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새정치연합,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새누리당 공천 대응엔 “...”

시민사회 “야권도 공천 하지 말아야”···민주당-새정치연합 진퇴양난

최지현 기자 cjh@vop.co.kr
입력 2014-02-20 12:11:04l수정 2014-02-20 12:49:04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시민사회단체는 20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18일 6.4 지방선거부터 '상향식 공천'을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하며 공천 폐지 대선공약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같은 공약을 내세웠던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새정치연합)은 이에 반발하며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2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에 공약 이행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국민과의 공약을 파기하겠다는데 정작 공약을 내걸웠던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박 대통령이) 스스로 말한 최악의 정치고, 약속을 어기면서도 계속 침묵하고 있는 것은 더 나쁜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며 "박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오는 25일까지 기초선거에서의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서 약속을 지킬 것인지, 약속을 어길 것인지 국민 여러분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약을 지키지 못하겠다면 그 사유를 국민께 자세히 밝히고 용서를 구하기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최근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놓았다. 속내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유지한다, 기득권 버릴 수 없다, 정치 이익을 위해서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겠다는 걸로 이해된다. 국민과의 약속보다 사익과 당리당략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냐"며 "이건 정말 아니다. 국민이 어떻게 정치와 정당을 믿을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은 "늦었지만 시간이 아직 남아있다. 새누리당은 공천 폐지 무력화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것은 기본의 문제, 신뢰의 문제, 공약이행의 문제이며 가장 중요한 대선공약이라는 국민과의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5일 전까지는 반드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욱 한국지방자치학회 고문은 "국민 70% 이상이 정당공천 폐지를 지지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이라는 꼼수로 국민을 또 우롱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주민에 의한 자치제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공천권을 무기로 국회의원 사리사욕 채우는데만 급급하다"고 질타한 뒤 정당공천 폐지 공약 이행를 촉구했다. 정훈 정당공천폐지시민행동 공동대표 역시 "이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고 한다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까지도 국민과의 약속처럼 내던져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법 개정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공천 한다면? 김한길·안철수 "......"

이처럼 야권과 시민사회단체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21일부터 기초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되고, 오는 28일에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이 마감되기 때문에 여야가 다시 협의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결국 무산되더라도 대선공약에 따라 6.4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할 것인지를 놓고 막판 고민 중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불가피하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현행 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에도 공천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해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욱 고문은 이날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은 솔선해서 정당공천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고,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 연담 스님은 "정당공천 폐지는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고, 민주당도 그에 동조했다는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 와서 아무런 공약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대통령 공약 폐기도 문제거니와 민주당이나 새정치연합도 아무런 실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여야를 싸잡아 질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공천을 유지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 될 경우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일단은 공천 폐지를 실현하는데 당력을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개특위에서 우선 현실적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정치적인 노력들도 원내 차원에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 역시 같은 질문에 대해 "안 될 것이라고 예단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28일까지 정개특위가 가동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공천 폐지가 관철되도록 노력한 이후 저희들의 입장 밝히겠다"는 정도로만 말하고,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정당공천폐지시민행동 측 관계자는 "시민사회는 기본적으로 법이 개정돼 공천제를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28일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정치적으로라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정치연합과 민주당도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정치권에서 실현할지는 저희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 등 정치권 인사들과 정세욱 한국지방자치학회 고문, 이관희 대한법학교수회장 등 사회원로, 신정훈 정당공천폐지시민행동 공동대표, 노현송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 박용모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부회장, 영담 스님, 최은상 목사 등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종교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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