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장그래’들이여, 분노하라”
1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교비정규직, 통신 비정규직, 알바노동자 등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비정규직 종합대책 폐기,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교비정규직, 통신 비정규직, 알바노동자 등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비정규직 종합대책 폐기,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했다.ⓒ김철수 기자

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총비정규직연대회의,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등 360여개 각계 사회단체는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노동자 죽이기 종합대책’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를 18일 출범시켰다.

운동본부는 향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비정규직 법.제도 폐기’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실질 사용자 법적 책임,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장 입법화’ 등 두가지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활동해나갈 방침이다.

당면 과제로는 ▲ 비정규직 종합대책 저지 ▲ 공공부문 우선 비정규직 철폐 위한 사회적 여론 조성 ▲ 주요 비정규직 사업장의 정규직 전환 및 원청의 사용자성 쟁취 ▲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활임금 확보 등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국민투표’, 10만 비정규직 노동자 전국 순회 행진, 전국 동시다발 거리 캠페인, 전국 순회 강연회 및 대학 간담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동대표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대표,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권영국 변호사 등 각 단위별 대표자 5인이 맡았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10월 이후 비정규직 사용기간 확대, 파견 허용업종 확대, 시간 선택제 일자리 양산 등이 포함된 비정규직 종합대책 추진 계획을 밝힌 데 따라 노동계는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의 제안으로 ‘비정규직법 개악 저지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을 구성해 대응해왔다.

이후 12월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 발표를 전후로 3차례 개악 저지 결의대회, 비정규직 당사자 1만인 선언을 진행했다. 그러다가 지난 2월 4일 워크숍에서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준비위원회’로 전환했다.

“절망의 ‘미생’에서 희망의 ‘완생’으로”

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노동인권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전국의 ‘장그래’들을 살릴 방도를 함께 숙의하면서 공동실천을 모색하겠다”고 선포했다.

운동본부는 출범선언문에서 “정부임을 포기하고 1천90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겨냥한 ‘노동자 죽이기 종합대책’을 갖고 나온 박근혜 정부를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 심화를 가속화하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전면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적 초과근로시간을 더 늘이고, 임금은 더 낮게, 해고는 완전 쉽게, 비정규직은 왕창 많이’가 정부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화려한 포장지 속에 숨어있는 핵심 내용”이라며 “노동자들의 삶을 질곡으로 내모는 ‘노동자 죽이기 종합대책’이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2월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내놨으나 정작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 양산 대책”, “보호가 빠진 비정규직 보호 대책”이라고 강도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 발표안 중 핵심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리고 파견 업종을 대폭 확대해 노동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3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 2년을 4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돼 있다.

운동본부는 “정부임을 포기하고 종국엔 1천90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겨냥한 노동자 죽이기 정책을 갖고 나온 박근혜 정부를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저지하겠다는 민주노총의 4.24 총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비정규직 법.제도 전면 폐기와 상시.지속 업무 정규직화, 그리고 원청 사용자성 인정을 비롯한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천만 장그래들의 치솟는 분노가 비인간적인 신자유주의 사회를 뒤집어 새롭게 세우는 모든 힘의 근원이 될 것”이라며 “함께 살기 위해 모두 함께 하자”고 대정부 투쟁을 독려했다.

각급 노조 대표자들은 출범식에서 각자 사업장의 열악한 상황을 고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윤유석 금속노조 마리오아울렛지부 부지부장은 “마리오아울렛 홍성열 회장은 배당금만 10억 넘게 받아가면서 수백명에 달하는 직원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권고사직을 단행해왔다”면서 “마리오아울렛은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양산하고 정규직을 해고한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우는 이른바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문제점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노동자들을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기업을 배불리는 빈익빈부익부 정책을 펴고, 우리나라에는 홍 회장 같은 기업인이 훨씬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더이상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규직 종합대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노동자들이 막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경재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장은 “원청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처한 문제를 수수방관함에 따라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간접고용 노동자 문제를 ‘진짜 사장’인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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