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사랑 안 하면 유죄? 영화 ‘더 랍스터’
더 랍스터
더 랍스터ⓒ스틸컷

짝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주위를 둘러보면 ‘솔로’ 남녀들은 많은데 정작 자신의 짝은 왜 이렇게 찾기 어려운지 모르겠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결혼 정보 회사가 우후죽순 늘어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 많은 커플이 부부로 발전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독신과 이혼율은 늘어만 간다. 우리들의 사랑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영화 ‘더 랍스터’에는 결혼 정보 회사를 연상케하는 커플 메이킹 호텔이 등장한다. 45일간 호텔에 머물면서 천생연분을 찾으면 된다. 마음이 맞거나 공통된 특징을 가진 짝꿍을 찾으면 된다.

근데 이 호텔 특이하다. 45일 동안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할 경우 동물이 돼야 한다. 주인공 데이비드의 형은 이미 커플 성사에 실패하여 개가 됐다. 그러니 주인공을 포함해 호텔에 입성한 사람들이 별 해괴한 짓을 다해서라도 커플이 되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여기서 불편한 지점들이 들어난다.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상대방에게 ‘어필’한다. 코피를 자주 흘리는 여인과 공통점을 만들기 위해서 매번 자신의 머리를 매질하여 코피를 흘리려는 남자의 모습은 가련하다.

영화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 바로 고독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보여준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무조건 유죄인 셈이다. 커플이 아닌 사람은 이상적인 도시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한다. 솔로들이 사는 숲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숲에서도 규칙은 있다. 솔로로 들어갔으니, 사랑은 절대 금지란다. 이렇게 잔인하고 매서울 수 없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잘 차려진 밥상 앞에선 제 짝을 못 찾다가 사랑이 허락되지 않은 장소에서 자신의 완벽한 짝을 만난다. 그리고 아찔한 비극이 시작된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사랑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란 걸 말이다. 가장 완벽한 짝은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되는지 모르는 것이다. 사회가 억지로 끼워 맞춘다고 만나지는 게 아니다. 영화는 그런 지점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눈 여겨 볼만한 점은 작품의 주인공들이 한 가지씩 구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은 근시가 있다. 그리고 억지로 코피를 흘려서라도 여인을 사로잡으려는 남자는 사실 절름발이다. 강단진 성격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는 리더 역시 사실은 외톨이다. 혀가 짧은 남자도 나온다. 툭하면 코피를 흘리는 여자도 나온다.

사람들도 누구나 허점을 가지고 있다. 허점마저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나의 허점을 자유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 서로의 허점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신기하고 기묘하게 비틀어 놓은 작품이다. 사랑과 결혼에 대한 동시대적 문제까지 녹여내 공감대를 높였다.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레이첼 와이즈, 콜린 파렐 레아 세이두, 벤 위쇼 등이 출연한다.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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