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티브 | “어느날 찾아온 도라에몽 주인공…마음 어루만져주는 진행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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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찾아온 도라에몽 주인공…마음 어루만져주는 진행 하고파”

인터랙티브 인터뷰 - 성우 문남숙

학교 가기 싫다, 숙제하기 싫다, 이 닦기 싫다, 밥 먹기 싫다, TV 끄기 싫다 등 아이들의 거부 행위는 사계절 내내 이어진다. 이럴 때 보면 아이들은 ‘거부’ 유전자를 탑재하고 태어 나는 것 같다. 배 아파 낳은 예쁜 ‘내 자식’이지만 다짜고짜 하기 싫다고 바득바득 이를 갈며 떼 쓸 때는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인데 알콩달콩 달래서 설득시키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그 때였다. 엄마는 평소 아이가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 ‘도라에몽’과 통화를 하게 해주겠다고 설득한다. 재밌는 점은 아이의 반응이다. 아이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도라에몽이 만화 속에서 나오는 것이지 실제로 어디 있어’ 라는 식의 반응이 아니다. ‘우리 엄마가 도라에몽을 어떻게 알지’ 하는 식의 표정과 가깝다. 엄마가 전화를 걸어주자 정말 도라에몽이 나왔다. 살짝 쉰 코맹맹이 목소리가 딱 도라에몽이다. 도라에몽은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한다. 아이는 눈을 반짝 거리며 말한다. “우와, 도라에몽 지금 뭐해?” 도라에몽은 진구에게 따뜻한 위로와 따끔한 충고를 해줬던 것처럼 징징 거리던 아이를 설득한다. 아이는 앞으로 엄마 말씀도 잘 듣고 밥도 잘 먹겠다고 약속을 한다.

목소리만으로 아이들을 설레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성우 문남숙 씨다. 실제 그는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목소리를 내는 성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들이 TV 채널 ‘챔프’나 도라에몽 극장판에서 만나는 도라에몽의 목소리는 모두 그의 목소리다. 곧 한국관객을 찾을 극장판 ‘도라에몽’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다.

도라에몽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는 국내 작품인 ‘꼬마버스 타요’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서울 시내에서 타요 버스가 돌아다니면서 그의 목소리는 더욱 사랑받게 됐다. 이 밖에도 그는 축구 애니메이션 ‘썬더일레븐 GO’, ‘뽀로로’ 극장판, ‘포켓 몬스터’ 극장판,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 등에서 활약했다. 물론 다양한 외화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다.

스크린 뒤에서 거리낌 없이 감정을 표현해 내는 그일지라도, 누군가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를 한다는 사실은 어려운 일이다. 성우라는 직업 때문이다. 성우라는 직업과 인터뷰 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며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안다. 애니메이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가 가진 특유의 목소리를 자신 안에 늘 각인시키고 있다. 캐릭터와 목소리(더빙)는 절대 떨어지면 안 되는 하나의 ‘존재’인 셈이다. 팬들에게는 불문율처럼 통하는 약속이다. 하지만 성우의 얼굴이 공개된다면, 캐릭터와 목소리 사이에서 성우의 모습이 스칠 수밖에 없다.

언제부터인가 성우들도 방송 매체에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베일이 걷힌 셈이다. 신선했다. 일부 팬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문남숙 씨는 인터뷰 전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즐기는 성격도 아닐뿐더러, 캐릭터들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누가 될까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알을 깨고 나온 이유가 있다. 성우라는 직업을 뛰어 넘는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 모험을 감행하려는 그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늦게 찾아온 성우의 꿈... “사회복지학과 나왔는데 어느 날 성우가...”

어떤 직업을 갖게 된 데에는 특정 계기나 배경이 존재한다. 가족의 설득에 의해서, 경험을 통해서, 혹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갑자기 자신만의 꿈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경우엔 어느 날, 갑자기, 해보고 싶은 직감만으로 그 꿈을 좇게 될 수도 있다. 문남숙 씨가 그런 경우였다.

