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시국선언 “대통령, 해경에게 책임 떠넘겨”
서울대 교수들,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 무능 들어나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서울대학교 민주화 교수협의회가 세월호 참사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대처에서 나타난 정무 무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과 사고 진상규명, 언론통제 사과, 규제 완화 등의 과잉친기업 정책 폐기,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들의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며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인적쇄신 등을 촉구했다.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는 20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정부의 부실하고, 무능하며, 무성의한 사태 해결 노력에 대해 정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기보다는 해경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일방적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무책임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교수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이들은 “박근혜대통령이 야당대표시절 했던 말을 그대로 가져다 주제로 쓴 것”이라며 “남을 비판할 때는 그 날카로움이 있었으나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는 그때의 날카로움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현 정부에 의한 민주주의의 훼손과 비판·감시 기능의 상실이야말로 적폐를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이라며 “적폐의 온상은 현 정부의 비민주성과 무능, 무책임성이고, 그 정부를 이끌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바로 ‘적폐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는 복지는커녕 국민의 생명과 안전도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임을 세월호 참사가 증명했다”면서 “정부가 돌아봐야 할 것은 과거의 적폐나 일개 기업의 비리, 한낱 선장의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들의 무능력과 공약 위반, 그러한 사태를 낳은 자신들의 허물과 국정철학, 그리고 집권 이래 현 정부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훼손해가며 쌓고 있는 적폐들”이라고 꼬집었다.

또 “민주주의 훼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다”며 “지난 주말 집회에서 1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는데, 세월호 참사를 본 문제제기의 목소리를 억누르며 연행·구속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수들 세월호 참사 관련 입장발표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서울대학교 민주화 교수협의회가 세월호 참사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대처에서 나타난 정무 무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과 사고 진상규명, 언론통제 사과, 규제 완화 등의 과잉친기업 정책 폐기,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들의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교수협의회, 대통령 담화 발표에···“해경 아닌 자신들부터 돌아볼 것”

교수협의회는 박 대통령 담화 발표에 대해 “대통령이 뒤늦게 책임을 인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해경 해체만으로 모든 책임을 면하려는 태도는 스스로의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진단을 통해서 책임소재를 밝히고, 그에 상응한 개혁을 즉각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전에 이 정부의 국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는 청와대와 권력기관들의 인적쇄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구시대적인 적폐의 근원이 되고 있는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안보실장, 홍보수석, 그리고 검찰총장의 자리를 쇄신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협의회는 ▲진상조사단에 유가족·시민대표의 참여 ▲청와대부터 정부 각 부처에 걸친 전면적이고 철저한 인적 쇄신 ▲정부의 언론통제에 대한 사과와 즉각 중단 ▲과도한 친기업 정책 즉각 폐기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대통령의 무한 책임 등을 주장했다.

서울대 교수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최고 책임자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서울대학교 민주화 교수협의회가 세월호 참사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대처에서 나타난 정무 무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과 사고 진상규명, 언론통제 사과, 규제 완화 등의 과잉친기업 정책 폐기,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들의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방선거 의식한 보여주기 식의 눈물 의혹 버릴 수 없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대 사학과 최갑수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하다 눈물을 흘린 것과 관련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는 입장이다.

최 교수는 “눈물 보이신 것 당연하다. 대통령으로서 가슴이 아프셔야한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과도 같은 보여주기 식의 눈물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버릴 수 없어 그 눈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세월호 사태는 유가족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말도 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고 이에 해경 뿐만이 아닌 정부 자체가 조사대상이 돼야 하는데 대통령은 그러한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농대 최영찬 교수는 “대통령은 ‘재난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하지만 대통령 본인의 책임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할 것”이라며 “현재도 방송통신위원회에 선거 캠프에 있던 사람을 내보내는 등의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사태에 대해 대통령 본인에게 근본적 문제와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재난시스템에 일방적 책임 전가가 아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책임을 규명하고 그 후에 대통령이 주장하는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법과 제도의 개혁은 사전에 국민과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하고 이후 국회를 통해 논의되어야 하는 만큼 많은 시간이 걸릴 문제이지 대통령 혼자 일방적으로 통보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교수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입 막지 말라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서울대학교 민주화 교수협의회가 세월호 참사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대처에서 나타난 정무 무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과 사고 진상규명, 언론통제 사과, 규제 완화 등의 과잉친기업 정책 폐기,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들의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일방적 해경 해체 통보는 폭력적인 결정”

수의대 우희종 교수는 “대통령은 해경을 해체했는데 해경이 있어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해경이 그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서 해경의 역할이 중요한데도 이러한 급작스런 해경 해체 통보는 매우 폭력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대통령은 ‘규제는 암 덩이리’라며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크나큰 참사를 겪고도 자신이 했던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민교협, 박근혜 정부 언론 통제 사과하라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서울대학교 민주화 교수협의회가 세월호 참사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대처에서 나타난 정무 무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과 사고 진상규명, 언론통제 사과, 규제 완화 등의 과잉친기업 정책 폐기,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들의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한편의 마술과도 같은 정부 대응”

역사교육과 유용태 교수는 “이번 사태의 컨트롤 타워였어야 할 안전행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선거 공약을 통해 만들어진, 그리고 그 공약이 지켜진 거의 유일한 사례인데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책임은 생략했다”며 “언딘·세모그룹·해경 등을 내세워 그것이 전부인양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이는 마치 한편의 마술을 보는 듯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그 생명은 공공성에서 나온다”며 “국민이 위기를 느끼고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발언을 정부가 억압하고 탄압한다면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는 결국 후퇴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사학과 정용욱 교수는 “‘위기 대응 매뉴얼이나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고 과거 60년대 70년대의 매뉴얼과 대책을 보는 것 같았다”며 “만일 정부와 권력기관을 감시·비판할 수 있는 기능이 살아있었더라면 오늘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루아침에 부서를 만들었다가 없앴다가 하는걸 보았을 때 민주적 절차와 시스템이 살아있는 세상인가 의문이 든다”며 “더 안전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비판을 수용해야 하고 그러지 않을 시에는 대한민국 미래는 암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 민교협은 다음주 중으로 서울대 모든 교수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서울대 학생들의 성명 발표와도 함께하는 방향을 모색중이다. 이들은 “각 대학마다 교수 성명서가 발표되고 있는데, 이를 한데 모아 더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는 우리 지식인들이 보다 적극적인 활동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 김기춘과 남재준 해임 촉구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서울대학교 민주화 교수협의회가 세월호 참사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대처에서 나타난 정무 무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과 사고 진상규명, 언론통제 사과, 규제 완화 등의 과잉친기업 정책 폐기,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들의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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