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수 칼럼] 미중 경제 대결과 한국의 ‘위험한’ 선택

지난 7월초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의 급락을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자본주의 위기로 보는 시각과 일시적인 조정과정으로 보는 시각이었다. 그리고 또 8월 24~25일의 또 한 번의 상하이 종합지수의 하락을 경험했다.

주식시장이 일반경제 성과를 반영하기는 하지만 주식시장의 성과인 주가지수로 일반경제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경제학계에서 많은 반론과 논의가 존재한다. 어쨌든 일반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주식시장은 일반경제현상을 모두 반영한 것이긴 하지만 경제활동주체들의 기대로 인해 상승과 하락을 겪게 마련이다. 이 위기가 일반 주식매수자와 매도자의 기대만의 결과인지 아니면 우리가 IMF위기 시기 들은 바 있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의 문제인지는 논의거리가 될 수 있다.

중국의 경제 상황

최근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과 관련해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경제동향보고서인 Economic Letters에서 Zheng Liu는 중국의 경제기적이 끝났는가하는 제목으로 글을 싣고 있다. 그는 중국 경제는 1980년대 이후 30여년 동안 연간 10%의 성장을 기록했고 이는 현대사에서 어떤 국가도 달성하지 못한 성장률이라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중국은 생산성 우위로 인한 성장을 기록했지만, 2008년 이후 성장률은 둔화되었고 점차 성장률이 투자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 주장을 경제이론으로 해석하면 중국의 과거 성장동력은 자본확대, 노동력 증가, 그리고 생산성 증대에 따른 것이다. 이 이론을 실증분석한 Zhu의 주장은 중국의 총요소생산성이라고 하는 제3의 요소에 의해 성장했고, 지난 30여년간의 기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1980년대 시작된 일련의 경제개혁은 중국의 자본과 노동배분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왔다. 경제개방정책을 통해 외국의 직접투자가 증대되었고 이로 인해 기술적 노하우와 중국기업의 세계시장의 접근성이 용이해졌다. 그리고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투자와 생산을 증대시켜왔다. 이것이 지난 30여년간 중국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동력이었다. 이와 달리 칭화대의 Andong Zhu와 미국의 David Kotz는 장기파동론에 의거하여 각 연대별 경제성장을 세분화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보면 그리 큰 차이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성장의 동력은 바뀌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동안 중국제품 수출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동안 생산성으로 인한 수익이 줄어들면서 고성장을 지속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에 중국정부는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사용하여 위기에 대응하려고 했다. 대규모 재정부양책은 4조위안에 달하는 1차 경제부양책이 2008년 11월에 있었고 이는 2010년 초에 보완되었다. 1차경제부양책을 실시한 중국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었다. 중국으로 밀고 들어온 달러발(發) 인플레이션은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 효과를 떨어뜨린다.

이에 중국은 1조위안의 제2차 경제부양책을 사용하게 된다. 제2차 경제부양책은 1차 경제부양책과 특징적인 차이를 보인다. 금액수준 차이도 있지만 대표적으로 재원마련 측면이 달랐다. 1차 경제부양책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해 이루어졌지만 2차 경제부양책은 중앙정부의 재정을 적극적으로 동원해 은행대출이 보조하는 형식을 띠었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Zheng Liu는 성장동력의 변화로 보고, 과거 중국이 생산을 통한 성장유지가 특징이었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이후에는 자본투자를 통한 성장을 해왔다고 본다.

지난 8월 24일 중국 투자자들이 베이징의 한 증권회사에서 증시 전광판을 보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중국 투자자들이 베이징의 한 증권회사에서 증시 전광판을 보고 있다.ⓒ뉴시스/AP

중국 주식시장의 특징

그동안 중국의 주식시장은 주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2012년 11월 15일 시진핑 정부의 구성에 따라 경기부양책 강화 및 경제회복 기대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으로 전환되었다. 중국의 주식시장은 시가총액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2위로 부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직접금융시장의 발전이 더딘 가운데 기업의 자금조달창구로서의 역할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국유기업이 전체 상장기업수의 38.5%와 시가총액의 59.9%를 차지하고 있어 상위기업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기에 주식시장이 국유기업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중국정부는 점진적이고 꾸준한 개혁개방과 자본시장육성정책을 통해 주식시장의 활성화 및 건전화를 도모해왔다. 올 2월에도 중국의 증시는 9% 폭락했다. 이는 중국정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당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문제와 겹쳐 대규모 차익실현을 촉발시켰기 때문이었다. 당시는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국가에서 고금리 국가로 국제자본이 이동하는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를 청산하면서 전세계 증시도 동반급락했다.