“학생 때 특별히 꿈이나 그런 게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뭘 해야겠다’거나 비전 같은 게 있었던 것이 아니에요. 고등학생 때 미술이 하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 돼서 스스로 포기했어요. 부모님은 하라고 했지만 제가 안 했어요. 나중에 대학교 가서 노래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제가 좀 감성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물론 감정을 표현하고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그때까진 저의 적성인 줄 몰랐죠. 그냥 재밌게 했어요. 그러다가 졸업을 앞두고 뭘 하고 살아야 하는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남들보다 고민을 좀 늦게 했죠. 그러다가 어느 날 성우란 게 딱 떠올랐어요. 그냥 딱. 지금 준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직감이랄까. 신기하죠.”

늦게나마 꿈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위로하기엔 이르다. 고생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남들은 대학교 시절 내내 진로를 정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그는 졸업한 뒤에 진로를 정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학과를 나온 그에겐 전혀 새로운 분야의 공부(성우)를 시작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는 대학교 4년제 졸업을 토대로 6개월간 학원비를 벌었다. 이후 MBC아카데미에 등록했다. 당시 시험은 1차가 연기 테이프 제출, 2차 더빙 연기 시험, 3차 면접으로 이뤄졌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전형이었다. 횟수로는 3년인데, 약 2년 반 정도 공부하고 MBC에 입사했다. ‘이 정도까지 해서 안 되면 그만둬야 겠다’고 마음먹었던 해였다. 그의 성우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첫’이라는 말이 붙은 것들은 잘 잊히지 않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첫 경험이 그럴 것이다. 그는 처음 만난 작품 속에 첫 대사를 기억할까. 그는 너무 오래 되서 처음인지 아닌지 희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억을 더듬어 갔다. 초창기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작품을 언급했다. 영화 ‘브링 잇 온’과 라디오 다큐멘터리 드라마 ‘격동 50년’이었다.

영화 ‘브링 잇 온’은 배우 커스틴 던스트가 금발머리를 찰랑거리며 후끈한 치어리딩으로 대한민국을 물들였던 영화다. 그는 이 작품에서 단역을 맡았다고 했다. 성우 초창기 때였는데 랩을 해야 했다. 랩을 해본 것도 그 때가 처음이었다.

라디오 다큐멘터리 드라마 ‘격동 50년’은 MBC에서 진행했던 장수 프로그램이었다. 1998년 시작돼 2009년 막을 내렸다. 21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다. 숙련된 성우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고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해 전 현직 대통령과 유명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후반부에는 소재 고갈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중심을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며 폭넓은 청취자 층을 형성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격동 오십년에 대한 추억과 향수가 있다”고 회고했다.

“저는 라디오 드라마를 좋아해요. 라디오 다큐멘터리 드라마 ‘격동 50년’이 지금은 없어졌는데요. 저 때만 해도 있었어요. 당시에 전속 성우들이 ‘격동 50년’을 했어요. 남자 분들이 대다수 출연했어요. 여자의 경우 대사가 많이 없었어요. 가령 여자들은 여직원이나 비서 역할을 맡아서 하고, ‘해설’은 남자가 하고 그랬어요. ‘소리’라고 있었는데 신문기사 같은 것을 읽는 거였어요. 당시 사회전반에 관한 간추린 요약 글을 읽는 것은 여자가 했어요. 에코 넣어서요. ‘소리’ 부분을 제가 할 기회가 있어서 했었어요. 소리라는 소리를 냈어요. 출연 누구,누구,누구. 소리로 스크롤도 하고요. 그것도 연습도 많이 했지요. 전달력 있게 ‘딱 딱’ 해야 하니까요. MBC 전속 때 ‘린다 김 로비 사건’을 다루기도 했어요. 그 때 린다 김을 이휘향 그 분이 하셨어요. 동생 역할은 성우 선배님이 하셨고요. 저희 여자 선배들이 격동에 많이 나왔죠. ‘정치적인 내용인데 여성들도 많이 나오게 됐구나’ 하고, 되게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나요. (역사에 대해) 재조명해 보고, 전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특별한 견해 없이 그 사건의 ‘팩트(사실)’만 전달하려고 했고요. 그러다보니 소리의 역할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끝나버려서) 근데 좀 아쉬워요. 어쨌든 ‘격동 50년’에 대한 추억과 향수가 있어요.”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도라에몽’

“MBC입사해서 3년간 전속 활동을 하고 프리생활은 4년차부터 해요. 그 때 가장 큰 역할을 해준 게 도라에몽이에요. 어떻게 보면 도라에몽은 성우 문남숙을 많이 알리게 해 준 계기가 된 작품이에요.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캐릭터예요.”

