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종단 대표-기아차 고공농성자들의 ‘아찔한’ 연대
천주교·기독교·불교 3대 종단 대표들이 기아차 비정규직 고공농성자들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
천주교·기독교·불교 3대 종단 대표들이 기아차 비정규직 고공농성자들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등 3대 종단 대표들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를 방문해 기아차 비정규직 사태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대표들은 또 인권위 전광판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자들을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천주교 노동사목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불교 조계종 노동위원회를 비롯한 3대 종단 대표들은 25일 낮 12시께 서울시 중구 인권위에 방문했다. 종단 대표들은 인권위 조사총괄과 관계자들을 만나 고공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과 근본적인 비정규직 사태 해결을 위해 인권위가 노사 간 중재 역할 등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종교계 인사들이 25일 오후 서울 국가인권위에서 관계자들을 만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15일째 광고탑 고공농성 중인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소속 최정명, 한규협 씨의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종교계 인사들이 25일 오후 서울 국가인권위에서 관계자들을 만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15일째 광고탑 고공농성 중인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소속 최정명, 한규협 씨의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종단 대표들, “인권위 기아차 노사 간 중재 역할 해야”
전광판에서 농성자 만나 “끝까지 연대하겠다” 약속

이날 자리에 함께한 양한웅 조계종 노동위 집행위원장은 인권위 관계자에게 “무엇보다도 전광판 위에 올라가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면서 “노조 측이 계속 요구해오던 몸을 고정하기 위한 안전장치, 햇볕을 가리기 위한 차양시설 등을 조속히 사용할 수 있게 힘써 달라”고 요구했다. (관련기사:기아차 비정규직 고공농성자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

이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전광판이 사적 시설물이라서 임의로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전광판 위의 조사를 마쳤고, 밧줄을 통한 몸 고정 등 인권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천주교 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인권위에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선택한 근본적인 이유인 기아차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인권위가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에 인권위 관계자는 “기아차 노사 간 법정 다툼이 있었고, 일정 부분 합의가 진행된 사안이기 때문에 (인권위가) 직접 개입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관련 사안을 검토한 후 인권위가 관련 의견을 낼 수 있는 방법 등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인권위 면담을 마친 종단 대표 3명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협조하에 전광판에 올라가 농성자들을 만났다. 대표들은 15일간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농성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성자들을 만난 NCCK 인권센터 소장 정진우 목사는 “가로 1m70cm 정도의 전광판 위에서 흔들리는 피뢰침에 빨랫줄로 몸을 묶어 버티고 있는 농성자들을 보고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저들이 빨리 땅으로 내려올 수 있게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약속을 농성자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고공농성 중인 최정명(45·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대의원)씨는 “거대 대기업과의 힘겨운 싸움 과정에서 종단 대표들의 지지방문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면서 “양심있는 종교인들과 시민단체들의 연대의 뜻을 모아서 불법파견 철폐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지난 11일 민주노총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대의원 최정명(45)씨와 한규협(41) 정책부장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전광판 위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무기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작년 9월 서울중앙지법은 기아자동차 전 생산공정의 사내하청을 불법 파견으로 보고 “비정규직 노동자 460여명을 정규직으로 인정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지만, 사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고공농성 돌입한 기아차 비정규직, 왜?)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소속 최정명, 한규협 씨가 25일 오후 서울 국가인권위 광고탑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15일째 고공농성을 진행하던 중 광고탑에 올라온 종교계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소속 최정명, 한규협 씨가 25일 오후 서울 국가인권위 광고탑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15일째 고공농성을 진행하던 중 광고탑에 올라온 종교계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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