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도입은 한국 군사력이 강화되는 게 아니라 미국에 더욱 종속되는 것이다”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의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의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김철수 기자

“각각의 나라가 MD를 가지게 되는 게 아니다. 전세계의 MD를 연결시켜 펜타곤이 원하는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호환되는 프로그램에 흡수되는 것이다. 미국이 결정권자가 되는 것, 즉 MD를 보유한 나라가 미국에 종속되는 것, 그것이 미국이 원하는 바다.”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의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은 수 년째 미국의 MD계획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 자주 방문했다. 미국이 한국에 MD도입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르스 개그논 사무총장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MD프로그램 같은 것을 도입하면 한국이 미국, 일본, 독일 등과 기술적으로 뭉쳐서 자신들도 큰 힘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실은 미국의 기술에 중독되는 것이고 결국엔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세계방어 체계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 평화운동가로 알려진 그는 “미국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비용이 드는 전쟁프로그램들이 있고, MD도 그 중 일부”라면서 “이 비용을 미국 혼자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맹국들을 설득해 미국의 프로그램에 흡수시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자국의 복지나 사회발전을 위한 비용을 줄이고 MD같은 미국의 프로그램에 흡수되기 위해 군사비용을 늘린다”며 “궁극적으로 자국의 세금을 걷어서 미국의 군산복합체에 갖다 바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그논 사무총장은 제주 강정마을이 자신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라고 전했다. 2008년 미국에서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립반대운동을 시작한 그는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군사무기 증강을 반대하는 평화운동과 환경운동을 완전히 접목해서 지역사회와 결합한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펜타곤은 지구를 오염시키는 주범 중 하나인데, 환경운동이 지금까지 이에 대해 잘 느끼지 못했다”면서 “미국사람들을 강정에 보낼 때마다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평화운동, 환경운동은 이런 것”이라고 강정마을 사람들이 대단하다며 웃었다.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의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의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김철수 기자

“진보당은 윗핑보이”...“공포 조장하기 위해 이용됐다”

“이석기 의원과 동료들을 보며 ‘윗핑 보이(whipping boy)’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 주인이 노예 전체가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 본보기로 노예들이 다 보는 앞에서 소년 하나를 채찍질 하곤 했는데, 진보당이 그렇지 않은가.”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개그논 사무총장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과 진보당 해산 사건에 대해 “나에겐 매우 쇼킹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정부와)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이 처벌이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면서 “정부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서로 논쟁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인데,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전혀 건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가 진보당을 탄압한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일종의 조작된 연극같은 것이다. 정부가 자신의 행보에 도전하고 발목을 붙잡는다고 생각하는 진보당을 표본으로 삼아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사건을 이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민가협 수요집회에 참석해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관련자들의 가족을 만난 그는 “가족들과 자녀들이 겪었던 일을 들었고, 그 고초에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의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의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김철수 기자

“군비증강에 동의하는 샌더슨에 큰 기대 없다”

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샌더슨에 대해 개그논 사무총장은 “큰 기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민주당 내에서 진보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힐러리 클린턴에 맞설 수 있는 대안으로 샌더슨을 선택하고 있는데, 사실 평화운동가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군사문제에 대해 샌더슨도 힐러리 클린턴도 공화당 후보들과 다를 바 없다. 그가 국내 문제에 대한 여러 좋은 입장을 내고 있는데, 그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한 재정 확보 계획을 내지 않고 있다. 아무리 봐도 막대한 군비를 축소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인데,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다.”

개그논 사무총장은 샌더슨 상원의원의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인 적이 있다고 했다. “이라크전이 시작됐을 때, 그와 동료들이 샌더슨 의원의 사무실에 들어가 이라크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더니, 그는 입장 대신 경찰을 불러 우리를 체포하게 했다. 샌더슨 의원이 이스라엘의 가자공습을 지지한 적이 있는데, 지역 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그에 대해 항의하자 ‘닥치고 앉아 있으라’고 말하는 비디오를 봤다. 그에게 큰 기대는 없다.”

2015 한미일 국제평화토론회와 815통일대회에 초청돼 한국을 방문한 그는 12일부터 오산미군기지, 평택미군기지 등을 돌아본 그는 정대협 수요시위, 민가협 목요집회 등에 참석하기도 했다. 16일부터는 제주 강정마을로 가서 열흘간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지낼 예정이다.