도라에몽과 그의 만남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가 MBC 입사를 한 2002년 2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때가 성우 생활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3년간 MBC 전속으로 활동하며 성우로서의 프리즘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리고 4년 차부터 프리 활동이 가능해졌다. 각양각색의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도라에몽 오디션 제의를 받게 됐다.

“정말 유명하고 뛰어나신 김서영 선배님이 MBC에서 도라에몽 역할을 맡으셨어요. 몇 년 후에 도라에몽이 대원씨아이 ‘CHAMP’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영하게 됐어요. 당연히 김서영 선배님이 도라에몽을 맡으셨어요. 그런데 선배님이 목이 안 좋아지시는 바람에 급하게 도라에몽 역할을 대체해야 할 상황이 온 거죠. 제게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했어요. 전 당연히 될 리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보게 됐죠.”

도라에몽은 한국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더 심하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캐릭터라고 한다. 심지어 일본의 국민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 도라에몽은 일본이 만든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 측 성우를 뽑을 때에 일본 측의 ‘컨펌’(확인)이 나야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갭이 생기지 않아야 하니까. 선배님이랑 비슷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너무 갭이 크면 방송할 때 혼란이 오니까요. 담당 피디가 나중에 말하길, ‘지금은 갭을 없애기 위해서고 (나중엔) 남숙 씨 마음으로 해도 된다. 점점 찾아가라’고 그렇게 말해줘서 마음은 편하게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제가 다시 창조한다고 해도 선배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성격을 잡아 놓은 것은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바뀌어서도 안 되고요.”

그는 목소리 포인트를 찾아냈다. 기본적으로 쉰 목소리, 그리고 귀여움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코맹맹이 소리가 그것이다. 이처럼 그는 선배 김서영 성우가 잡아 놓은 특징과 성격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차츰 자신만의 도라에몽을 만들어 갔다. 사실 일부 어른 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은 ‘문남숙 표’ 도라에몽에 익숙해 진 것도 사실이다.

“처음 도라에몽 캐릭터를 찾을 때 많이 안 들었어요. 그냥 포인트만 생각했어요. ‘선배님이 어떤 포인트를 살리셨나’ 하고 생각했어요. 저는 선배님이랑 소리적인 것도 톤도 달라요. 저와 선배님 소리 자체가 비슷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비슷한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래서 차이는 있어요. 그래서 선배님은 어디다가 포인트를 뒀는지는 연구했는데 계속 들으면서 똑같이 흉내 내고 그러지는 않았어요. 이것을 포인트로 살리셨구나. 이런 것만 했어요. 기본적으로 도라에몽은 목소리가 쉰 캐릭터에요. 기본적으로 쉰 소리 내는 거는 깔고 가고요. 귀엽게 하기 위해서 콧소리를 많이 냈어요. 두 개를 기본 소스로 가져갔어요.”

성우에게까지 전가되는 캐릭터의 힘 “캐릭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는 연극무대로 치자면 무대 뒤에서 노력하는 사람이고, 영화로 치자면 스크린 뒤에서 뛰는 사람이다. 성우라는 직업이 그렇다. 영상 뒤에서 온갖 감정을 뿜어내고 토해내야 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에너지가 많아야 한다. 그 에너지가 캐릭터 속으로 스며들어서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만 영향 받는 것은 아니다. 성우들도 캐릭터에 이입하면서 영향을 받는다. 대체로 좋은 영향이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 좋은 캐릭터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는다.

