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인간의 비극과 희망,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씨어터백

소설 ‘광장’을 쓴 최인훈 작가가 1970년대에 쓴 희곡 ‘봄이 오면 산에 들에’가 연극 무대에 오른다. 극단 씨어터 백은 희곡이지만 한 편의 시처럼 수려함을 뽐내는 이 작품을 새로운 드라마로 재창조 했다.

최 작가가 문둥이 설화를 모티브로 쓴 ‘봄이 오면 산에 들에’는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된 개인의 비극과 희망이 담겨 있다. 작가는 당대 현실을 은유적으로 그렸다. 문둥이 엄마와 말더듬이 아비를 둔 달래, 그리고 그녀의 연인 바우가 주인공이다. 바우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쌓기에 끌려간다. 달래는 사또의 첩으로 가게 된다. 아비는 달래와 바우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한다. 하지만 문둥병에 걸려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어미와 혼자 남아 시련을 겪게 될 아비를 두고 갈 수 없는 달래의 심적 갈등은 높아만 진다.

최 작가는 이들의 삶을 단어와 단어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존재하는 침묵의 언어로 노래했다. 극단 씨어터 백은 바로 이 침묵의 언어에 주목했다. 침묵에 숨겨져 있는 그들의 삶을 가시화시켜 무대에 구현했다.

작품의 묘미는 희곡 속에 존재하는 다섯 명의 등장인물을 두 명의 배우가 일인 다역으로 연기한다는 점이다. 일인다역이지만 무대는 꽉 찬다. 배우들이 가면과 인형을 이용하여 다양한 인물들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배우의 몸짓과 언어 사이에 존재하는 침묵은 ‘바람’이 채워준다. 또 다른 재미는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바람소리를 포함해 노래, 구음 등으로 시적인 지문을 표현하여 시공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특히 이 공연에는 배우와 함께 늘 호흡하며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는 전통창작음악그룹 ‘THE 튠’이 함께해 힘을 보탠다. ‘THE 튠’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소리프론티어 경연에서 대상을 차지한 실력파 음악그룹이다.

2013년 제13회 2인극페스티벌에서 연출상과 여자 연기자상을 받은데 이어 올해 2014년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백순원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고 이정국, 김지영 등이 출연한다.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는 오는 1월 11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오퍼스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Copyrights ⓒ 민중의소리 & vop.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