다음은 브루스 개그논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기자: 평화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활동하셨다고 들었다. 어떻게 평화운동에 몸담게 됐는지 궁금하다.

부르스 개그논:아버지가 공군이었고 나도 1971년 공군에 입대했다. 입대 후 캘리포니아 기지로 가게 됐는데, 그 기지는 베트남 출병 전에 사람들을 모아 베트남으로 보내는 곳이었다. 베트남에서 전사한 군인들도 그 기지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왔다.

나와 한 방을 쓰는 친구가 반전운동가였다. 사람들이 우리 방에 모여서 밤마다 회의를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나는 보수적 생각을 갖고 있는 청년이었다. 회의에 참여한 건 아니었지만 귀동냥으로 회의 내용을 들으면서 군사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그게 내 인생을 바꿨다.

당시에는 군에 가면 대학을 보내줬다. 나도 제대하고 대학에 가게 됐고 이후 농장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시저 차베스라는 사람을 만나 농장노동자를 조직하는 운동을 했다. 그 때가 1978년이었다.
다.

1983년 레이건 대통령 후보가 나오면서 국방비를 올리고 사회복지 비용을 삭감하는 걸 경험했다. ‘군비를 줄이지 않으면 사회정의가 이뤄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게 됐다. 역으로 사회정의를 원한다면 군비축소를 위해 일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 뒤로 15년동안 평화와 정의를 위한 플로리다 연맹을 만들어 활동했다. 1992년 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1998년까지는 플로리다 연맹 활동을 병행하다 이후부터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집중했다.

기자:우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단체는 어떤 곳인지.
부르스 개그논:플로리다 연맹에서 주로 전쟁을 반대하고 군비확장을 반대하는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쿠바와 대치상태였다. 지금 남한에서 북한을 ‘죽여도 되는 나라’로 홍보되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쿠바를 그렇게 홍보하고 있었다. 쿠바를 방문해 보고 토론회를 만드는 등의 활동을 했다.

내가 살던 곳에서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케네디 우주센터가 있었다. 그 센터 앞에서 미사일 개발 반대 등의 시위를 하곤 했다. 그러다 ‘전방위 지배’라는 미국의 우주 계획을 듣게 됐다. 펜타곤이 우주를 정복하면 땅을 정복하게 된다는 철학을 갖고 국방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른바 ‘우주지배 프로그램’은 역사상 가장 크고 규모가 큰 군비사용 프로그램이었다. 이 거대한 프로그램에 대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1992년 주의 무기확산과 핵사용 금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 미국의 우주무기 사용 프로그램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 동안은 한국에 자주오게 됐다.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MD)를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미국은 왜 한국에 MD를 들여오려고 하는가?
부르스 개그논:미사일디펜스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방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MD는 상대가 미사일을 먼저 쏠 때 그것을 방어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선제공격 후 상대의 반격을 무력화시키는 데 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상대국, 예를들어 러시아나 중국 등의 정보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위성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데, 위성과 위성을 연결해주는 지구상의 거점이 필요하다. 미국은 영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등의 거점에서 위성과 통신을 하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것자체가 굉장히 큰 프로그램이다. 미국이 혼자서는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동맹’이 중요해진다. 펜타곤이 동맹국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사실 한 나라가 MD를 도입하면 그 나라가 MD를 가지는 게 아니다. 각국을 연결시켜 미국이 원하는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호환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MD를 도입할 때 미국은 미국의 장비와 호환이 되고 상호운용이 가능한 기술과 장비를 설치하도록 요구한다. 그것이 핵심이다. 전세계의 MD를 연결시켜 펜타곤이 원하는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호환되는 프로그램에 흡수되는 것이다. 미국이 결정권자가 되는 것, 즉 MD를 보유한 나라가 미국에 종속되는 것, 그것이 미국이 원하는 바다.

한국이 MD를 도입한다는 것은 한국에 대한 미사일방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세계방어 프로그램으로 흡수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일본, 독일, 영국 등이 미국의 기술로 하나로 뭉쳐서 자신들도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은 미국의 기술에 중독되는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자국의 복지나 사회발전을 위한 비용을 줄이고 MD같은 미국의 프로그램에 흡수되기 위해 군사비용을 늘린다. 궁극적으로 자국의 세금을 걷어서 미국의 군산복합체에 갖다 바치고 있다.

