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 주간지가 인터넷상에서 눈에 띄는 인터뷰 기사를 하나 내놨다. 제목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신상공개한 OOO간호사 “집.자녀 학교 공개 전 양해 구했으면 흔쾌히 응했을 텐데”>였다.
이 매체는 해당 간호사가 “제가 성남시장이라면 저와 제 가족에게 양해를 구했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특종을 잡은 것처럼 일방적으로 터뜨렸다. 결과적으로 저희 가족만 나쁜 사람처럼 됐다”고 이재명 시장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이 시장의 정보 공개를 비판하면서 정작 해당 인물이 지난 OO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OO번 환자,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K씨라는 사실과 간호복을 입고 찍은 실물 사진 등 신상정보를 낱낱이 공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같은 날 밤 해당 기사가 삭제됐다.
그렇다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삼성서울병원 내 격리병실에 입원해 있는 간호사 K씨와의 접촉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K씨의 가족.친척이거나 지인, 아니면 가족.친척.지인을 아는 사람을 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라면 K씨와의 인터뷰는 불가능에 가깝다. K씨는 삼성서울병원 소속 직원임과 동시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해 있는 환자다. 이 점을 고려하면 병원과의 교감 없이는 언론 인터뷰에 응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취재 결과 해당 보도가 나가기까지 삼성서울병원 공식 라인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과 K씨의 가족 등에 따르면 병원 측은 K씨에게 인터뷰 동의를 구한 뒤, 해당 매체에 K씨의 연락처를 넘겨줬다. 병원 관계자는 “기자분이 (K씨를 특정하며) 인터뷰 요청을 해와 (병원 측에서) 기자분과 간호사 선생님을 연결해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당 매체 기자는 K씨에게 ‘의료진이 메르스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을 것’이라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뒤, K씨를 통해 직접 사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들도 접근 못하는 메르스 환자 정보가 언론사에 버젓이 노출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은 자체 관리 중인 확진자나 의심환자들과 관련한 내용들과 관련해 신상정보라는 이유로 언론사나 지방자치단체에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은 서울시와 성남시 등과 갈등을 빚어왔다. 때문에 이번 인터뷰 보도와 같은 병원의 협조적인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기본적인 환자 상태조차 확인해주지 않는 삼성서울병원이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환자 연락처까지 알려줬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심지어 의료진들에게조차 접근이 막혀 있는 메르스 환자 정보가 병원을 통해 넘어갔다는 점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복수의 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격리병실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달 초까지 의료진이 확진자나 의심환자의 명단과 진료 상황 등을 내부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나, 삼성서울병원은 이달 중순 이후부터 격리병실 환자 정보에 대한 의료진 접근을 완전히 차단해놓은 상태다.
결과적으로 그간의 내부 기준과 흐름에도 맞지 않는 병원의 협조로 인해 한 개인의 신상이 버젓이 노출되는 상황이 야기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해당 인터뷰 기사를 내보낸 곳은 삼성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 언론사에서 발간되는 주간 신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