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목표액...중위임금 50% vs 평균임금 50%
최저임금연대와 민주당 김경협 장하나 한정애 국회의원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기준의 문제점과 올바른 기준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최저임금연대와 민주당 김경협 장하나 한정애 국회의원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기준의 문제점과 올바른 기준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민중의소리

2015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결정시한(6월 29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달 5일, 12일, 19일 일주일 간격으로 전원위원회를 열고 최저임금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소득양극화와 저임금 노동자층의 증가로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당시 최저임금 인상기준을 마련해 노동자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문제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소득양극화를 개선할 수 있는 최저임금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 최저임금연대와 민주당 김경협, 장하나, 한정애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기준의 문제점과 올바른 기준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합리적 최저임금 인상기준 마련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던 이영면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와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각각 발제를 하고, 박광일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과장,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 오세연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윤진호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합리적 최저임금 인상기준 마련 방안'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고용노동부가 연구용역을 줘서 작성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영면 교수는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발제를 했는데,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 수준 개선을 위해서는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동계도 이견이 없다. 최저임금법도 이 네가지 요소를 반영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소득분배 개선 취지에 맞는 최저임금 목표액은
1인사업장 중위임금의 50% vs 5인사업장 평균임금의 50%

최저임금 논의 당사자간 쟁점은 최저임금 목표액이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최저선이자 단기적 목표로 '1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의 중위임금의 50%'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가 100명이라고 치면 임금순위로 50번째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50% 수준을 최저임금 목표액으로 정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경우 최저임금도 못 받는 저임금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많으면 중위임금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저임금 노동자가 광범위할 때 '중위임금 50%'는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수준을 고스란히 반영하게 돼 '저임금 노동 일소'라는 최저임금 목표에 부합하지 않게 된다"라며 "평균임금의 50%를 (중장기 목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평균임금은 전체 노동자가 100명이라고 가정하면 100명의 노동자의 임금을 모두 더해 100으로 나눈 값으로 중위임금과는 다른 개념이다. 중위임금보다는 평균임금이 더 높다. 평균임금의 50%를 목표로 하게 되면 최저임금을 그만큼 더 올려야 한다. 2011년의 경우 최저임금이 풀타임 노동자 평균임금의 33.5%, 중위임금의 41.3% 수준이었다.

윤진호 교수도 "무엇보다 중위임금은 평균임금에 비해 저임금계층의 비중이 더 높게 계산되므로 현재 불합리한 상태에 있는 저임금계층의 현실을 그대로 긍정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최저임금의 중장기목표를 설정할 경우 평균임금의 50%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굳이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면 중위임금의 (50%가 아닌) 3분의2를 목표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가 1인 이상 사업체 노동자를 포함해 최저임금 목표액을 설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현재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을 계산할 때 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는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임금' 자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에서 1인 이상 사업체 전체 노동자로 대상을 확대하면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노동자까지 모두 포함하게 된다.

윤진호 교수는 이는 "분모인 평균임금을 끌어내리는 작용을 함으로써 마치 최저임금 상대수준이 높은 것 같은 착시현상을 가져온다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불법적으로 최저임금 미만 임금을 받고 있는 노동자까지 포함해서 평균임금이나 중위임금을 계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부 과장 "소득분배 개선 목표 명확, 수치 목표는 갖고있지 않아"
민주노총 정책실장 "정책적 판단과 의지 중요, 정부가 뒤로 빠져 있어선 안돼"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구체적인 통계와 수치로 한국의 임금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OECD가 발표한 2011년 한국의 임금불평등(하위 10% 임금 대비 상위 10% 임금)은 4.85배로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다. 임금불평등이 심하면 그만큼 저임금계층(중위임금 3분의2 미만)이 양산되는데, 2011년 한국의 저임금계층은 25.1%로 25개 회원국 중 가장 많다.

2012년 OECD 회원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평균 6.60달러로 한국(3.98달러)보다 2.6달러 높았다. 한국은 26개 회원국 중 17위로 낮은 편에 속했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2013년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의 시간당 정액급여는 1만5567원이고 통상임금은 1만8807원이다. 2013년 최저임금 4860원은 정액급여의 31.2%, 통상임금의 25.8%다. 따라서 평균임금의 50% 목표를 달성하려면 상당 기간에 걸쳐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노동부 박광일 근로개선정책과장은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는 2가지다. 최저임금을 합리적 수준으로 하겠다는 것과 경제적 제재를 통해서 최저임금의 규범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의 합리적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대해서는 소득분배 개선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한 거다. 또 최저임금 위반이 적발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분배 개선 목표치가 뭐냐고 묻는데 저희는 수치 목표는 갖고 있지 않다. 기본적 방향성만 갖고 있지 통계 기준이 1인 이상이냐 5인이상이냐 이런 구분은 전적으로 최임위에 맡겨진 권한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최저임금의 경우 정책적 판단과 의지가 중요한데 정부가 뒤에 빠져 있는 게 아니라 합리적 인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만들고 의견 수렴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이 최임위에 넘기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지적했다.

윤진호 교수도 "최임위 구성 자체가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놨다. 최임위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이 있는데 보통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대립한다. 공익위원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공익위원을 누가 추천하냐. 노동부에서 하지 않냐. 노동부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기준을 정할 수 있도록 해놓고 우리는 책임이 없다, 권한이 없다고 하면 안 되지 않냐. 결국 둘 중 하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든지, 아니면 최임위 구조를 정말 독립적으로 바꾸든지"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최저임금 공약이 다른 공약들과 마찬가지로 후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알바노동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그중 절반 정도는 생계형"이라면서 "알바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적정생계비는 15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표 대신 (저임금 노동자들의) 요구에 기초한 최저임금 인상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연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라며 "청년유니온이 만15~39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년들이 원하는 2015년도 적용 최저임금 희망금액은 평균시급 7489원으로 드러났다"고 제시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은 삶을 영위하는데 임금의 마지노선"이라며 "고용노동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늘리기 위해 지원을 하고 있는데 정부지원금 등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시급을 6700원으로 잡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최저임금은 6700원 이상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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