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구] 日 ‘언론플레이’로 본 한일 ‘위안부’ 협상 쟁점·전망
이전 다음
카드목록
  1. 日 ‘언론플레이’로 시작된 협상국면
  2. ‘법적 책임’ 부정하는 일본
  3. 법적 책임과 거리가 먼 ‘편지사과’와 ‘기금’
  4. ‘소녀상 철거, 한일협정 유효’ 조건 내건 일본
  5. ‘성의 다했다’ 보여주기 위한 아베의 제스처?
  6. ‘위안부’ 문제 합의 가능할까
  7. 이 기사의 히스토리
최명규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5-12-27 20:01:09
  • CARD 1/

    日 ‘언론플레이’로 시작된 협상국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립니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무상 방한 지시’를 비롯한 일본 측의 파상적인 ‘언론 플레이’로부터 시작된 이번 협상 국면에서 일본 정부의 ‘진정성’에는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일본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볼 때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당장 ‘소녀상 철거’ 문제를 한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자 거센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 CARD 2/

    ‘법적 책임’ 부정하는 일본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정하는 기본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2월 25일 기자회견에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에 대한 법적 문제는 종결됐다는 일본 정부 입장에 대해 “당연히 현재의 기본적인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위안부 동원 강제성 여부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반(反)인도적 불법 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12월 26일 “한·일 청구권 협정에 관한 저희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앞두고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6월 21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대신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앞두고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6월 21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대신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외교부 제공

  • CARD 3/

    법적 책임과 거리가 먼 ‘편지사과’와 ‘기금’

    일본 정부의 ‘위안부 해법’으로는 △아베 총리의 편지를 통한 ‘책임’과 ‘사죄’ 언급 △10억원(1억엔) 이상 규모의 새 기금을 설립하는 방안이 일본 언론을 통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들은 ‘법적 책임’ 대신 ‘도의적·인도주의적 책임’만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1995년 일본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아시아여성기금이 만들어졌지만, 피해자들이 거부한 것도 이러한 맥락 때문입니다. 법적 책임을 회피한 채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 측이 일본에 약 100억원(10억엔) 이상의 기부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에 공동기금 참여를 요청할 계획’과 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의 ‘편지 사과’는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번복할 수 없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방식의 사죄’에서 한참 동떨어진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 CARD 4/

    ‘소녀상 철거, 한일협정 유효’ 조건 내건 일본

    12월 27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위안부 문제 타결 조건으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한·일 청구권 협정 유효 등 2가지 사항을 문서로 확약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12월 26일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남산으로 소녀상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관련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대협은 “(일본이)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조건을 내세우는 것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문제 해결의 역사를 제거하려는 폭력적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한일 청구권 협정 유효’를 문서로 확인하라는 요구 역시 한국의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수용 불가’라 할 수 있습니다. ‘법적 책임은 이미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정대협은 일본 측이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데 대해 “위안부 문제가 미해결됐을 경우 그 책임을 피해자인 한국 사회에 떠넘기기 위한 술수로도 읽힌다”고 꼬집었습니다.

    10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0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10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0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양지웅 기자

  • CARD 5/

    ‘성의 다했다’ 보여주기 위한 아베의 제스처?

    이번 급작스러운 협상 국면은 일본의 ‘언론 플레이’로부터 시작됐습니다. 12월 24일 NHK는 ‘아베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에게 위안부 문제 타결을 목표로 연내 한국을 방문할 것을 전격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와는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아베 총리가 기시다 외무상에게 “내가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미국과 한국을 대상으로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성의를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앞서 미국의 ‘한·일 관계 정상화’ 압박 속에 이뤄진 11월 2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조기에 양국의 피해자 문제 타결을 위한 회담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합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겠지요.

    특히 12월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합의가 나올 경우 내년 3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공동 문서로 발표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참가하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개최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일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는 미국까지 고려한 일본의 스탠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14년 3월 25일 오후(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미국 대사관저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14년 3월 25일 오후(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미국 대사관저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뉴시스

  • CARD 6/

    ‘위안부’ 문제 합의 가능할까

    현재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피해자들과 한국 국민들에게는 결코 수용 불가능한 안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도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강조해 온 만큼 덜컥 합의해 주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이 문제는 진보나 보수의 문제도 아닙니다. 합의 내용에 따라서 정권으로서는 내년 총선까지 앞둔 시점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상당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번 외교장관 회담 개최에 이어 내년 정상회담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종의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협상 국면은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지난 12월 17일 한국 법원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일본 외무상 방한 추진에 앞서 이병기(대통령 비서실장)-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치 국장은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 CARD 7/

    이 기사의 히스토리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7일 처음 발행됐습니다.

    최명규 기자가 작성했습니다. acrow@vop.co.kr

  • CARD /

    기자를 후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