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추경’이라더니…감염병 전문병원 예산 전액 삭감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6월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중후군) 관련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6월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중후군) 관련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피해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경안에는 당초 상임위에서 편성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예산이 전액 삭감돼 있었다. 의료기관 피해보상액도 반토막이 난 상태였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16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사하면서 여야 합의를 통해 감염병 관련 병원 설립을 위한 예산 101억3천만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은 복지위 전체회의도 통과했다.

그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가 세부항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모두 삭감됐다.

의료기관에 대한 피해보상액 또한 복지위 심사에서는 5천억원을 증액했다. 하지만 예결위 간사 협의 과정에서 증액 폭이 2천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토막이 난 것이다.

해당 예산이 삭감된 것은 정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지원법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예산 삭감에 반발한 복지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24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에 대한 반대 토론에 나섰다.

김 의원은 "신종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추진했던 감염병 연구병원과 수도권, 영남, 호남에 하나씩 세우려던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계비 예산 101억원이 통째로 삭감됐다"며 "복지위에서 의결한 메르스 피해병원 손실보상 추경예산도 5천억원에서 2천5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경의 취지는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메르스 추경'"이라며 "다른 예산도 아니고 어떻게 메르스 후속대책 예산을 이렇게 사정없이 삭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부끄럽지 않느냐. 메르스 병원 현장을 돌아다니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던 약속은 다 어디로 갔느냐"며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생명을 내놓고 밤낮없이 고군분투했던 의료인들을 무슨 낯으로 보겠나"라고 꼬집었다.

또 "메르스 사태는 정부의 잘못이었다.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고, 어처구니없는 오판과 실수를 반복하면서 온갖 정보를 다 숨기려는 비밀주의가 빚어낸 대란이었다"며 "피해보상 예산을 반토막 내는 것이 정부의 잘못에 대한 사죄의 태도냐"고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여야 대표 8명이 모여 합의한 공공의료 강화 약속을 정부가 앞장서서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의료영리화에 어긋나기 때문이냐"며 "민간병원을 다시 한 번 초토화하고 싶은가. 애꿎은 국민을 다시 한 번 죽음과 공포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싶은가"라고 질타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김 의원은 '공공병원 설립 거부, 손실보상 예산 삭감이 메르스 대책이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기도 했다.

김 의원 등의 반발에도 추경안은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07명 가운데 찬성 149명, 반대 23명, 기권 35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24일 오후 국회에서 본희의가 열려 각종 법안들을 처리하고 있다.
24일 오후 국회에서 본희의가 열려 각종 법안들을 처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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