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무관 인사, TK·경찰대 편중 심해…일선에선 ‘괴리감’

17일 발표된 경찰 경무관 승진 내정 인사에서 눈에 띄는 건 TK(대구.경북) 분류 인사와 경찰대 출신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일선에서는 소위 ‘박탈감’, ‘괴리감’ 등 불만의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경찰, 22명 경무관 승진 내정…지역·입직 편중 논란

경찰청은 이날 본청 박기호 정보2과장 등 총경 22명을 경무관 승진자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본청에서는 박기호 정보2과장 외에 박명춘 사이버범죄대응과장, 이상로 교통안전과장, 김교태 재정담당관, 김헌기 강력범죄수사과장, 하상구 수사기획과장, 유진형 감찰담당관, 송민헌 인사담당관 등 8명이 승진자로 내정됐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최해영 인사교육과장, 박생수 교통안전과장, 김남현 광진서장, 정창배 총경(청와대 파견), 김창룡 여성청소년과장, 김진표 경무과장, 이준섭 101경비단, 김병구 경비1과장 등 8명이 경무관 승진 대상자가 됐다.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은 전체 경찰 13만여명 중 59명에 불과하다. 경찰 조직에서 지방경찰청의 차.부장을 맡으며, 일반직 공무원의 직급 기준으로도 부이사관(3급) 대우를 받는 고위직이다.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승진하는 것은 군에서 별을 다는 것만큼 어렵다.

이번 경무관 승진자를 지역별로 분류하면 영남 출신은 12명(54%)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를 기준으로 TK(대구.경북) 출신은 7명으로, 충청(5명), 호남(3명), 강원(2명)에 비해서도 많았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인사들의 출생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고교 소재지에 따라 각 지역 인사로도 분류된다.

이는 청와대 ‘사정라인’의 지역 편중 현상과도 흡사하다. ‘비선 실세’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대부분 TK라인으로 구성됐고, ‘정윤회 동향 문건’ 작성과 외부 유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는 박관천(48) 경정은 대구고 출신이다. 당시 직속상관인 조응천(52)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대구 성광고, 그 윗선인 곽상도(55) 민정수석은 대구 대건고를 나왔다.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강신명 경찰청장 인사 때도 TK 인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강 청장을 포함해 5대 사정기관장들 중 경남 마산 출신인 황찬현 감사원장을 제외하고, 임환수 국세청장(경북 의성),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경북 문경)이 TK라인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의 경우 경남 사천 출신으로 PK(부산.경남)에 속하긴 하나, 일각에선 경남 서북부라는 지역적 특성상 강신명 청장과 함께 TK에 가깝다고 보기도 한다.

이처럼 특정 지역에 편중된 인사는 조직 내부적으로는 지역 중심적인 권력구도를 고착화시키고, 지연을 매개로 한 외부적 상황에 의해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때문에 정권 차원의 고위 공직자 인사에서는 지역 안배를 매우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입직 경로에 따른 편중 현상도 마찬가지다. 경찰의 이번 인사에서 경찰대 출신은 무려 16명(72%)이나 됐다. 이밖에 간부후보 출신 4명, 고시특채 출신 1명, 경사특채 출신 1명 등이다. 지난 1월 경무관 승진 인사 때도 23명 중 14명이 경찰대 출신이라 ‘경찰대 밀어주기’라는 비판을 받았었는데, 이번 인사에서 경찰대 출신 편중 현상은 더 심해졌다.

일선 경찰들 부정적 인식…“정치적 인사 아니겠느냐” 직격탄도

강신명 청장 인사 당시 지적된 정권 코드인사의 연장선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TK라인이자 경찰대 출신인 강 청장은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청와대에서 치안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의 정책과 방향을 공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8월 강 청장 내정 당시 ‘청와대가 경찰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인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인사에서 강 청장의 경찰대 후배와 TK 출신들이 경무관에 대거 등용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의견이 경찰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편중 인사에 대한 일선 여론은 대개 부정적이다. “위에서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면서도 불만감을 감추진 않았다.

C경감은 “경찰대 출신이 많이 됐다는 문자가 많이 돌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호남 출신 경찰관들도 “솔직히 영남.경찰대에 편중된 건 사실이다. 일선에선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선 경찰서 형사과 K경사는 “경찰대 출신은 시작부터 다르니 괴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인사’라고 직격탄을 날리는 이들도 있었다. 모 경찰서 소속 P경위는 “정치적으로 판단하니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경사특채 한명 승진시킨 건 눈속임”이라며 “경찰 고위직 인사도 투명하게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나온 자연스러운 편중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방청 근무평정으로 5배수를 추려서 뽑은 것”이라며 “근무평정을 기준으로 심사한 결과 영남 출신, 경찰대 출신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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