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 칼럼] ‘GMO 쌀’이 안전하다는 새빨간 거짓말

유전자조작농산물(GMO)가 처음 상업적으로 재배가 되기 시작한 이후 올해 20년이 되었다. 그동안 줄곧 늘어난다고 홍보해왔지만 지난 5년 동안 GMO를 재배하는 나라는 27~8개국에서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 이미 재배를 하는 나라에서 재배면적이 느는 경우도 있고 줄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재배 그 자체를 허용하는 나라는 제자리라는 말이다. 이런 현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제 세계 많은 나라들이 더 이상 GMO를 재배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GMO를 개발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GMO 종자와 함께 농약을 팔아야 이윤을 얻을 수 있는데 더 이상 재배하는 국가가 늘어나지 않으면 분명 기업에게는 위기일 것이다. 이미 재배를 허용한 나라의 면적이 넓어지기 전에는 더 이상 판로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이란 그 속성이 같다. 돈이 되는 것을 찾고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렇게 이윤을 확보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역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계속 늘려나감으로써 판매량을 늘려 이윤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친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 번째로 선택하는 방법은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약간의 기능을 더하거나, 모양을 조금 바꾸거나, 크기나 무게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상품을 만들어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2015 우리 농업 지키기 소비자 10만인대회 조직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월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함께 지킨 우리 농업, 행복한 우리 밥상 추진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 우리 농업 지키기 소비자 10만인대회 조직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월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함께 지킨 우리 농업, 행복한 우리 밥상 추진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GMO를 만들어내는 초국적농생명공학기업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그들은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업분야에서도 친환경농업, 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그동안 자신들이 팔아온 농약 등의 각종 화학약품만으로는 더 이상 이윤을 확보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농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종자회사들은 인수합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장악한 종자와 농약을 가지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1990년대이다. 한쪽에서 환경과 생태계를 고민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그것이 전 지구적 문제로 확대되고 급기야 UN조차도 이런 흐름에 따를 수 밖에 없게 되었던 그때, 그들도 같이 움직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 낸 것이 바로 GMO종자이다.

1990년대 중반이후 그들이 만들어온 GMO종자는 농약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종자들이었다. 제초제내성이나 살충성 GMO종자가 바로 그것이다. 흔히 이 종자들을 1세대 GMO종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종자들을 홍보할 때 그들이 흔하게 써왔던 홍보문구도 농약사용량을 줄여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한다는 것이었고 친환경종자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적어도 국제식품규격위원회(식량농업기구 FAO와 세계보건기구 WHO가 공동으로 만든 먹을거리 전반에 관한 기준을 만드는 위원회, 소위 코덱스위원회라고 부른다)에서 GMO종자로 농사를 지으면 유기농이 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2세대, 3세대 GMO종자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시작은 1999년에 개발한 비타민A를 강화한 GMO쌀이었다. 이 쌀은 개발에 성공했지만 한 번도 상업적인 재배를 허용 받은 적이 없는 종자로 2세대를 대표하는 것이다. 즉, 1세대 종자가 농약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 종자를 재배하는 농민들을 상대로 홍보하는 것이었다면 2세대는 그것을 먹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상품화를 꾀하는 종자이다.

몬산토, 듀퐁, 바이엘, 신젠타 등 초국적농생명공학기업들이 이런 종자를 팔아 돈 버는 것을 부러워했던가? 우리나라도 1990년대부터 생명공학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엄청난 국가 예산을 쏟아 부었다. 기업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서 생명공학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일에 앞장선 것이다. 그렇게 농촌진흥청을 필두로 우리나라는 많은 대학교, 몇몇 종자기업이 GMO종자를 만들어왔다. 벼, 고추, 배추, 무, 마늘 등 우리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을 중심으로 수십 품목의 종자를 개발해왔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 어느 것도 이 땅에서 상업적 재배가 허용된 적은 없었다.

올해, 세계는 새로운 징후를 몇 가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는 제초제내성 GMO종자를 심기 위해서는 반드시 써야하는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계열 제초제가 발암물질임을 WHO가 공식 발표를 했다. 그 뒤를 이어 미국 식약청은 새로운 GMO농작물에 대해 식용으로 안전하다는 승인을 했음을 발표했다. 잘라놓아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 사과와 감자의 탄수화물 가운데 하나가 기름을 만나면 만들어진다는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미드 생성을 억제한다는 감자가 그것이다.

이 발암물질은 이미 10여년 전에 감자튀김이 발암물질이라는 보도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한바탕 문제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것들은 앞으로 GMO종자가 1세대에서 2세대로 옮겨갈 것이라는 징후를 보이는 것들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미국 농무성의 재배승인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이미 1세대 GMO종자개발에 열을 올리던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은 세계가 이렇게 2세대 GMO로 넘어간다는 사실이 부러웠던 것일까? 지난 9월 한 세미나장에서 소위 GMO실용화사업단단장이라는 사람이 우리나라도 올해 재배승인을 위한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가 자랑스럽게 말한 그 GMO종자는 항산화기능을 가진 벼이다.

GMO 쌀을 기능성 벼라고 우기는 정부

GMO 반대
GMO 반대ⓒ월간 말

이번 발표를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이 벼를 기능성 벼라고 강조한다는 점이다. 작년 정부는 2015년부터의 쌀수입 전면개방을 발표하면서 교묘하게 쌀산업육성대책을 내놓았고 그 대책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기능성쌀 개발이다. 그리고는 기껏 한다는 것이 쌀수입개방으로 쌀값이 폭락하고 있는 마당에, 농민들이 더 이상 무엇을 농사지어야 할 지 절망하는 그 자리에 농업을 책임져야 할 정부기관이 이런 기능성쌀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감히 GMO쌀을 슬쩍 집어넣으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 쌀이 화장품용으로 쓰일 것이고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말한다는 것이다. 그 용도가 무엇이든 그것은 재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재배를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야 할 법적인 절차가 있다. 그런데도 심지어 밀폐된 온실에서 재배할 것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재배를 승인하는 정부기관이 농촌진흥청이고 재배를 신청하는 곳도 농촌진흥청이라는 이 웃기는 상황을 어떻게 그냥 두고 볼 것인가 말이다.

GMO기술이나 종자를 우려하는 것은 그것의 용도가 무엇이건 간에 한번 땅에 심어지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1세대 GMO종자에 대한 재배승인 국가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이 농약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GMO기술이나 GMO종자가 위험하다는 사실에 대한 결과물이다. 이런 식으로 기능성이라는 둥, 식용이 아니라는 둥의 변명으로 GMO재배를 은근슬쩍 이 땅에 들여놓을 문제가 아니다.

GMO를 수입하기 시작했을 때도 늘어놓았던 변명은 식량자급률 하락에 따른 대책이었다. 수입도 해서는 안 되는 마당에 또다시 쌀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땅에 GMO를 심는 것조차 허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 11월 14일, 쌀을 비롯한 농업의 위기와 그로 인해 국민의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농민대회가 열린다. 그 농민대회가 말 그대로 농민들만의 집회가 아니라 전 국민이 모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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