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차에 깔린 노동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후송하지 않아 결국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8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충북 청주의 한 화장품 공장에서 지게차가 일하고 있던 노동자 이모씨의 배를 깔고 지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게차는 이씨를 깔고 지나간 지 5m 가량 지나서야 멈췄다. 사고를 당한 이씨는 다리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주위에 있던 노동자들은 휴대전화로 119구급대에 환자 발생 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사고 발생 7분만에 공장 앞 도로에 도착했지만 회사에서는 '가벼운 찰과상일 뿐'이라며 119 구급차를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119구급차를 돌려보낸 이유가 지정병원 구급차를 따로 불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사에서 3분 거리에 있던 119 구조대를 돌려보내고 30분 거리에 있는 지정병원 구급차를 다시 부른 것이다.
사고 당시 CCTV를 분석한 결과 사고가 발생하고 20분이 지나서 현장에 도착한 것은 지정병원 구급차가 아니라 회사 승합차였다. 직원들은 다급한 마음에 다리가 부러진 이씨를 들것도 없이 화물차에 실었다.
이씨를 태운 승합차는 곧바로 지정병원으로 가지 않고 인근 도로에 서서 다시 지정병원 구급차를 기다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지정병원에 도착했지만 해당 병원은 정형외과 전문이었다. 치료는 불가능했고 결국 이씨는 다시 근처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이씨는 과다출혈로 인한 저혈성 쇼크로 숨졌다.
당시 종합병원 의사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CT를 찍어본 결과, 간도 이미 다 손상됐고, 폐도 피가 찼고, 응급차가 갔으면 싣는 허들이 있기 때문에 들쳐업고 망가지거나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업 현장에서 이씨의 경우처럼 사고를 당한 노동자를 신속한 119 구급대를 통해 이송하는 대신 지정병원으로 보내는 경우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었다. 지정병원으로 보내면 산업재해를 은폐하기 쉽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산업재해가 발생했다고 알려지면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안전 미비 등의 조사 때문에 징계나 범칙금을 물 수 있고 산업재해 보험료 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