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 국방부 “‘사드’ 미사일 한반도 영구 배치 검토” 첫 공식 시인
‘사드(THAAD)’ 고고도 방어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사드(THAAD)’ 고고도 방어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미국 국방부 미사일 방어국

미국 국방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사일방어(MD) 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하여 “한반도에 영구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6월 3일(아래 현지시간),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강연에서 “개인적으로 사드 전개에 대해 미 국방부에 요청한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 이후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일었으나, 미국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사드 미사일을 한반도에 ‘영구’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4일, ‘최근 사드 미사일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관해 러시아 및 중국 정부의 우려’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메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는 “사드 시스템은 상층에서 요격(intercept) 능력을 제공해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중요한 (군사) 자산”이라며 “한반도 배치는 분명히 신뢰할 수 있는 (방어) 능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 국방부는 “미국은 한 개 사드 부대(a unit)의 (한)반도 영구 주둔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The United States is considering the permanent stationing of a U.S. THAAD unit on the Peninsula but has not made a final decision)”라며 “사드 미사일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를 한반도에 ‘영구적으로’ 주둔하게 하는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 국방부는 이러한 사드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 중단, 파괴하기 위해 한미 동맹의 광범위한 능력을 향상하고자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임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의 이러한 공식 입장 표명은 그동안 ‘가능성’ 차원에 머물렀던 사드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따라서 미 국방부가 사드 미사일 방어 체제의 한반도 배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또 다른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월 29일, “미국은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한 후 한국이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이어 “미 국방부가 (이미)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한 부지 조사를 하고 있다”며 “(미 국방부) 정책 결정자들은 한 개의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미 국방부의 이러한 “사드 한반도 영구 배치 검토”라는 공식 입장 표명은 미 국방부가 내부적으로는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가 거의 결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 국방부는 이번 답변에서 “사드 담당 부대를 ‘영구적으로(permanent)’ 주둔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영구적’이라는 표현을 공식 언급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정책과 관련하여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주요한 사항 중 하나임을 인정했다.

러시아, 중국, 북한 “’사드’ 한반도 배치에 강력 반발”

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사드 미사일 한반도 배치와 관련하여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주변국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달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최근 한민구 국방장관이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하고 한반도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사드 한반도 배치에 관해 동의하는 의사를 표현한 데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러시아는 이 성명에서 “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이며 이러한 시스템의 한반도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태의 전개는 불가피하게 이 지역의 전략적인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군비 경쟁을 촉발해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도 더욱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또한, 이미 수차례 공식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반도에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지역 안정과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주한미군이 사드 시스템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이 이 지역의 가장 큰 경제 체제(중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미사일방어 체제 구축에 유혹돼 넘어간다면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검토를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도 연일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가담 책동은 조선 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 핵 재난을 몰아오는 용납 못 할 극악한 범죄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논평을 통해 미국이 사드 배치 필요성에 대해 북한 미사일 위협을 거론하자 “북한 미사일 위협설은 주변국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명백한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 오스트레일리아까지 포괄한다”며 “미국이 남조선에 고고도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것은 전 세계적 범위에서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국방부 “문제 될 것 없다”… 사드 한반도 배치 명분 쌓기?

이 같은 사드 미사일 시스템의 한반도 배치 논란에 관해 국방부는 “기본적으로 사드와 관련해서는 미군이 우리 정부에 요청한 적도 없고 검토된 적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었다. 그러나 최근 “다만 ‘미군이 주한미군 내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한반도 안보태세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사드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인정하고 나섰다. 특히, ‘중앙일보’는 지난달 22일, “(사드 배치는) 사실상 시기 조율만 남았을 뿐 도입에 대해선 정부에서도 이견이 없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하여 지난달 21일 행한 정례브리핑에서도 “미국 쪽에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결론 났고 대한민국 정부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협조 공문이 올 경우 정부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라며 “이는 주권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검토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MD체계 (편입) 지적을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가 MD체계에 편입한다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그쪽(중국, 북한 등)이 미국을 향해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미사일은 사할린 북쪽, 알래스카를 거쳐서 미국으로 가게 되고 대한민국에서는 아주 먼 거리이며 (그러한) 미사일이 날아가는 것을 뒤쫓아서 요격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은 전 세계에 없다”고 한반도 사드 배치에 관한 주변국의 우려는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김 대변인의 발언에 관해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MD는 미국 본토 방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 땅인 괌이나 일본 등 지역 방어도 동시에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려는 것을 단지 미국 본토 공격 대비용이라고 보는 것은 좁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따라서) 그런 이유에서 미국이 이 값비싼 무기 시스템을 한반도에 전개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히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둔 것이며 그래서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국방부가 사드에 관해 이러한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한국 국방부 공보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방부가 기존에 사드 문제에 관해 입장을 발표한 것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부 언론이 ‘배치 시기 조율만 남았다’고 보도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 국방부가 이렇게 사드의 한국 배치 검토를 공식 발표할 정도인데, 실무적인 차원에서도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장 최근 사항은 알지 못하며 미 국방부가 (기자에게) 답변한 내용을 포함해 사실관계를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드 미사일 방어 체재는 1개 포대에 발사대가 6기로 구성되고 1기당 8발의 미사일이 장착돼 총 48발을 발사할 수 있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1개 포대 배치 비용만 2~3조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배치 예산은 우리 국민이 부담하지 않더라도 이후 유지 및 운영 비용은 그대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4개 포대의 사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설치한 바 있다. 지난해 괌(미국령)에 4번째로 이 MD 시스템이 설치됐다. 만약 이 엄청난 비용이 드는 사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한반도에 설치된다면 미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 설치되는 사례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단지 ‘우려’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전시작전권’ 환수 연장을 위해 미국과 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맞바꾸어 한국은 점점 미국이 주도하는 MD체제에 편입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국방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위한 모양새와 명분 쌓기에 여념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쉽게 이해하는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미사일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여 요격하는 미사일로, 발사된 미사일이 가장 큰 고도에 이를 때 요격할 수 있다고 하여 ‘고고도 방어 미사일’로 불리며 약자를 따서 ‘사드’라고 칭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 요격 체제를 미사일방어(MD, Missile Defense)라도 부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잘 알려진 이른바 ‘페트리엇 미사일(PAC)’이다. 하지만 이 PAC는 날아오는 미사일이 대개 고도 40km 이하에서 요격이 가능한 저고도(저층) 요격미사일이다. 거의 목표물에 근접하기 직전에 요격할 수 있고 이때는 공격 미사일의 속도가 빨라져 요격 확률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날아오는 미사일이 고도 150km 이상인 고고도에서도 요격이 가능하게 개발된 것이 사드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고도 궤적을 그리는 미사일은 거의 사거리가 500km가 넘는 미사일이 대부분이라서 과연 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북한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본토 방어와 일본과 괌 등 미국의 전략적 이해를 위한 MD정책의 일환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 주변국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미국의 MD 정책에 편입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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