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치료 전문 고려수병원, 노조탄압도 전문?

“오래 일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며 지난 4월 노동조합 만들었던 20대 재활치료사들에게 고려수재활병원(이하 수병원) 측이 수천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 측은 “노조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30일 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수병원 측은 ‘노조를 만들어 소식지를 배포하고 피켓 시위를 했다’ 등의 이유로 보건의료노조 고려수병원 심희선(29) 지부장 등 노조 간부 3명에게 각각 3천만원씩 총 9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노조는 “병원 측이 복수노조의 출현을 이유로 제1노조와 대화요구를 거부했고, 심지어 노조 소식지를 배포한 것을 빌미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앞서, 지난 4월 3일 서울 금천구 고려수요양병원 소속 20대 중후반 재활치료사 등 30여명은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 등을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 직원 130명 중 70명의 재활치료사는 하루 평균 15명의 환자를 일대일로 치료하지만 휴식시간과 공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연차와 연차수당, 휴일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같은 부당 노동행위 등을 담은 소식지를 배포하고, 점심시간 병원 인근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등 활동을 해왔다. (관련기사: 20대 꽃다운 재활치료사들이 노조를 만든 사연?)

고려수병원 노조 간부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미선(27) 부지부장, 김지윤(28) 사무장, 심희선(29) 지부장
고려수병원 노조 간부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미선(27) 부지부장, 김지윤(28) 사무장, 심희선(29) 지부장ⓒ민중의소리

“수병원 측의 노골적인 노조탄압…
재활치료가 아니라 노조탄압이 전문?”

노조 측은 “노조가 만들어지고 병원 측의 노골적인 노조탄압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수병원에는 30명 규모의 제1노조가 생기고 일주일 뒤 같은 병원 직원 70여명이 가입한 한국노총 철도사회산업노조 소속 제2노조가 생겼다. 이후 병원 측은 인원수가 많은 제2노조와 교섭을 하겠다며 제1노조와 대화를 거부했다. 과반수 노조인 제2노조는 단체 교섭 요구 사항도 공개하지 않고 병원 측과 교섭을 제기한 상태다.

노조는 이런 상황이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지난 2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제기했다. ‘공정대표의무’란 복수노조가 있는 회사가 교섭대표노조 외의 다른 노조를 단체협약 적용·조합활동 등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말한다.

심희선 지부장은 “복수노조를 이유로 병원 측이 (제1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하는 것은 노사갈등을 심화시키고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병원 측이 노조가 만들어진 직후 노조 관련 소식지를 돌릴 때 사전에 배포장소와 시기 등을 병원 측과 협의하라고 공문을 보낸 적도 있다”면서 “손해배상 청구는 병원 측의 요구사항을 따르지 않은 노조간부를 위축시키기 위한 노조탄압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김유정 변호사는 “복수노조 설립 지원을 통한 단체교섭권 박탈과 노조(원)에 대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는 사용자 측이 노조를 탄압하는 방법으로 빈번히 활용됐다”면서 “노조 설립 직후 또 제2노조의 등장과 합법적인 노조 행위인 집회와 피케팅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상황 등 병원 측의 노조탄압 의도가 의심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노조탄압 주장에 대해 수병원 측 관계자는 “노조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내용 등을 토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니 노조탄압 목적인지는 법원이 판단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송 중인 사안이라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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