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티브 | “어벤져스 같은 생활툰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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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같은 생활툰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인터랙티브 인터뷰] 어썸데이툰 박종원 작가

‘엄친아’를 아는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누굴까? 국제적으로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 60억분의 1의 사나이라 불린 효도르? 정답은 ‘엄친아’,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존재 ‘엄마 친구 아들’이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어머니에게 있어서는 절대 비교 우위에 있는 존재인 ‘엄친아’라는 말은 어디서 처음 나왔을까.

지금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뛰어난 스펙을 가진 이들을 보면 이제는 쉽게 연상되는 ‘엄친아’라는 말은 누가 처음 썼을까. 바로 ‘골방환상곡’의 ‘워니’ 박종원 작가다.

무릎을 탁 칠만한 공감을 일으켰던 ‘골방환상곡’ 종연 이후 꽤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가진 박종원 작가가 최근 ‘어썸데이툰’으로 돌아왔다.

“어제 밤샘 작업으로 제대로 씻지도 못해서 몰골이 말이 아니네요. 이해해 주세요”라고 멋쩍게 웃으며 인사하는 박 작가의 책상은 직전까지 작업한 듯 어수선했다.

“‘엄친아’요? 자기 전에 가만히 생각하다 나왔죠”

다행스럽게도(?) 박 작가는 ‘엄친아’보다는 ‘엄친아’에게 비교 당하는 흔한 ‘못난 아들’ 쪽에 가까워 보였다. 그래서인지 그가 ‘엄친아’를 그려보였을 때 네티즌들은 무릎을 탁 치며 공감을 보였다.

“‘드래곤볼’을 보면 주인공이 나쁜 놈을 쓰러트리면 더 센 애가 나오고, 쓰러트리면 또 더 센 애가 나오잖아요? 그런걸 보다가 자기 전에 불 끄고 누워서 실제로 세상에서 제일 센 사람은 누굴까 생각했죠. 그럼 돈도 많아야겠고, 키도 크고, 인성도 좋아야 되고, 엄마한테 효도도 해야 하고 이런 걸 다하는 애가 대체 누가 있나 생각하다가 나온 게 ‘엄친아’죠”

재미삼아 그려본 ‘엄친아’ 만화는 박 작가가 웹툰계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제 미니홈피에 올렸더니 ‘퍼가요’수가 친구수보다 많더라구요. 거기서 자신감을 얻어서 다른 것도 그려서 올렸죠. 그러다보니 이걸 퍼가서 정리도 깔끔하게 하는 분도 있더라구요. 주위의 제안으로 본격적으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연재를 해보자고 해서 그림 그리는 친구랑 같이 연재를 시작했죠. 트래픽이 초과될 정도로 인기였죠. 그때 네이버에서 같이 하자고 한거죠”

이후 박 작가는 2005년 12월 12일 네이버에 ‘골방환상곡’ 첫 회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2008년 4월 30일까지 323화를 연재했다. 박 작가의 ‘골방환상곡’은 생활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생각들을 명쾌하게 그려내 독자들로부터 ‘공감 100%의 공감툰’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내가 이룬 것에는 자신 있었는데, 남들의 평가는 달랐죠”

3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의 연재를 끝낸 박 작가는 자신감에 차있었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흔한 대졸자가 겪는 시련을 맛봐야 했다. 바로 ‘취업난’이었다. 2009년 대학을 졸업한 박 작가 앞에는 외환위기로 촉발된 경제불황으로 더욱 높아진 취업난의 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가 이력서를 낸 한 회사의 인사팀으로부터 탈락했다는 메일을 받았어요. 그런데 잠시 후에 같은 회사의 마케팅팀에서는 저한테 만화를 부탁한다고 전화하더라고요. 화도 나고 어이가 없어서. 지금 장난하시는 거냐고 ‘오늘 떨어트려놓고 오늘 만화를 달라는 건 뭡니까’ 그랬더니 그쪽도 무안한지 ‘인사팀에서는 왜 이런 인재를 못알아볼까요’ 그러더군요”

취업이라는 현실은 ‘네이버 인기 웹툰 작가’라는 타이틀보다 ‘토익 점수’에 더 가치를 둔 것이다. 자신이 이룬 가치의 기준과 남들이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현실을 박 작가는 그때 느꼈다.

“창작에만 전념하라는 말, 창작자보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 아닌가요”

박 작가는 취업난에 지쳐갈 때 쯤 주위 권유에 의해 다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과 스토리를 분업하던 팀에서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작은 플랫폼을 통해 짧게나마 연재를 시작했다.

거대 포털사이트가 아닌 작은 공간에서의 연재 경험은 박 작가에게는 웹툰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웹툰을 유통하는 채널에서는 그런 말을 하죠. ‘창작에 전념하도록 해주겠다’ 그런데 저 같은 까칠한 창작자(웃음) 입장에서 보면 ‘너희는 창작에만 신경 써’ 그런 거 아닌가요. 그게 과연 창작자에게 과연 좋은 일일까 고민하게 된거죠. 그러다가 ‘창작자가 좁은 유통 채널에서 경쟁할 게 아니라 스스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면 좀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웹툰 유통을 대형 채널에 맡기는 게 아니라 직접 대응하는 창작집단이라는 구상이 ‘어썸데이툰’을 탄생시킨 것이다.

