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갑의 수요뮤직] 슈퍼스타K7 의 인기는 끝나가는가?

슈퍼스타K 7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2009년 케이블 TV채널인 엠넷에서 시작된 슈퍼스타K는 그동안 매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늘 큰 인기와 화제를 몰고 왔다. 슈퍼스타K에서 도입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방식은 최대 200만명에 가까운 지원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 를 비롯한 수많은 모방형 프로그램의 유행을 이끌어내면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또한 서인국, 조문근,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로이킴, 딕펑스, 박재정, 박시환, 곽진언, 김필 등의 우승자와 준우승자를 비롯, 수많은 신인 뮤지션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되었다. 이들이 모두 톱스타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 중에서 버스커버스커의 경우는 전 국민적인 스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시청률 역시 과거 케이블TV의 프로그램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10% 이상의 시청률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프로그램 포맷이 중국에 수출된 것은 이러한 인기의 반영이었다. 이 과정에서 슈퍼스타K의 일부 심사위원들이 보여준 독설과 지원자들의 지나친 과거 공개, 의도적인 편집이 문제가 되기도 했고,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방식이 신자유주의 시대의 반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슈퍼스타K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로서 권위와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슈퍼스타K 시즌 2의 인기가 계속 유지된 것은 아니었고, 시즌 5에서는 시청률이 1%대에 이를 정도로 하락세가 도드라지기도 했다.

최고의 실력을 보여줬음에도 바닥을 치는 시청률

하지만 지난 시즌 6에서 다시 4~5%의 시청률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시즌 7의 시청률이 1~2%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번 시즌 7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보고 있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번 시즌 7이 예전보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번 시즌 7은 예전의 일부 심사위원들이 보여주었던 독설이 줄었고, 참가자들의 과거에 대한 감동 포장이 덜해서 밋밋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기는 하다.

또한 Top10부터는 어딘지 모르게 추진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도 있다. 그렇지만 자밀킴, 중식이밴드, 지영훈, 천단비, 케빈 오, 클라라 홍을 비롯한 출연자들의 실력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Top10을 뽑기 이전, 지역 예선과 슈퍼위크를 거치면서 응모자들이 보여준 가창실력은 아마추어 수준 이상이었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과거 출연진보다 월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가히 역대 최고 수준이라 할 만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왼쪽부터) 성시경, 백지영, 윤종신, 김범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왼쪽부터) 성시경, 백지영, 윤종신, 김범수ⓒ뉴시스

특히 자밀킴이 들려준 자유분방함과 중식이 밴드의 통렬한 개성, 케빈 오의 매력적인 외모와 능수능란한 스타일, 클라라 홍의 흡인력은 TV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어디서 이런 뮤지션들이 숨어있다 나타났는지, 슈퍼스타K 제작진은 어디서 이런 뮤지션들을 찾아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Top6 무대에서 천단비가 이선희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을 불렀을 때에는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의 감동이 있었다. 물론 그 감동은 천단비의 노래 실력 때문만이 아니라 그 순간 늘 코러스로 누군가의 뒤에 있다가 비로소 주인공으로 재탄생하는 드라마가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덕분인지 슈퍼스타K7의 홈페이지에서 천단비의 클립은 35만에 달하는 조회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예년 같으면 방송이 끝나자마자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링크되는 일이 흔했는데 이번 시즌 7은 거의 반향이 없었다. 시청률 역시 1~2%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히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판단을 내릴만한 결과였다. 이 같은 결과는 대체 무엇 때문일까?

서서히 영향력을 잃어가는 TV

그것은 지난 7년동안 슈퍼스타K를 비롯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대중음악을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계속 펼쳐지면서 더 이상의 새로움을 만들어내지 못해서일 수 있다. 한 때는 화제가 되고 재미있었던 프로그램 포맷이 계속 반복되면서 더 이상의 재미를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출연자들의 얼굴에 가면을 씌운다던가(<복면가왕>),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고 노래를 하게 한다든가(<히든싱어>) 하는 방식으로 더 드라마틱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일 수 있다. 최근 엠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랩스타>라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힙합이라는 장르의 인기 때문만이 아니라 더 자극적인 대결구도와 퍼포먼스의 힘일 수 있다. 처음에는 경연이라는 방식이 화제가 되었지만 여러 방식의 경연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이 이제 경연만으로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결과를 TV라는 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분석하는 이도 있다. 새로운 컨텐츠가 생산되고 전파되는데 있어 이제는 TV보다 인터넷이 더 활발하고 강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 기반 플랫폼들이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매우 빠른 전파력을 보이면서 TV의 영향력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TV와 극장에서만 만들어졌던 드라마와 영화, 프로그램들이 웹을 기반으로 제작되고 유통되는 것 또한 그 같은 분석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슈퍼스타K7에서 ‘가을이 오면’을 함께 부른  클라라홍과 케빈오, 이요한
슈퍼스타K7에서 ‘가을이 오면’을 함께 부른 클라라홍과 케빈오, 이요한ⓒ방송 캡처

하지만 이 같은 결과가 TV 대 인터넷의 경쟁에서 인터넷이 완승을 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향후 TV 매체의 영향력은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반 인터넷에 추월당할 것이 분명하지만 아직 TV의 노하우와 영향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엠넷을 비롯한 여러 TV 채널들이 <냉장고를 부탁해> 등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으로 쉐프 열풍을 불러일으켰듯 진일보한 콘텐츠와 포맷으로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TV에서는 이미 새로운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웹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프로그램 또한 준비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켜봐야 할 것은 지금까지의 슈퍼스타K가 아니라 앞으로의 슈퍼스타K이거나 슈퍼스타K가 아닌 또 다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며 앞으로 새롭게 태어날 무언가일 것이다.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드라마에 익숙해진 이들을 끌어들일 새로운 장치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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