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수 칼럼] 국민 분열시켜 민생 살린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맞다. 그 말은 통상 상갓집 상주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하는 말이다. 그리고 민생과 경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에 대한 논의이다. 그러기에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자식이 어떻게 죽었는지, 누구의 잘못으로 죽었는지에 대한 명확하게 하지 않는 한 자식 잃은 부모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그것이 죽음을 건 단식을 한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주장이다.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에게 더구나 자식의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사람에게 ‘너부터 기운차려야지’라고 말하는 건 가혹한 행위다. 그리고 그 행위는 대한민국 헌법전문에 나오는 이 표현을 정확히 위배하는 것이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최경환의 ‘경제살리기’는 순수한가

사고원인과 결과, 어떻든 무엇보다 책임지는 자세가 우선이다. 정부나 여당이 사실상의 가해자는 아니지만 구조책임에서 그리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자(孔子)는 사람을 관찰하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그 행위를 보고[視其所以], 어떤 동기에서 그런 행위를 했는지를 살펴보고[觀其所由], 진정으로 기꺼운 마음에서 한 행위인지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察其所安], 사람이 어찌 자신의 속마음을 숨길 수 있겠는가?[人焉廋哉]”라고 하였다.

최경환 부총리에게 말한다. 경제살리기라는 기자회견이 순수하게 경제를 살리자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여론몰이로, 경제의 어려움을 명분으로 정치적 수세를 벗어나기 위한 행위인지를 우리 국민들은 안다.

남의 가슴에 대못박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네 세상살이의 도덕이다. 그런데 죽은 자식의 한을 풀겠다고 나와서 단식하고 있는 유족에게 SNS에서 대못을 박는 그런 패륜을 저지르는 일부 사람을 보면서 분노가 치미는 것도 사실이다. 최경환 부총리의 의도가 진실로 경제살리기라 하더라도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해서는 안 되는 소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양지웅 기자

최경환 부총리는 시급한 경제살리기 입법안으로 6개를 지목하고 있다. 적어도 수사적 미학은 괜찮았다. 처음으로 송파 세 모녀 사건 같은 안타까운 삶이 문제라고 하면서 기초생활보장법을 언급한 것은. 그러나 송파 세 모녀사건이 다시 발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겁박하면서 언급한 국회 계류 중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유재중 의원 발의안)은 정작 정부의 반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최경환 부총리의 기자회견의 의중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추진해 온 ‘맞츰형 개별급여 도입’이라면서, 정부는 이를 통해 수급자를 늘려 빈곤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추진한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개별급여’ 관련 개정법률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이 대표발의 한 불완전하고 모순투성이의 졸속적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전부이다. 이 개정법률안에서는 각 급여의 수급자 선정기준 및 급여수준을 다양화한다는 이유로 국민생활의 최저선인 ‘최저생계비’를 폐지하고 각 급여별 선정기준 결정 권한을 각 관계부처 장관에게 위임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위와 같이 개편될 경우, 빈곤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법적 권리가 아닌 정부가 재정적인 여건에 따라서 얼마든지 축소와 후퇴가 가능한 행정 재량형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이다.

국민 분열시켜 민생 살린다?

또 정부는 국가재정법을 통한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언급하며 소상공인들에 대한 법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하고 있다. 소규모 주택임대수입에 대한 소득세 부담경감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 신용카드정보누출에 대한 위협으로 겁박하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그리고 기업의 전산비용 절감과 그를 통한 선순환이 있다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민생법안’으로 들고 있다.

이는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극빈층, 소상공인, 청년실업자, 소규모 주택임대수입을 하는 사람들을 분리시켜내자는 뜻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권력자들의 전통적인 전략인 분할지배이다. 국민의 이해관계를 분리하여 개별적인 이해당사자로 만들어 연대의 힘을 깨자는 치졸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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