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뉴스] 통계로 본 2015년 한국 청년들의 현실

아프니까 청춘 ㅅ ㅂ
아프면 환자지 이 개XX야
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 쌓냐?

13일 한 대학에서 열린 축제의 한 주점을 홍보하는 포스터의 문구다.
그렇다. 우리 청춘들은 아프다. 아니, 아주 오래 전부터 아파왔다. 하지만 남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니 아픔이 당연한 것이려니 믿고 몇 년을 참고 지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의 청춘들은 말한다. “아프니까 청춘? 아프면 그냥 ㅅㅂ이야! 아프면 환자라니까!”라고. 청춘의 아픔은 사회가 쌓아놓은 부정의한 현실의 거울일 뿐이다. 2015년 한국의 청춘들이 얼마나 아픈지, 각종 통계를 통해 확인해 본다.

■ 청년 실업률 10.2%, 집계 이후 최고

2015년 4월 15세∼29세의 실업률은 10.2%였다. 관련 통계가 잡힌 이후 역사상 최고치다. 심지어 이 수치도 해외 통계에 비해 축소됐다는 비판이 있다. 청년 실업률의 대상이 되는 나이는 일본과 유럽이 15~24세, 미국이 16~24세이다. 반면 우리나라만 독특하게 15~29세를 대상으로 집계한다. 20대 후반의 취업이 아무래도 쉬울 수밖에 없으니 한국 통계청처럼 15~29세로 널찍하게 표본을 잡으면 당연히 실업률은 하락한다.

통계청은 “한국 청년들은 군대를 다녀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업이 늦은 편이어서 15~29세를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통계청이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친절히 설명해 주자면, 한국에서 병역 의무는 남자에게만 있고 그 기간도 5년이 아니라 20개월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그토록 강조하면서 불리한 통계를 낼 때만 글로벌 스탠더드를 피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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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명 중 1명이 실업자, 실질 청년 실업률은 31.8%?

이번에는 현실에 조금 가까운 통계를 살펴보자. 서울시 산하 서울노동권익센터가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거주 청년(15~29세)들의 ‘실질’ 실업률은 무려 31.8%다. 세 명 중 한 명은 실업자라는 이야기다.

권익센터의 통계는 통계청이 낸 통계에 ‘실질’ 개념을 더한 것이다. 원래 실업률은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눠 집계한다. 그런데 이 개념에 함정이 있다. 통계상 실업자란 ‘일을 할 의지가 있는 사람(경제활동인구)’ 중에 ‘조사 기간(1주일) 동안 돈을 벌 목적으로 일한 시간이 1시간 미만인 사람’이다. 그러니까 1주일 동안 한 시간이라도 일을 했다면 실업자가 아니라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상식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 우선 1주일에 고작 1시간 일을 한 사람을 정상적인 취업자라 보기 어렵다. 게다가 일을 쉬고 있거나(휴직자) 취업을 준비하는 준비생들, 아예 구직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들은 ‘일을 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 포함되지 않아 역시 실업자 통계에서 빠진다.

