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전 국민 ‘일베(일간베스트)’ 만들기처럼 국민 의식을 집권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저열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15일 국회에서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일률적으로 정권에 유리하게 가르치겠다는 것은 국민 의식을 세탁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의도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이념 전쟁을 일으켜서 자신의 지지그룹 결속을 노리는 것 같다”며 “국민을 갈라놓아서 집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고 보수 결집으로 총선을 치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공평·저성장 이런 것에 따른 민생 불만을 덮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매우 불순하고, 반국가적이고 반국민적인 폭거라고 본다. 어떤 다른 정권도 시도하지 않았던 역사 조작하기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정부여당이 야당과 사회 각계의 반대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과 독재의 흔적을 지우고 미화하려는 욕망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국정교과서 발행 예정 시점인) 2017년이 고 박 전 대통령 출생 100년이라는 것도 (국정화를) 서두르는 이유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자기에게 유리한 역사적 사실을 주입하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과거 전력, 자기 집단의 잘못된 패악을 미화하고 반감 줄이는 목적이 클 것”이라며 보수세력의 장기 집권 계획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서두르는 만큼 졸속으로 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집필 전에 집필진을 구성하는 시간, 집필 뒤에 인쇄하고 학교에 공급하는 시간을 따지면 실제 교과서 집필 시간은 몇 달에 불과할 것”이라며 “그런데 교수들의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에도 정부가 집필진 구성을 걱정 안 한다는 것을 보면 집필진도 (보수성향 역사학자로) 내정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수준의 것을 베끼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013년 극우적인 역사관으로 논란이 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서도 성남시 학부모들의 반발로 단 한 곳의 학교도 채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려는 세력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0%에 가까운 수준인 것에 당혹했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런(극우 역사관의) 교과서를 전파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강압적 방법을 사용하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이 이념 전쟁 일으켜 복지 축소 덮고 있어”
이 시장은 정부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으로 이념 전쟁을 유발하면서 복지 정책은 오히려 축소시키려고 하는 등 민생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게 (복지축소) 쟁점이 되는 걸 덮기 위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역사교과서로 싸우니까 복지축소 문제가 뒤로 가는 것 같다”며 “실제로 민생 문제가 많이 덮이고 말았다. 정부 측에서는 (역사교과서 문제로) 상당히 정치적 이익을 본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총리 주재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의 1,496개 복지 사업에 유사·중복을 주장하며 9,906억원을 삭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행정자치부는 지난 30일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을 따르지 않은 복지사업을 시행할 경우 지방교부세를 감액하는 내용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지자체의 복지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정부가 재벌 등 상위 기득권 중심으로 국가 정책을 시행하다 보니까 서민의 부담은 늘고 혜택은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 스스로 하는 복지 정책도 정부가 막겠다는 것”이라며 “그냥 막는 것도 아니고 (복지정책을) 강행하면 벌금을 먹이겠다는 강압 수단은 국민 불만이 증대될 요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자체에 중앙 정부가 허락하는 것만 하게 할 것이라면 굳이 비용을 들이면서 지자체장을 뽑고 의회를 만들어 지방자치제를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헌법에 규정된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 복지를 증진하거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해 복지를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교과서 국정화로 역사까지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경기 성남시가 복지부와 협의에 들어간 ‘청년배당’ 정책을 두고 여당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세금을 더 걷는 것도 아니고, 중앙 정부에 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빚을 내겠다는 것도 아니고 예산을 쪼개고 아껴서 마련한 돈으로 주민 복지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칭찬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국민의 입장에서 정치하라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포퓰리즘’은 해서는 안 될 일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인데 ‘청년배당’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 시장은 성남시가 추진하려고 하는 ‘공공산후조리원’ 사업에 대해 복지부가 불수용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시에서는 최대한 합리적으로 복지부를 설득하도록 노력하겠지만, 복지부가 불합리한 이유로 불수용하면 (복지사업을) 강행할 생각도 있다”고 잘라 말했다.
또 “그런데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부금이 깎이는 불이익을 보게 되서 주민이 피해보니까 고민이 된다. 정부가 상황을 점점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재명 시장은 “중앙 정부가 지방자치를 매우 불편하게 여기는 것 같다”며 “지자체들이 역량을 발휘할수록 반대로 중앙 정부의 부당하고 불합리한 잘못된 행정 시책의 민낯이 드러나는 게 두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