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성 요양병원 화재, 법령 개정 미적대다 ‘참사’ 불렀다

2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한 장성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효사랑병원) 화재 사고는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만 있었어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포항 노인요양센터 화재사고가 발생했을 때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을 강화하는 조처를 취했지만 효사랑병원은 요양시설이 아닌 요양병원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포항 노인요양시설 화재 사고로 요양시설은 곧바로 법개정,
요양병원은 시설 아닌 병원이라는 이유로 법개정 이뤄지지 않아

28일 새벽 0시27분께 발생한 이 화재는 6분만에 진화됐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거동이 불편해 큰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 불은 단시간에 진화된 만큼 실내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만 있었어도 인명피해를 줄 일 수 있었다.

그러나 효사랑병원이 요양 시설이 아니라 병원 시설이라는 이유로 소방 시설에 취약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010년 12월 복지 시설의 소방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으로 '소방시설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2012년 2월 5일부로 시행한 바 있다. 당시 경북 포항 인덕 노인요양센터 화재로 10명의 노인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숙식하는 요양 시설에 대한 화재 설비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데 따른 조치였다. 법령이 개정된 이후 이들 시설은 신축될 때 바닥면적에 관계없이 간이스프링클러와 자동화재탐지설비, 자동화재속보설비 등을 모두 설치하게 됐다. 실제 법령 개정 이후 노인 요양 시설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국고 보조금을 지원해서 소방시설을 보강했다.

그러나 요양 병원은 당시 시행령 개정에서 제외됐다. 현재 의료시설에 대한 소방시설 규정은 바닥 면적 1000㎡이상의 경우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화재가 발생한 효사랑병원 별관의 경우 바닥 면적이 877㎡로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소방방재청과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병원에 대해서도 안전 조처를 강화하는 법령 개정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입법예고돼 올해 10월 시행될 시행령은 600㎡ 이상 규모의 의료시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보다 작은 300~600㎡ 규모와 300㎡이하지만 창문에 창살이 있는 경우에도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도록 했다. 법령 개정이 조금만 빨랐더라면 효사랑병원 화재 사건의 피해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2010년도 포항 노인요양원 화재가 발생한 이후 사회복지시설인 요양시설에만 법개정이 이뤄졌다"며 "요양시설의 경우 보건복지부 안에서 사회서비스자원과가 담당을 하는데, 병원은 주무부서가 다르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들이 (안전조처 강화에 대해) 다르게 생각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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