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민중총궐기, 살인적 진압에도 굽히지 않고 싸웠다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저녁 서울 중구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을 향해 경찰이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를 쏘고 있다. 시민들 사이로 밧줄을 이용해 끌어낸 경찰 버스가 6대가 보이고 있다.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저녁 서울 중구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을 향해 경찰이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를 쏘고 있다. 시민들 사이로 밧줄을 이용해 끌어낸 경찰 버스가 6대가 보이고 있다.ⓒ정의철 기자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민주노총이 서울광장에 모여 2015 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민주노총이 서울광장에 모여 2015 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정의철 기자

“민중의 단결, 총궐기야말로 세상에 희망을 불어넣는 절박한 숨구멍이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14일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긴급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날 민중총궐기에는 노동자 8만명, 농민 2만명을 비롯해 13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애초 제안된 명칭이 ‘10만 총궐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민중총궐기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한 위원장의 말처럼 ‘절박한 숨구멍’을 찾는 이들이 그만큼 많았다.

총궐기에 등장한 주요 구호는 ‘노동개악 중단’ ‘밥쌀 수입 철회’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이었다. 13만명이라는 규모는 각계각층의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가 크나는 것을 웅변했다. 이날 집회는 기존의 민중대회에서 볼 수 없었던 규모였을 뿐 아니라 투쟁 양상도 격렬했다. 경찰은 전국에서 경찰력을 서울로 집중시켜 물대포를 앞세워 강경일변도의 진압을 했지만 참가자들은 물러서지 않고 애초 목표였던 광화문광장 집회를 위해 싸웠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이 14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서울 주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정부의 노동악법 저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이 14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서울 주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정부의 노동악법 저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정의철 기자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저녁 서울 중구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이 경찰의 차벽에 막히자 최루물대포를 맞으며 경찰 차벽을 끌어내고 있다.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저녁 서울 중구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이 경찰의 차벽에 막히자 최루물대포를 맞으며 경찰 차벽을 끌어내고 있다.ⓒ정의철 기자

특히 노동자들은 8만여명이 참가해 위력을 과시했다. 올해 12월로 예상되는 국회 노동관계법 개악시도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자 노동개악을 막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본대회가 열리기 전 노동자들은 조직별로 사전집회를 열고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었다.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내세운 노동자들도 많았다. 특히 학교비정규직노조는 1만5천여명이 서울로 올라와 서울광장을 메우기도 했다. 도심 곳곳에서 사전집회를 개최한 노동자들은 서울광장에 모여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를 강화해 12월 2일 2차 총궐기를 전국에서 개최한다”며 “국회에서 노동개혁 개악안이 통과된다면 12월초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도 집회 전 공개적으로 등장해 자신이 총궐기를 이끌 것이며 노동개악 저지를 위해 끝까지 싸우자고 호소했다.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국농민회가 2015 농민대회에서 참가하 농민이 '못살겠다 갈아엎자'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국농민회가 2015 농민대회에서 참가하 농민이 '못살겠다 갈아엎자'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정의철 기자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국농민회가 2015 농민대회를 열고 한중 FTA 반대와 밥쌀 수입 반대를 촉구하며 농산물을 아스팔트에 쌓아 놓고 있다.
민중총궐기가 열린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국농민회가 2015 농민대회를 열고 한중 FTA 반대와 밥쌀 수입 반대를 촉구하며 농산물을 아스팔트에 쌓아 놓고 있다.ⓒ정의철 기자

농민들도 2만명이 서울로 운집했다. 농민들은 여름부터 ‘밥쌀 수입 저지’ ‘국가수매제 도입’ 등의 구호를 들고 이날 총궐기를 준비했다. 총궐기 전에는 전국에서 나락 적재 시위를 벌이면서 투쟁의 기세를 올려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 농민들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정부와 국회를 갈아엎어야 한다. 그리고 그 땅위에 농민이 사람 대접받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며 이후 투쟁을 결의했다.

청년들과 대학생, 시민들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의 구호를 들고 투쟁에 합류했다. 청소년들은 보신각에서 독자적으로 집회를 열어 국민 절반이상이 반대해도 국정화를 고집하는 정부를 규탄했고 청년들은 ‘헬조선을 뒤집자’며 재벌 중심의 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투쟁을 벌이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14일 오후 민중총궐기 대회에 앞서 청년단체가 대학로에서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14일 오후 민중총궐기 대회에 앞서 청년단체가 대학로에서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 집회를 열었다.ⓒ민중의소리
14일 오후 민중총궐기 대회에 앞서 청년단체가 대학로에서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청년들은 역사교과서 왜곡 중단 등을 촉구했다.
14일 오후 민중총궐기 대회에 앞서 청년단체가 대학로에서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청년들은 역사교과서 왜곡 중단 등을 촉구했다.ⓒ민중의소리

역사교과서 국정화에서 ‘불통’의 극치를 보여준 박근혜 정부는 이날 집회에서도 시내 곳곳을 차벽으로 틀어막고 강경진압으로 일관했다. 이날 경찰은 그 어느때보다 강력한 물대포를 사용해 집회 참가자들을 몰아붙였다. 성인 남성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의 위력으로 발사된 물대포는 시위대의 얼굴을 정면으로 겨냥했고 쓰러진 이들을 끝까지 겨냥하는 ‘살인무기’였다. 그 결과 백남기 농민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이며 대학생의 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밤 11시까지 세종로사거리에서 대치하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의식을 잃은 60대 농민이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으로 함께 가달라”는 호소와 함께 공식해산했다. 살인적 물대포로 생명이 위독한 백씨를 비롯해 수십명의 부상자가 속출했으나 정부는 이날 집회 주최자들을 전원 검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양지웅 기자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에게 계속해서 물대포를 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에게 계속해서 물대포를 쏘고 있다.ⓒ민중의소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가 탄 구급차에 물대포를 쏘자 시민들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가 탄 구급차에 물대포를 쏘자 시민들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김주형 기자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 중인 가운데 경찰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농민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 중인 가운데 경찰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농민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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