“‘썬더 일레븐 GO’를 할 당시,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어요. 녹음하면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천마루’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그 친구가 순수하고 사람들을 좋아하고 팀의 주장을 맡게 되는 그런 캐릭터에요. 슛을 날리고 패스하고 소리치면서 뛰고 그래요. 남자 역할이라서 힘도 더 들기도 하죠. 근데 에너지가 생기더라고요. 그 순간만큼은 에너지가 좋게 돼요. 저에게 천마루라는 역할은 굉장히 고마운 캐릭터죠.”

성우들이 목소리만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성우는 연기자다. 연기자 보다 어려운 연기자일 수도 있다. 눈빛이나 손짓 등이 모두 제한되기 때문이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모든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의 목소리를 어떻게 잡아갈 것인지는 중요하다.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캐릭터의 성향과 성격까지 파악해야 한다. 문남숙 성우 역시 캐릭터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 왔다. 그는 자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소스’를 찾는다.

“‘꼬마버스 타요’도 어떻게 소리를 내야 할지 고민했어요. 5~6세 남자아이들이 보는 버스 이야기인데 몇 편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캐릭터를 잡고 가야 했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이것을 보고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니까요. 물론 대략적인 캐릭터 설명을 해주긴 하지만 디테일적인 부분은 설명해 주지 않아요. 그래서 고심을 많이 했죠. 하지만 제가 식구가 많아요. 언니들이 많아서 조카도 많아요. 이럴 땐 ‘조카가 어땠지’하고 기억을 더듬어요. 그런 게 애니메이션을 할 때 도움이 돼요.”

성우로서 스크린 뒤에 있을 수도... 하지만 알을 깨고 나온 이유는?

성우들의 목소리는 화면을 장악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모든 감정선이 그 목소리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목소리가 캐릭터와도 잘 어우러져서 극의 몰입도를 높여 준다. 이처럼 성우들의 연기와 목소리 하나하나는 모두 중요하다.

성우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각 주인공들을 맡은 성우들의 ‘하모니’가 더 없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해야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분출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그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면서 또 다른 중요성으로 감정표현을 언급했다.

“성우는 연기자예요. 그만큼 감정표현이 중요해요. 실제 성우 시험도 연기 시험이에요.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시험을 봐도 그래요.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외화 드라마도 연기고, 라디오 드라마도 다 연기예요. 그래서 더빙할 때는 감정 표현이 중요해요. 이 밖에도 성우는 내레이션이나 홍보도 하는데요. 내레이션 등은 전달해 주는 거니까 전달이 중요하고요. 전달자이기 때문에 표현력이 중요해요. ‘나’라는 전달자를 통해서 표현할 것은 하고 표현하지 말 것은 안 하면서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제 그 안에 발성, 호흡, 발음, 억양, 화술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고요.”

앞서 언급했듯이 성우로서 얼굴을 알리는 일은 쉽지 않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각 성우들의 성격에 따라서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직업의 성격상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는 조금씩 알을 깨고 나오기로 했다. 이유는 하나다. 성우로서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삶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좋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성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게 요즘 화두예요.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정서상 사람들은 감정 표현을 잘 못하고 살아요. 저는 성우 공부를 하면서 그런 것을 깨달았어요. ‘아 내 감정 중에 이런 감정이 있구나, 기쁠 때 이렇게 표현하는 게 좋구나, 슬픔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면서 감정표현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게 돼요. 저는 성우 공부를 하면서 깨닫게 됐거든요. 근데 사람들도 자신의 감정을 놓치고 사니까 (그런 것을 느낀) 제가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돼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공감능력이 중요하다.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정서나 감정을 헤아리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해할 때 공감이 형성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나중에는 라디오 진행도 해보고 싶은 꿈이 있어요. 왜냐면 그것도 제가 눈으로 볼 수 없는 대중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진행도 하고 싶어요. 그런 쪽으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저는 앞으로 나가는 것을 힘들어 하지만, 라디오 진행은 저의 꿈이에요.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된 다면 잘하고 싶고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겠죠. 라디오 진행도 제가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 몰랐던 것처럼 어느 날 (진행 일이)주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고 싶으니까 저 나름대로의 노력을 계속 할 거예요.”

김세운 기자, 정의철 기자, 최재덕 기자
최종편집 : 2015-01-15 12:5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