워니, 앙영을 만나다

‘어썸데이툰’의 구상을 마친 박 작가는 파트너를 물색에 나섰다. 파트너는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첫눈에 앙영 작가에게 확 꽃혀 버렸기 때문이다.

“검색을 오래 할 필요가 없었어요. 처음에는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두 번째쯤 봤을까 이 아이면 된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죠. 이야기 푸는 구조나 센스라고 해야 하나. 상대 반응이 어떨 것인지 예상하고 그리는 게 보이더라구요”

앙영 작가를 영입한 박 작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어썸데이툰’으로 만화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어썸데이툰’에서 20대 대학생인 앙영 작가는 또래에 맞는 톡톡 튀는 감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박 작가보다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을 정도다.

“저보다 양영 작가가 ‘좋아요’가 더 많죠. 제 만화에 반응할 법한 20~30대 남자가 반응이 적다보니 고전중이죠.(웃음) SNS의 특징이 ‘좋아요’로 반응하는 건데. 남자들은 그런 반응은 잘 안하더라구요. 숙명이라 생각합니다(웃음)”

박 작가에게 있어 앙영 작가의 첫 인상은 ‘잘 먹는다’였다.

“앙영 작가 만화에도 먹는 이야기가 많지만 실제로도 잘 먹어요. 첫 만남에서 인상 깊게 잘 먹어서 만화에서 캐릭터도 그렇게 잡았죠. 지금은 그때만큼은 못 먹더라구요. 아, 만화에서 말한 것처럼 식비가 월급보다 더 나오지는 않아요. 그래도 식비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죠(웃음)”

만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캐릭터인 ‘계약직 군’도 실제로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

“‘계약직 군’도 도움을 엄청 줬죠. 아무래도 몇십장되는 행정고시 논술을 푸는 데 훈련이 된 친구니까 정리를 잘 하죠. 저는 아무래도 아이디어를 던지는 타입이라 그런면에서 도움이 됐죠”

“‘골방환상곡’이랑 다른 점이요? 워니가 옷을 입었죠”

박 작가는 ‘골방환상곡’ 연재 시절과 다른 점을 묻는 질문에 대뜸 “‘워니’가 옷을 입었죠”라며 웃었다.

“원래 ‘워니’는 사람이 아니고 옷도 벗고 있는 가공인물이 현실에 있다는 느낌을 주려는 건데, 초기에는 원래처럼 벗고 나오다가 언제 부턴가 옷을 입고 나왔죠. 여대생 캐릭터 옆에 벗은 ‘워니’를 두기 애매하더라구요”

‘어썸데이툰’은 엄연한 법인 기업체다. 창작자이면서 동시에 사장이 된 박 작가는 함께하는 이들에게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예전에도 팀으로 했지만 분업을 넘어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가장 다른 것 같아요.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 예전보다 저를 강하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들한테 배운 것도 많구요”

“어벤져스 같은 걸 생활툰에서도 해보고 싶죠”

‘어썸데이툰’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박 작가는 앙영 작가 외에도 다른 작가를 파트너를 더 영입할 계획이다. 박 작가는 각각의 케릭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면서도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마블코믹스의 ‘어벤져스’처럼 ‘어썸데이툰’도 작가들이 모여 각자 또는 함께 이야기를 하는 생활툰의 ‘어벤져스’를 구상하고 있다.

”앙영 작가 외에도 다음 파트너도 영입할 계획입니다. ‘어벤져스’처럼 각자의 스토리도 있는데 모여서도 스토리도 되고 이런 걸 생활툰에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처음부터 다 구상해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점차 만들어 나가고 있는 거죠“

현재 ‘어썸데이툰’은 연재할 채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시작했지만 벌써 ‘페이스북’ 뿐 아니라, ‘알파카코믹스’, ‘배틀코믹스’ 등 만화전문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다. ‘대학 내일’에는 앙영 작가 단독 연재도 시작했다.

“이제 콘텐츠를 돈 주고 소비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라디오를 듣는데 돈을 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죠. 그렇다고 라디오의 가치가 사라진 건 아니죠. 웹툰도 소비 시장이 변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연재 공간을 계속 늘려서 컨텐츠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고 있어요”

‘어썸데이툰’은 현재 하루만에 ‘좋아요’수가 15,000을 넘길 정도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 작가는 앞으로 더 발전하면 앙영 작가가 그토록 노래를 부르던 간장게장을 사주겠노라고 웃어보였다.

“어떤 직업을 갖는 게 아니라 무엇을 할지가 꿈이 되야죠”

인터뷰를 마치면서 박 작가는 만화가를 꿈꾸고 있을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을 묻는 말에 “정말 만화가가 꿈이냐고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저는 원래 만화가가 아니고 광고 크레이터가 꿈이었어요. 짧은 시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잡을 수 있는 창작적인 면이 매력적이거든요. 그런 점은 만화도 이것과 비슷하죠. 그래서 저는 만화가 아닌 광고를 했어도 즐겁게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직업이 목표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죠. 만화가가 꿈이라는 순간 미래가 확 좁아지잖아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이 실현될 칸이 넓은데 왜 가두려고 하나요”

글 김백겸 기자, 사진 정의철 기자
최종편집 : 2015-04-03 16:2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