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 촛불행동’ 3만여명 운집…유가족, 서명운동 동참 촉구
박근혜 정부는 실종자를 찾아내라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2차 범국민촛불 행동'에서 참가자과 우리의 슬픔 투표로 각인 손 피켓을 높이 들고 있다.ⓒ김철수 기자

24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 촛불행동:천만의 행동'에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인 유예은양의 아버지인 유경근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생존자 가족대표 장동원씨가 무대 위에 올라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이번 촛불집회에는 지난주 1차 범국민 촛불행동과 비슷한 규모인 3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8천여명)이 운집해 피해자 가족들의 호소에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정청래 의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김재연 의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등 각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유경근 대변인과 장동원씨가 무대에 오르자 응원과 격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또 양천촛불, 알바노조, 이주노조 등에서 직접 시민들과 조합원들을 상대로 받은 서명용지를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유 대변인은 "아이들이 수학여행 갈 때부터 지금까지 한달이 넘는 시간을 아무리 곱씹어봐도 티끌만큼 잘못한 것이 없는데 제 아이는 앞에 없고 저는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아직도 꿈이었으면 한다"고 여전히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유 대변인은 "우리가 국민들에게 간곡히 부탁할 것이 있다. 서명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이렇게 전국에서 서명을 받아 우리에게 전달했다"면서 "이 대한민국을 앞으로 내 딸들이 영원히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야 해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겠으니 잊지 말고 함께 하겠다는 뜻을 보여달라"고 참가자들에게 부탁했다.

세월호 범국민촛불 함께 한 단원고 유가족들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2차 범국민촛불 행동'에서 사회자가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등 세월호 유가족들을 소개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생존자 가족대표 장동원씨도 "여러분들도 먼저 간 아이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 대변인은 무대에서 내려가기 전 참가자들에게 실종자들의 이름을 함께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를 포함한 실종자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다. 참가자들은 유 대변인이 외치는 이름들을 크게 따라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언론계, 노동계 '참회의 발언'도…"반성하고, 일어서겠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청계광장 소라탑을 중심으로 모전교까지 빼곡히 자리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검은티행동'과 용혜인 씨를 비롯한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에 참여한 시민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산양산센터 염호석 분회장 자살과 관련한 사측 규탄 행진을 진행한 금속노조 및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내용의 '박근혜 퇴진', '박근혜도 조사하라' 등 기존 문구에서 더 나아가 세월호 사고의 여러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과 관련한 요구사항인 '규제완화 중단하라', '비정규직.민영화 철폐'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도 들었다.

박근혜 퇴진 가만히 있으라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2차 범국민촛불 행동'에서 한 참가자가 국화와 가만히 있으라 손 피켓을 높이 들고 있다.ⓒ김철수 기자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김영호 세월호 안산시민 공동대책위 대표는 모든 국민들이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행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 참사마저 여느 사건들처럼 유야무야 묻혀버린다면 이 사회에 더이상 희망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가족들과 함께 해주시기를 바라고 전국 각지에서 국민들이 활발하게 일어나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 소식이 팽목항의 가족들에게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세월호 사고 국면에서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부분을 반성하겠다는 의미에서 언론계와 노동계를 대표해 권오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 위원장과 이인상 한국노총 공공연맹 위원장이 무대 위에 올랐다.

권오훈 위원장은 "공영방송 KBS가 사고 초기 조금만 제대로 보도하고 권력에 대한 감시를 했더라면 이처럼 많은 희생은 없었을 것이다. 미안하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권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골든타임이 흘러가는 동안 청와대로부터 KBS뉴스가 해경 비판을 자제해달라는 집요한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제대로 통하지 않자 길환영 사장이 보도국을 찾아와 해경 비판 뉴스를 빼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KBS는 이미 권력의 시녀, 청와대의 노예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끄럽지만, 늦었지만 다시 시작하겠다. KBS 구성원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싸우기 시작했다"며 "간부들은 보직을 던지고 기자와 PD들은 마이크와 카메라를 내려놓고 싸우고 있다. 길 사장을 퇴진시키고 박근혜 대통령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인상 위원장은 "아무것도 못한 죄인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안산 분향소에 갔다가 나오면서 노동운동을 한다는 내가 지금 하는 것이 무엇이 있냐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나고 분노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 위원장은 "이 참사에는 관피아의 문제, 비정규직 문제, 규제완화의 문제가 있다"며 "오로지 자본을 위해, 돈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에 맞서 이제 노동조합이 나서겠다. 규제완화를 막기 위해 가열찬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마무리발언에서 "우리 모두 이 참사의 목격자요, 모든 유가족들이다"라며 "목격자의 임무는 말하고, 밝히는 것,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목청껏 외치는 것이다. 침묵하지 않고 가만히 있지 말자고 함께 외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처장은 "우리는 박근혜도 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쟁취하기 위한 범국민 서명을 이어가고, 분열 책동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싸우겠다고 같이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 생각에 마르지 않는 눈물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2차 범국민촛불 행동'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세월호 범국민촛불,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2차 범국민촛불 행동'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청와대 방향 행진 도중 경찰, 방패 밀어내는 과정에서 시민 부상...과잉진압 논란 일 듯

촛불집회가 끝난 뒤 오후 7시 40분께부터 참가자들은 청계광장, 보신각, 퇴계로 2가 교차로, 한국은행, 을지로 입구를 거쳐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있는 서울광장 단체참배로 이어지는 행진을 진행했다. 일부 시민들은 방향을 틀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진행했으며 보신각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청와대 방향 행진에 나선 참가자 1천여명은 8시께부터 종각 사거리 방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이 차벽과 병력으로 행진을 차단했고, 시민들이 물러서지 않자 캡사이신 등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전규석 금속노조위원장과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 송경동 시인을 포함해 30명이 연행됐다.

경찰 연행에 저항하는 세월호 촛불 참가자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2차 범국민촛불 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에게 고립당해 연행되고 있다.ⓒ양지웅 기자

경찰이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50대 남성이 다쳐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시민들이 촘촘히 뭉쳐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방패로 밀어내고 무리한 연행을 시도해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기자와 시민들이 동시에 밀려나면서 일부 시민들이 넘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은 경찰을 향해 "청와대에 가서 진상규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이냐"고 물었다. 또다른 시민은 "우리는 거리에서 집회를 하러 온 것도 아니고 경찰과 싸우러 온 것도 아니다"며 "청와대로 가서 우리의 뜻을 전달할 수 있도록 막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했다.

보신각쪽으로 밀린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세월호는 학살이다", "연행자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경찰 세월호 범국민촛불 참가자 연행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2차 범국민촛불 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에게 고립당해 연행되고 있다.ⓒ양지웅 기자
행진하던 세월호 촛불 참가자 연행하는 경찰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2차 범국민촛불 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에게 고립당해 연행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촛불
24일 밤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촛불행동에 참가한 뒤 청와대로 행진하려던 시민을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지 들린채 연행되는 세월호 촛불 참가자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2차 범국민촛불 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에게 고립당해 연행되고 있다.ⓒ양지웅 기자
국화 들고 경찰에 항의하는 세월호 촛불 참가자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2차 범국민촛불 행동'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이 가로막자 국화와 '박근혜 퇴진'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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