기자:제주 강정마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들었다. 어떻게 강정해군기지 반대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부르스 개그논:8년 전에 글로벌 네트워크에 한국사람이 들어왔다. 그 때 제주에 이지스함이 들어가는 기지를 세운다는 얘기를 들었다. 베스에 이지스함을 만드는 조선소가 있다. 거기서 만드는 이지스함이 제주도로 가게 된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시위하는 시간에 맞춰 조선소 앞에서 이지스함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렇게 한국과 연계를 처음 맺었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매년 정기국제회의를 연다. 2009년에는 서울에서, 2012년에는 제주 강정에서 열었다. 2012년 회의 마지막날 16명의 할아버지들이 구럼비 바위에서 선언문을 발표하려고 하다가 한국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31년 동안 평화운동을 하면서 강정마을만큼 감동을 받은 곳이 없다.

기자:무엇이 감동을 주었나
부르스 개그논:강정 주민들, 싸우는 모든 분들을 존경한다. 그들이 세계 평화운동에 큰 기여를 했다. 강정은 군사무기 증강을 반대하는 평화운동과 환경운동을 완전히 접목해서 지역사회와 결합한 중요한 사례다. 펜타곤은 지구를 오염시키는 주범 중 하나인데, 환경운동이 지금까지 이에 대해 잘 느끼지 못했다. 미국사람들을 강정에 보낼 때마다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강정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진정한 싸움은 이런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기자: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관계자 가족들과 민가협 수요집회에 참석하셨다고 들었다. 그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르스 개그논:가족과 자녀들, 동료들이 겪었던 일들을 들으면서 그들의 억울한 감정에 깊이 공감했다. 그 사건 자체가 나에겐 매우 쇼킹한 사건이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이 처벌이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정부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서로 논쟁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인데,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전혀 건강하지 않았다.

이 나라가 진보당을 탄압한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일종의 조작된 연극같은 것이다. 정부가 자신의 행보에 도전하고 발목을 붙잡는다고 생각하는 진보당을 표본으로 삼아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사건을 이용했다고 본다.

미국에는 윗핑 보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석기 의원과 동료들을 보며 윗핑 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 주인이 노예 전체가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 본보기로 노예들이 다 보는 앞에서 소년 하나를 채찍질 하곤 했는데, 진보당이 그렇지 않은가.

기자:예전에는 공화당원이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정당활동을 하는가.
부르스 개그논: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다시 녹색당으로 옮겼다.

기자:미국에서 샌더슨 돌풍이 있다고 들었다. 진보적 색채가 매우 강한데, 미국에서 진보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기대가 있겠다.
부르스 개그논:국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훌륭하다. 경제문제나 대기업에 대한 정책은 진보적이다. 교육, 의료 등에서 훌륭한 공약을 내고 있다. 그런데 재정을 어디서 충당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아무리 봐도 미국 재정에서 국방비를 줄이지 않고서는 그 돈이 나올 구멍이 없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군과 군사기지 비용을 줄인다던지 국방에 들어가는 돈을 줄여야 할텐데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그는 볼몬트주 상원의원이다. 볼몬트주에 F-35기를 유치하려고 노력하더라. 작년 이스라엘이 가자 공습을 했을 때 샌더스가 이스라엘을 지지하기도 했다. 주민간담회에서 어떻게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주민이 묻자, 닥치고 앉으라고 얘기하는 영상을 봤다. 이라크전이 시작됐을 때 평화활동가들이 샌더스 의원실을 점거하고 이라크전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까지 농성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입장을 밝히기는커녕 경찰을 불러 우리를 체포시켰다. 그에게 아무런 기대가 없다.

민주당 내의 진보적 입장을 가진 당원들은 힐러리 클린턴에 맞설 사람을 찾고 있다. 샌더슨이 그들에게 인기가 있다. 힐러리에 맞설만한 사람은 샌더슨 외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평화운동가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군사문제에 대해서는 샌더슨이나 힐러리나 공화당 후보들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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