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사회에 상처받은 천재 수학자,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이미테이션 게임
이미테이션 게임ⓒ민중의소리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사람이 존재한다. 하늘의 떠 있는 별의 수만큼 많다. 우리들은 이런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고 한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제대로 생각이 박혀 있는 사람들은 정말 생각한 대로 행동할까. 아닌 것 같다. 사회에는 여전히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사회가 괴짜, 아웃사이더, 성 소수자, 노숙자, 왕따라고 정해 놓은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 하고 인상을 찌푸린다. 그리고 색안경을 쓰고 바라본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개성이 무시당할 때는 또 이렇게 말한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이 있으니 인간은 단 하나의 개체로서 존중 받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참으로 모순적이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천재 수학자의 삶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실 이런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당신이 색안경을 쓰고 바라봤던 사람이 사실은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으며 그 사람 때문에 당신이 평화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영화는 이야기 한다.

앨런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에 활약했던 수학자다. 그는 독일이 가진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한다. 그가 만든 기계는 추후 컴퓨터를 만드는데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게 만들었다. 또 그가 실험한 튜링 테스트는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이라고 전해진다.

튜링의 천재성과 치부,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들

이것만 보더라도 앨런 튜링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앨런 튜링의 폭발적인 천재성이 드러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치부 역시 드러난다.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나 사회성이 부족한 면모들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그가 어린 시절 내내 숨기고 싶었던 괴로운 치부 역시 조금 씩 수면 위로 드러난다.

문제는 그의 치부가 드러났다는 점이 아니다. 그것이 드러났을 때 그를 대하는 인간들과 사회의 태도다. 튜링의 아픈 지점들이 드러났을 때 이를 대하는 군상의 모습이 드러난다. 감싸 안아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놀려먹거나 협박용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회적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사회는 개개인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소수자에게 포악성과 폭력성을 내비췄다. 날카로운 칼날을 가감 없이 휘둘렀다.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튜링의 태도 때문이다. ‘아무튼 특이한 녀석이야’라고 놀림 받던 튜링은 인간과 사회가 주는 압박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물론 그런 행동이 독선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서서히 교감의 언어를 익혀 나가며 암호 해독 기계를 완성해 나간다.

영화는 어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누군가를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숭고한 신념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돈이나 명예나 사회적 지위를 바라본 것은 아닌지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사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좋은지 깨닫게 해준다.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낸다고 이야기 해주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오는 2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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