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9개월 가르친 ‘상업’ 교사 “내가 국정교과서 집필진”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화 역사교과서 집필진 구성과 편찬 기준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화 역사교과서 집필진 구성과 편찬 기준 등을 설명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9년간 상업을 가르치다 역사를 가르친 지 불과 9개월밖에 안 된 고교 교사가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47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의 사립학교인 대경산업고 김형도 교사는 지난 8일 학교 전체 교원들에게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게 됐다는 집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메시지는 A4용지 3장 분량으로 김 교사가 12월까지만 학교에 나오고 내년 1월부터 13개월간 역사교과서를 쓰게 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김 교사 보낸 메시지에는 “자신이 남경필 도지사의 고종사촌 동생인데 남 지사의 도움 없이 이 학교에 왔다. ‘대한민국 집필’ 후 13개월 뒤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남경필 주니어’가 되어서 돌아오겠다”는 말까지 써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사편찬위원회(국사편찬위)가 공개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외에 국정교과서 집필진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0년차 교사인 김 교사는 이 학교에서 9년간 ‘상업’관련 교과를 가르치다가 올해 처음으로 1학년 4개 반의 ‘한국사’ 교과를 함께 맡았다. 이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도 김 교사가 담당 교과는 ‘상업’이라고 소개돼 있다. 그는 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역사 관련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사편찬위는 지난달 23일 ‘올바른 역사 교과서 집필진 구성 결과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의 검정교과서보다 많은 집필인력과 학계의 명망 높은 전문가로 집필진을 구성함으로써 최신 연구결과 등 역사적 통설을 충분히 검토·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사편찬위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교사가 사퇴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자신이 집필진으로 공개된 것은 괜찮지만, 자신으로 인해 교과서 편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해왔다. 이에 국사편찬위는 김 교사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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