권익센터가 낸 통계는 기존의 실업자 숫자에 휴직자, 취업 준비자, 구직 단념자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 통계에조차 주 18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불완전 취업자를 포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청년 불완전 취업자 통계가 어디에도 잡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질 청년실업률 31.8%라는 통계에 불완전 취업자를 포함할 경우 이 수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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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통계청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치를 집계한다. 그것이 바로 ‘고용보조지표’라는 개념이다. 고용보조지표는 기존 실업자에 주 36시간 미만 근로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잠재적 취업 가능자와 잠재적 구직자의 합)를 합해서 통계를 잡는다. 청년에 관한 고용보조지표는 따로 나오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고용보조지표를 내면 공식 실업률에 비해 3배가량 높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 청년들의 실질 실업률이 명목 실업률(10.2%)의 3배인 30%를 넘기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 창조경제의 성과인가? 청년 창업 사상 최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주 전국 20~39세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 창업에 대한 인식과 개선 과제’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설문 응답자 중 무려 4분의 1에 해당하는 25.3%가 ‘창업을 고려해봤다’고 답했고, 6.4%는 ‘적극 고려해봤다’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청년 창업은 설문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나타난다. 1분기 30세 미만 청년 창업주의 신설법인 수가 1123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세 미만 창업주의 신설법인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3.5%, 4분기 19.0%였는데 올해 1분기 마침내 21.9%로 20%대를 뚫으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하도 정부에서 창조경제 창조경제 하니까 ‘우리의 청년들이 드디어 창조적으로 창업에 나섰나?’ 싶어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속사정이 그게 아니다. 청년 창업 희망 분야의 대부분이 기술형 기업이 아니라 일반서비스업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물어보니 창업을 희망하는 분야 중 1위는 단연 외식·소매 등 일반서비스업(48.7%)이었다. 통신·문화콘텐츠 등 지식서비스업은 32.7%, 식품·섬유 등 전통제조업은 7.7%였고, 의약·전자 등 첨단기술 기반사업은 5.3%에 그쳤다.

한 마디로 우리의 청년들이 ‘창조적’으로 식당을 차리겠다고 나섰다는 건데, 이는 아무리 봐도 창조경제 덕이 아니라 청년 실업 탓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발표한 <2014 기업가정신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생계형 창업 비중이 63%로 나타나 조사대상 29개국 중 가장 높았다. 반대로 기회추구형 창업은 21%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자료:중소기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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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만 늘어난 빚쟁이 청년, 청년 워크아웃 증가율 유일하게 증가

취업은 안 되고, 먹고는 살아야겠고, 수중에 돈은 없고, 학비는 내야하고…. 그 결과가 바로 빚쟁이 청년 양산이다.

신용회복위원회가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9세 이하 청년들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케이스가 2013년 6098건에서 2014년 6671건으로 9.4%나 급증했다. 그 정도는 원래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국민행복기금이 본격화 한 덕에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는 2014년 6만 9679건으로 2013년 7만 7481건에 비해 10.1% 감소했다. 청년층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워크아웃 신청이 줄었다. 그런데 유독 청년들의 워크아웃만 10% 가까이 증가했다. 이마저 국민행복기금에서 대학생 학자금 빚을 탕감하는 제도를 실시하는 와중에 잡힌 통계여서 더 충격적이다. 개인 워크아웃이란 일종의 ‘파산 직전 선언’ 같은 것인데, 우리의 청년들이 왜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파산 직전까지 몰리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자료:신용회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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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 대국 한국, 청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자살 대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 4427명. 인구 10만 명 당 자살 사망률은 28.5명으로 OECD 평균 자살 사망률(12.1명)을 압도한다. 순위도 OECD 국가들 중 단연 1위다. 그것도 장장 9년째 압도적인 선두다.

그런데 전체 연령 통계 외에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 자살 사망률 수치도 절대 만만치 않다. 세계보건기구가 2012년 60개 주요 국가의 자살 사망률을 집계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자살 사망률은 18.2명으로 60개 국가 중 9위에 올라있다.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자료를 인용하면 수치는 더 심각해진다. 이 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자살 위험도 결정요인 및 지역 간 격차 요인 분석>에 따르면 2011년 20대 청년의 자살 사망률은 24.3명으로 세계보건기구의 통계보다 월등히 높다. 게다가 늘 10명대에 머물던 이 수치는 2007년 갑자기 20명대로 올라선 뒤 2009년부터 줄곧 25명을 오르내리는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또 통계청 수치에 따르면 2013년 한국 청년들의 20대 사망 원인 중 단연 1위 또한 42.6%를 기록한 자살이다. 무엇이 우리의 아픈 청춘들을 이토록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할 시점이다.

단위:10만 명 당 명/자료: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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