 따뜻한 자본주의의 핵심 가치이지요.”

이어 그는 “상대에게 강요하지 아니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뭔지 고민하고 (함께살자)하자는 것이 제가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었던 말입니다. 지치지 말고 함께 멀리 한 번 가봅시다. 웃으면서 가면 나도 편해질 수 있어요. 진보나 보수나 함께 ‘사람’이라는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이념의 문제가 옅어질 수 있고,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토크쇼를 마칠때 쯤 김씨는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노동자들과 거리에서 공장 밖 어디에서 열심히 싸워온 연대해온 분들에게 대입해도 좋은 곡”이라는 소개와 함께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독창했다. 이후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 김수희의 ‘남행열차’ 등을 함께 불렀다.

김제동 쌍용차 콘서트, 와락 안아주세요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관객들이 김제동의 신호에 맞춰 옆 사람을 안아주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난 7일 서울고법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 정리해고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온 만큼 공연장을 찾은 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1600여 명의 관객은 공연장을 가득 메웠고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토크쇼 내내 함박웃음이 끊이지를 않았다.

토크쇼에 앞서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씨의 공연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심리 치유센터 ‘와락’의 어린이 공연도 진행됐다. 또 관객들은 김제동 씨의 진행에 따라 서로의 등을 두드리고 힘껏 끌어안기도 했다.

아내와 두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채모씨는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지금은 복직했다. 개인적으로 그때는 동료를 위해서 싸웠는데, 이번에 해고 무효 판결로 진실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내가 정말 옳은 일을 위해 파업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대법원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며 “지금 지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충분한 대화 거쳐서 이제는 보듬어 안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같이 상생하는 효과가 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공장 안팎에 계신 분들, 봄날에 함께 걸을 수 있길...”

쌍용차 가족들에게 무릎 꿇은 김제동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김제동이 관객들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콘서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출근 시간 공장 앞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김밥을 팔아 번 돈으로 추진됐다. 쌍용차 노조는 “처음 김밥을 말아 공장 출입문에 섰을 때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됐지만 따뜻하게 김밥을 사주는 손길을 접할 수 있었다”면서 “온정에 보답하고자 토크 콘서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출연료를 받지 않고 콘서트에 동참했다. 그는 공연 중 “출연료는 안 받았지만 밑반찬을 받았다. 제가 받은 출연료 중에 가장 좋은 게 아닌가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2009년 쌍용차 파업 당시 트위터에 “이란과 쌍용을 잊지 맙시다. 우리 모두가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라는 글을 남기며 쌍용차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지난 2011년 5월 평택대학교에서 쌍용차 노동자를 위한 ‘김제동 토크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김씨는 해고 무효 판결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취지를 전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예전에 우리 매형이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썰매를 만들어줬습니다. 거제에서 배 만들던 분이었는데. 저는 아버지가 안 계시기 때문에, 매형이 결혼할 때 우리집에 인사하러 와서 한 말이 저한테 ‘철사 사와.’ 였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물을 얻었습니다. 배만드는 사람이 썰매를 만들었으니 얼마나 잘 만들었겠습니까? 그런 첫째 매형이 얼마 안돼서 머리에 철근을 맞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매형이었어요. 한 분야에서 16년 일했다고 4, 5선 국회의원의 월급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일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장 안에 계신 분과 공장 밖에 계신 분들이 봄날에 함께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김제동 콘서트와 함께 한 가야금 공연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퓨전 가야금 연주가 정민아 씨가 노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토크콘서트 입장하는 쌍용차 와락 아이들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쌍용차 와락 아이들이 난타공연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쌍용차 와락 아이들 인터뷰 하는 김제동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김제동이 쌍용차 와락 아이들을 인터뷰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쌍용차 와락 아이들과 눈높이 맞춘 김제동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김제동이 쌍용차 와락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채 인터뷰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쌍용차 토크콘서트 연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이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관객들과 대화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제동에게 박수 보내는 관객들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요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관객들이 김제동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양지웅 기자

가족이 하나가 되는 김제동 쌍용차 콘서트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한 가족이 김제동의 신호에 맞춰 서로 안아주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제동과 함께 노래하는 쌍용차 노동자들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쌍용차 노동자들과 관객들이 김제동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제동 노래를 즐기는 쌍용차 노동자들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쌍용차 노동자들과 관객들이 김제동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아내를 와락 안아주는 쌍용차 노동자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한 쌍용차 노동자과 김제동의 신호에 맞춰 아내를 안아주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제동 기다리는 김득중 쌍용차지부장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이 김제동에게 감사 꽃다발을 전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 안아주는 김제동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김제동이 감사 꽃다발을 건넨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을 안아주고 있다.ⓒ양지웅 기자

사람들로 가득한 김제동 쌍용차 토크콘서트

방송인 김제동이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주관으로 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서 관객들과 대화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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