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순 칼럼] 화학 물질 사고, ‘제2의 세월호’ 될 수 있다

일과건강을 포함한 노동, 여성, 환경관련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화학 물질 감시네트워크는 5월 22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유해 화학 물질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전국사업장 유해 화학 물질 정보 공개청구’ 기자회견을 했다.

10개의 청구단체와 주민청구인단 2727명(청구단장 양길승 일과건강 대표) 명의로 한 이번 공개청구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2013년도에 실시한 사업장 화학 물질 배출ㆍ이동량 공개 업무와 관련하여 사업장으로부터 접수한 ‘사업장 화학 물질 종류별 사용량, 배출량 조사자료와 이 자료를 토대로 생산한 분석 문서(전자문서 포함)등 모든 형태의 기록자료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이는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될 수도 있는 화학 물질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사고 시 올바른 대응체계 마련을 위한 출발이다. 우리 주변에 어떤 유해 화학 물질이 얼마나 있으며, 그 물질은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제는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한다. 또한, 그 위험물질이 화재, 폭발 등 사고로 누출되었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해야는지 꼭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개인만이 아닌 관계기관은 어떠한 대응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제2의 세월호, 화학 물질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다.

화학 물질 감시네트워크
화학 물질 감시네트워크ⓒ일과건강 제공

세월호 참사 이후 모든 화두는 안전한 대한민국이다.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 문제점은 화학 물질 사고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이번 참사로 죽어간 영혼들이 우리 모두에게 주는 교훈은 “가만히 있지 말라”는 것이다.

정부기관은 기관대로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한 과감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환경부는 우리의 정보공개청구에 즉각 화답해야 한다. 정보를 여과없이 100% 공개하고 10%의 사업장만이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이런 비정상적인 모습을 바꿔야 한다.

기업체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기업은 화학 물질 공개율을 높이고 지난 5월 15일 발의된 알 권리 보장 법안인 ‘화학 물질 관리법 개정안’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공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보공개제도’란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국민의 청구에 의하여 공개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이다.

화학 물질 감시네트워크는 ‘정보공개제도’에 근거한 ‘전국사업장 화학 물질 정보공개 청구운동’을 통해 받은 사업장 취급 유해 화학 물질 정보를 이용하여 전국 주요산단을 포함한 ‘우리동네 유해 화학 물질 위험지도’를 제작,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인터넷 지도를 포함한 스마트폰 어플 등 제대로 된 화학 물질 정보가 시민들에게 손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이번 ‘전국사업장 유해 화학 물질 정보공개 청구운동’은 세계 화학 물질 사고의 교훈인 주민의 화학 물질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높여 줄 것이다. 또한, 더 나아가 주민의 알 권리와 참여보장을 위한 올바른 지역별 화학 물질 관리체계인 ‘지역사회 알 권리 법령과 지자체 조례’가 만들어지는데 일조할 것이다.

한편, 화학 물질 감시네트워크는 공공교통네트워크,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5월 27일 1시30분 프란치스코 회관 620호(http://safedu.org/notice/70014)에서 '세월호 참사! 문제는 여기만이 아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한 본 토론회는 화학 물질 사고, 해양 사고뿐만 아니라 각 분야별 사고의 원인과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에 따른 개선대책은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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