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한반도 전쟁 가상 극비 전략회의 개최”

미군이 이번 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위치한 특전사령부 ‘전쟁게임센터(USSOCOM-Wargame Center)’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대응을 명분으로 한반도 전쟁 발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전략 세미나(KSS, Korean Strategy Seminar)’를 비밀리에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은 오히려 ‘키리졸브(Key Resolve)’ 등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앞두고 미 본토 미군 핵심 시설에서 전례 없이 한반도 전쟁을 가상한 여러 시나리오를 일일이 검토하는 이른바 ‘전쟁게임’ 비밀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북한 당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의 유력 인터넷 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은 26일(현지 시각),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주한 사령관 비밀 전략회의 주도(U.S. Commander in Korea Leads Secret Strategy Session)’라는 제목으로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주에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미군 특전사령부 내 ‘전쟁게임센터’에서 비밀 전략회의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전략회의에는 미 국방부 소속 고위급 장성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북한의 이동식 장거리 미사일인 KN-08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해 안드레 콕 주한미군 사령부 대변인은 “이번 전략회의는 미군 주요 지휘관들이 모여 한반도 안정을 강화하고 이를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여기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대응책과 함께 지역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한국의 역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프리비컨’은 또한,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전략 회의는 전쟁 등 유사시 상황을 대비해 “북한 내 대량살상무기 시설과 비축분을 파괴하는 미군 특전사의 기존 작전 계획 검토와 가장 위협적인 비대칭 전력인 북한의 대규모 특수전 병력이 전쟁(conflict) 발발 시 한국에 침투하는 경우를 대비한 계획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관해 미 국방부 제프리 풀 대변인은 구체적인 설명은 거부한 채, 이번 회의는 “미 국방장관실의 주요 관계자가 참석하는 비밀 전략 세미나의 일부”라며 “플로리다에서 이러한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이유는 이 시설(전쟁게임센터)이 고급 수준의 보안 기밀을 다루는 많은 참가자들이 참석할 수 있는 시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6일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오른쪽은 연합사령관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6일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오른쪽은 연합사령관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뉴시스

미 전문가, “북한 붕괴 등 복합적인 비상사태 대비”…미 국방부, 답변 안 해

이번 미군의 비밀 전략회의에 관해 조지워싱턴대학 안보연구소 데이비드 맥스웰은 “북한 정권의 몰락이나 군부 쿠데타(strike) 등 비상사태를 대비한 여러 시나리오들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전략회의가 어디에 초점을 두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러 (미국) 기관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함께 실행해 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프리비컨’은 전했다. 그는 “특히, 미 특전사령부의 ‘전쟁게임센터’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significant) 일로 이 특전사령부가 한반도 시나리오를 포함해 전쟁이나 주요 군사 작전 등 어떤 전략적 안보에도 중요한 가치를 자치하고 있으며, 모든 전투 명령을 제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맥스웰은 또한, “이번 비밀 전략회의 개최는 여러 기관들이 한반도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자 과거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한 (북한의) ‘복합적인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작전 계획(Presidential Decision Directive-56 (PDD-56))’을 떠올린다”며 “그 당시 계획은 북한이 붕괴해 지역 안정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염려(fear)가 나온 시기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마 이번 훈련은 1997년 계획 수립 이후 특전사령부의 지원으로 각 기관들이 최상의 기회를 찾고자 주한미군 주도로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프리비컨’은 덧붙였다.

미국 국방부의 한반도 전쟁 상황을 가상한 ‘전쟁게임’ 시나리오 비밀 전략회의는 상당한 파문을 불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안정을 추구하자며 한미 연합 훈련을 일시 중지할 시에 자신들도 추가 핵실험을 일시 중지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북한의 붕괴 대비와 대량살상무기 시설 파괴 및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비하는 총체적인 전쟁 대비 시나리오를 미 본토 특전사령부 핵심 시설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이 밝혀져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기자는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제프리 풀 대변인에게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이 전략회의가 연례적으로 열리는 것인지, 불시에 열리는 것인지 △이 전략회의의 목적과 의도 △북한의 이동식 장거리 미사일(KN-08)의 능력에 관한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 등을 질의했으나, 제프리 풀 대변인은 현재까지 일체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이 회의에 관해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군 주요 지휘관들이 모여서 한반도 문제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것은 한미연합사(주한미군 사령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미군 비밀 전략회의에 관해서는 “언론 등을 통해 알고 있으나, 자세한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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