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립예술영화관 지원도 멀티플렉스 중심이라니

지난 9월1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14년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재공고 심사결과'를 두고 독립영화계의 반발이 크다.

이 발표에 따르면 2013년에 비해 지원사업비를 9억 2천여 만 원에서 8억 3천여 만 원으로 깎고, 지원규모도 19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18개 극장 20개 스크린으로 줄이는 등 약 20%가 축소되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난 10여 년 이상 예술영화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대구와 대전의 단관극장들이 떨어지는 대신, 대기업 멀티플렉스인 롯데시네마가 5개관이나 포함되었다.

영진위 측은 이번에 탈락한 영화관에 대해 지원금의 높은 의존율에 비해 관객 점유율은 부진했던 실적을 이유로 들고 있다. 또 낡은 건물이나 주차공간 미비 등을 부각하며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은 쪽으로 변화를 주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독립예술영화를 통한 지역문화의 활성화와 문화다양성 확보를 위해 열악한 환경에도 자구적으로 노력해 온 지역영화인들을 무시한 처사다. 이번에 탈락한 지역의 단관극장들은 단순히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시설의 의미를 넘어 독립예술영화를 제작하고 관람하는 사람들이 어울려 활발한 커뮤니티로 운영되어 온 문화적 플랫폼이 되어 왔다. 멀티플렉스를 앞세운 대기업 중심의 편중된 영화시장 질서에도 흔들리지 않고 토종 문제작의 생존을 보장한 둥지이기도 했다.

롯데시네마 상영관을 추가 지정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앞으로 특정 대기업 영화관을 밀어주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심사는 지난 3월 진행된 공모사업을 뒤엎고 재공모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25일에는 ,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사)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등 영화계의 12개 단체들이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여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이번 심사결과는 자발적으로 노력해 온 지역 단관극장들의 존폐 여부를 넘어 문화다양성의 한 축이 무너질 수 있는 결과'라며 사실상 재공모를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 7월25일 문화융성위원회 제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문화야말로 창조경제의 토대이자 다른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더해 주는 21세기 연금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이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이 가장 아래서 문화텃밭을 일구어 온 지역예술인들의 노력에는 찬물을 끼얹고 대기업의 이윤에 더 날개를 달아주는 식이라면 비판 받아 마땅한 것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문화융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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