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의 사랑이라고 특별한 건 없다… 책 ‘사랑의 조건을 묻다’
책 ‘사랑의 조건을 묻다’
책 ‘사랑의 조건을 묻다’ⓒ기타

흔히 사랑엔 그 어떤 경계도 조건도 없다고 말한다. 누군가 사랑에 조건과 경계가 있다고 말한다면 모두들 그를 “계산적”이라며 비판할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랑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드는 ‘그 무엇’이어서 어떤 경계도 조건도 무색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사랑의 법칙은 성수자들에겐 철저히 무시되고 만다. 성소수자들의 사랑도 어떤 경계도 조건도 필요 없는 사랑이지만, 많은 이성애자들은 그들의 사랑이 원칙을 벗어났다고 말하거나, 조건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이 책 ‘사랑의 조건을 묻다’는 성소수자, 그중에서도 게이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삶의 이야기도 녹였다. 어떤 경계도 조건도 필요 없는 사랑은 성소수자들에게도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야기들은 스스로를 향한 고백에 가깝고 어떤 글들은 세상을 향한 외침에 가깝다. 하지만 그 고백과 외침은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는 세상 혹은 사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애’ 부분에서는 저자가 동성애자로서 겪은 연애와 성경험을 주로 이야기한다. ‘공간’에서는 동성애자들이 많이 모이는 종로와 이태원 등의 장소와 그곳에 얽힌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종교’에서는 저자가 동성애자이자 가톨릭교도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국 사회’에서는 최근 1~2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제기되었던 동성애 관련 이슈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그 의미를 살펴본다. ‘사랑의 조건을 묻다’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소식지팀에 참여하면서 ‘사람 사이의 터울’이라는 제목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연재한 칼럼과 기타 소식지에 기고했던 기사들이다. 함께 실린 사진들도 저자가 직접 촬영했다.

‘사랑의 조건을 묻다’는 동성애자, 게이의 사랑과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뿐 아니라 우리의 사랑과 삶, 지금의 한국 사회의 모습을 되새겨 보려는 독자분들도 함께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게이의 연애라고 해서 무언가 엄청 특별할 것은 없다. 게이의 연애 문제 안에는 게이 고유의 문제도 있지만, 사람이면 누구나 겪는 관계의 보편적 문제도 함께 끼어 있기 때문이다. 게이 스스로가 그 과정에 임하면서, 이 모든 곤경을 자신의 섹슈얼리티 탓으로 특권화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연애야말로 그런 분별의 감각을 예민하게 시험하는 리트머스 종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애 안에서 허우적대는 상태만큼 자기를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때도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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