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김기춘에 ‘뇌물죄’ 수사 가능할까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양지웅 기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 대해 검찰 수사가 가능할까?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생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과거 김기춘 전 실장 등 현 정권 실세들에게 수억 원 대의 돈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10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해당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지난 2006년 미화 10만 달러를 건넸다고 폭로했다.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또한 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허태열 전 실장에게도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리베라 호텔에서 만나 현금 7억원을 줬다고 밝혔다. 허 전 실장은 박근혜 경선후보 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성 전 회장은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이라며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다 압니다. (친박계) 메인에서는…"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된 '금품 메모',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도 성 전 회장이 입고 있던 바지주머니에서 발견됐다. 메모 속에는 △김기춘 2006년 9월 26일 △허태열 7억이라는 내용과 함께 △유정복(인천시장) 3억 △홍문종(새누리당 국회의원) 2억 △홍준표(경남도지사) 1억 △부산시장 2억이라고 적시돼 있었다. 이병기 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경우 이름만 적혀 있었다. 현 정권의 전·현직 실세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다.

성 전 회장의 폭로가 정국을 뒤흔들면서 김기춘 실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가능한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수사 착수 여부에서 중요한 것은 공소시효이다. 이는 이들에게 전달된 돈을 뇌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정치자금으로 볼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정치자금으로 본다면 공소시효는 이미 지난 상황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공소시효는 7년인데, 돈이 전달된 시점은 2006~2007년인 만큼 시효는 이미 지났다. 성 전 회장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2007년 박근혜 경선캠프 때 도움을 많이 줬다는 언급을 하면서 "공소시효는 지났지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뇌물죄를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형법상 뇌물죄 공소시효는 7년인데, 수뢰액이 3천만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이 적용돼 공소시효는 10년으로 늘어난다. 그렇다면 김기춘 전 실장의 경우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하는 시점은 2006년 9월이기 때문에 시효는 아직 1년 5개월 남짓 남았다.

다만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대가성이 입증돼야만 한다. 인터뷰와 메모 내용만으로 대가성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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