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회사가 ‘세금’은 국민이?

우리나라의 기업소득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가계의 소득대비 세부담은 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 꾸준히 소득증가율이 올라가는 반면, 가계는 꾸준히 소득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 기업은 갈수록 돈을 더 벌고, 가계는 갈수록 돈을 덜벌고 있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세금의 비율은 반대 추세다. 기업의 세금비중이 줄어들고 가계의 세금비중이 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선 법인세비중보다 소득세비중이 더 높았다. 돈은 기업이 벌어들이고 세금은 월급쟁이들이 감당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소득과 세금의 불평등한 함수를 그래프로 살펴보자.

박원석 정의당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총소득(GNI)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2009년부터 2013년 5년 평균 25.19%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8.21%였다. 미국은 15.85%, 영국은 14.59%였다. 일본(23.81%)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기업소득 비중이 OECD 국가 중 가장 급격하게 증가한 나라인 것으로 확인됐다. 2000년에 우리나라의 기업소득 비중은 17.64%로 OECD 회원국 평균과 거의 동일했으며 회원국 중 순위도 12위로 중간가량이었지만 이후 기업소득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05년에는 21.34%로 처음 20%를 넘은 이후 2010년 이후에는 25%를 넘어서면서 2000년 대비 2013년 기업소득 비중은 7.52%p 증가했다. 같은 기간다른 회원국들은 기업소득 비중이 평균 0.62%p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소득 증가율 가계소득 증가율의 7배

2000년대 들어 가계와 기업의 소득 불균형은 점차 심각해졌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경제의 가계·기업간 소득성장 불균형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기업소득은 급격히 성장했지만 가계소득은 침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0년간 기업 소득의 연평균 실질 증가율은 16.4%였지만 가계 소득은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격차는 7배에 달했다.

법인세 소득세의 역전

법인세는 우리나라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부가가치세, 개인소득세와 함께 국가 재정수입 확보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3대 기간세목 가운데 하나다. 2013년 법인세 징수액은 총 43.9조원으로 국세 201.9조원 중 21.7%를 차지한다. 이는 부가가치세(27.7%)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수치다.

법인세는 지난 2000년 17.5조원에서 2013년 43.9조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눈여겨 볼 지점은 개인이 내는 소득세 증가 추이와의 비교인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법인세와 소득세의 차이가 갈수록 줄어들다가 2011년에는 법인세 보다 소득세의 금액이 더 많아졌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과세표준 금액도 변경하는 방식으로 세 차례에 걸쳐 감세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가계의 세부담,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다

가계의 세부담은 2010년부터 5년 연속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늘었다. 통계청이 집계한 2인 이상 전국 가구 소득을 살펴보면 2010년 가계 소득이 5.8% 늘어날 때 조세 지출액은 11.5% 증가했다. 이후 조세 지출액 증가율을 가계소득보다 2011년 3.1%포인트, 2012년 2.4%포인트, 2013년 0.7%포인트 높았다.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2003년만해도 월평균 7만1천129원이었던 가계의 세금 부담은 10년 만에 2.2배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가계 소득은 1.6배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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