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달랄 땐 나몰라라”…대통령 지시에 구조 중계장비 바로 설치
50인치 임시 영상패널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한 뒤 체육관 단상에 임시로 설치된 50인치 CCTV 영상패널.ⓒ민중의소리

17일 오후 10시,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 단상에는 200인치 영상패널 두 대의 설치작업이 시작됐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을 방문한 직후에는 50인치 패널이 임시로 설치돼 가동됐다.

가족들은 사고 직후부터 CCTV 영상을 통해 구조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장비 설치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박 대통령이 떠난 오후 5시 이후 관계 당국이 신속하게 설치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박 대통령에게 직접 영상장비 설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관계 당국이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뉴스를 통하거나 현장에 가야만 현 상황을 알 수 있는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했다.

가족들의 요구에 박 대통령은 옆에 있던 관계자에게 "언제까지 되겠습니까?", "언제 도착하는데요?"라고 물었고, 이 날 저녁 중으로 된다는 답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이) 뉴스를 통해 보실 수는 없는 것이고, 실시간으로 누구보다 가족들이 빨리 소식을 들으셔야 한다"며 "장비가 오늘 저녁에 도착한다니 수색하는 장면 같은 것도 일일이 다 가서 보지 않아도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 것을 화면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떠난 직후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우선 단상 위 왼편에 50인치 영상패널이 임시로 마련됐다. 이어 오후 10시께 200인치 패널 두 대를 구성하는 장비들이 체육관 안으로 들어와 설치 작업이 시작됐다. 작업은 다음날 0시 40분께 완료돼 가동에 들어갔고, 임시로 설치된 50인치 패널은 철수됐다. 대형 패널 설치에 걸린 시간은 2시간 40분이다. 불과 2~3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작업을 지금까지 미뤄두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종자 가족 김모(30)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왔다간 뒤 바로 작업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히다는 듯이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가족들이 언제부터 상황판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사건이 언제 났죠?"라고 반문하며 "사건이 났을 때부터 그렇게 실시간으로 '해 달라', '해 달라' 할 때는 안 해 주더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참, 가족들이 요구한 지 30여 시간 만에 해 주는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200인치 CCTV 영상패널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한 뒤 오후 10시부터 설치 작업 중인 200인치 CCTV 영상 패널. 자정 현재 오른편 패널은 설치가 마무리 됐고, 왼편 패널도 상당한 정도로 작업이 진행된 상태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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