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준의 청춘칼럼] ‘중동’과 ‘예의’ 말고 청년대책은 없나

집권여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 중 하나인 김무성. 승승장구하는 여권의 초특급 실세,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의 아우라, 유력 정치인의 짱짱한 스펙을 모두 갖춘 그도 대권을 넘보기에 모자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청년층의 지지와 호감이 아닐까 싶다. 특히 최근에는 PK지역에서도 야당 후보에 지지율이 밀린다는 소식에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그의 몸부림은 눈물겨울 정도이다. 그래서 그는 ‘무한도전’일지 ‘무모한 도전’일지 모를 도전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첫 번째 도전은 ‘새누리당 정치 참여 어플리케이션’ 이름 공모 동영상에 주인공으로 전격적으로 등장한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소통이 무슨 동네 개 이름이냐며 하소연 하는 청년에게 트렌치코트를 펄럭이며 김무성이 다가와서는 말한다.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로봇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전직 아이돌을 따라했지만 놀람을 넘어 두려움이 밀려온다. 마치 명절이면 성적, 취업, 결혼 문제로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큰아버지의 모습. 딱 그랬다. 소통을 강조하며 체면불구하고 망가지려했지만 친근하기 보다는 부담스러운 걸 어쩌란 말인가.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에는 애매한 설정에다 기존 이미지는 너무 확고했다.

고시원서 죽은 청년, 애도조차 없는 청년행사

두 번째 도전은 ‘무성대장’이라는 김무성 대표의 이름을 따 만든 ‘청춘무대’라는 기획 사업을 통해 청년들을 직접 찾아간 것이다. 지난 3월 23일 김 대표가 방문하기로 한 관악지역에는 바로 며칠 전 생활고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년이 있었다. 그 흔한 유감과 애도도 없이 신림동 고시원을 찾아가 소위 그림을 만들려 했지만 도대체 지금까지 뭐했냐며 항의하는 청년들로 소문만 무성했던 김무성의 청춘무대는 별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의도치 않게 ‘청춘무대’에서 끌려나온 ‘관악 돌직구 청년’만 스타덤에 올랐을 뿐이다.

김무성 대표는 항의하는 청년들에게 대해 예의가 없다며 사전에 준비된 계획된 방해세력이라 했으니, 청년들의 ‘멘토’는 커녕 ‘꼰대’에 불과함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 됐다. 소통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자기 할 말만 하고 청년들을 들러리로 세우는 전형적인 ‘정치쇼’에 불과했다. 그러니 고분고분 성공스토리를 경청해주는 청년들이 필요했을 뿐이다. ‘로봇연기’와 ‘청춘무대’로 이어진 김무성 대표의 ‘무모한 도전’은 이후 가는 곳마다 항의와 반대에 부딪쳤고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고 ‘청춘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종북몰이와 색깔론이라는 흔한 레퍼토리뿐이었다.

특히 김무성의 ‘청춘무대’가 청년들에게 혹평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최근 ‘중동발언’ 여파가 컸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다녀와서는 청년들더러 나라가 텅텅 빌 정도로 중동에 가라고 했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정부와 여당은 부랴부랴 대책을 수립하고 “중동에 도전하라”라는 판타지 소설을 쓴다. 머리가 텅텅 빈 박근혜 정부의 시대착오적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벼랑 끝에 선 청년들에게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으니 알아서 찾아보라” 따위 이야기라니, 참으로 애가 타고 속이 탈 노릇이다. 권력투쟁과 당권다툼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엇박자를 내는 당청관계가 청년문제를 둘러싸고는 헛발질도 가지가지, 그렇게 ‘쿵짝’이 잘 맞을 수가 없다.

청년연대와 관악구 거주 청년학생들이 23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청년 1인 가구 고시촌을 방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청년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청년연대와 관악구 거주 청년학생들이 23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청년 1인 가구 고시촌을 방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청년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실신하는 청년들에 답은 ‘중동’과 예의‘ 인가

청년들 대부분이 실업자, 신용불량자가 되는 신세를 빗대 ‘청년실신’이라 부른다. 실제로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빚을 갚지 못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청년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받고 6개월 이상 갚지 못한 사람도 4만 명에 이르러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11배가 늘었다. 청년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사회에 나온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의 소식이 들여온다.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세대, 그리고 앞으로 어디까지 포기해야할지 모르는 청년들은 그야말로 ‘떡실신’ 상태이다. 이렇듯 청년들의 분노와 아우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예의 없게도 예의를 운운하고, 자신들이 화를 자처하고도 배후를 캐고 있다. 아직도 모르는가? 모르는 척 하는가? 지금 청년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은 수많은 거짓공약과 사탕발림으로 일관하면서 뜬금없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현 정부와 여당의 인식과 대책에 있다.

그렇다. 소통은 무슨 동네 개 이름이 아니다. 그렇게 청년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던 김무성 대표는 청춘무대 이후 모교에서 강연을 통해 516쿠데타를 혁명으로 말하고 자유를 유보해서라도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잘못된 역사의식과 소신으로 소통을 하겠다는 것부터가 가당치 않은 소리다. 소통은 인정하고 듣는 것부터 시작이다. 급하니 무작정 청년들을 찾아가기 전에,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쓰레기통으로 버려진 수많은 정책과 공약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먼저 해야 마땅하다. 우선 로봇연기만큼 어색하고 청춘무대처럼 실패할 것이 불 보듯 뻔할 ‘무모한 도전’을 당장 멈추시라. 계속하다가는 지지와 호감은커녕 예의 없고 계획된 청년들의 수많은 ‘돌직구’와 마주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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