그러나 이번 6월, 7월, 8월 증시폭락은 폭락폭이 2월 폭락폭보다 더 컸음에도 오히려 주요 증시는 최고치를 경신했고, 반면 엔케리 트레이딩 증가를 반영하며 엔화는 주요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그리고 개도국 시장에서의 차익실현으로 개도국 통화 약세현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차이의 원인으로 첫째, 세계경제환경에 대한 인식이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는 측면이다. 미국의 주택경기 급랭으로 세계경기 위축우려가 축소되었고 유럽과 일본 및 개도국시장의 경제전망도 상향조정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높은 경제성장과 달러약세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변하지 않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활황이 된 세계증시에서 현재 주식을 매도하면서 달성하는 차익실현보다는 이를 매수하려는 풍부한 자금이 시장에 충분히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중국증시 급락을 단기간에 지나치게 상승한 데 따른 필연적인 조정과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은 중국 주식시장 급락을 주식시장차원에서 보는 일반적인 효율적 기대가설에 기댄 입장이다. 물론 주식시장은 현실경제의 반영으로 중국 주식시장 급락 흐름의 배경에는 매도가 매수보다 강한 것에 그 이유가 있다. 매도세를 주도하는 것은 명백히 미국자본이고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을 기대한 캐리트레이드의 전조가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증시폭락이 세계적으로 파급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증시폭락이 될 수 있으면 완만하게 조정되면서 중국의 세계경제 주도권을 늦추길 원할 것이다.

정치경제적 시각으로 본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과 시진핑의 방미

미국의 동북아 전략과 경제에 대한 입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사열을 봐야 한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문제에 대해 통일대박론을 주장해 왔다.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통일을 이야기 한 것은 명백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조건으로서의 통일을 언급한 것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난 중국방문과 전승절 참석은 대통령이 생각하는 통일이 국민의 통일에 대한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자금성 망루에 올라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자금성 망루에 올라 박수를 보내고 있다.ⓒ뉴시스

외교에 기반한 서로의 오해를 풀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통일을 달성해가는 것이 평화에 기반한 통일이라면 박 대통령의 중국 행보는 동북아 세력관계에서의 북한 고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상대방을 고립시키고 굴복시키는 것이 통일이고 그러한 통일에 의한 대박론의 핵심이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런 통일방식을 반대하는 것은 상대방을 고립시키고 자극시키면서 이 땅의 전쟁위험을 더 크게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전쟁발발은 자본가들이 잃는 것은 자본이지만, 이 땅의 노동자 농민 등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잃는 것은 자신의 생명과 가족, 그리고 노동성과 전부이다. 목숨을 걸고 하는 도박 이후 얻게 될 성과 그것이 대박이라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중국의 세계경제 대국으로서의 지위 상승을 달러약세 환경 속에서도 막으려는 미국의 의도와 박근혜 정부의 북한 고립형 통일전략이 결합된다면 참으로 위험한 것이다.

중국은 경제성장 동력을 일시 상실하였다. 과거 방미시 등소평의 카우보이복장이 보여준 ‘죽의 장막’ 철폐의 이미지와 달리 25일로 예정된 방미와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무엇을 보여줄까? 등소평의 개혁개방에 따른 칼빛을 감추고 내적으로 힘을 키운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노선을 수정하고,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힘을 보여줄 것인가? 이 두 국가 정상의 만남에 우리 통일의 운명을 걸 것인가? 결국 우리 운명의 결정자는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성과’는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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