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청년배당과 교복지원, 공공산후조리지원 등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을 전면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사업은 모두 보건복지부에 의해 수용이 거부된 사업이다. 이 시장은 성남시의 자주권과 성남시민의 복지권을 들어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체로 결정한 사업을 보건복지부가 당장 중단시킬 방법은 없다. 대신 정부는 지난해 12월 1일 개정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적용해 성남시에 돌아갈 교부세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건복지부가 성남시의 새로운 복지 사업을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복지제도가 한 번 도입하면 철회가 어렵고 현장에서 어떻게 시행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적 차원이 아니라 한 지역차원에서 새로운 제도를 실험하는 것은 오히려 반길 일이다.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란 결국 지역민의 생활을 어떻게 챙기느냐에 달려있으니 중앙정부가 감놔라, 배놔라할 일도 아니다. 지역에서의 실험을 보고 중앙정부가 터득할 교훈이 있을 뿐 반대 결과는 나오기 어렵다. 그런데도 정부가 성남시의 새로운 복지사업을 막는 것은 결국 야당 소속 시장이 추진하는 보편복지정책에 대한 거부감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정부가 엄포를 놓고 있는 교부세 삭감도 들여다보자면 구차하다.
성남시는 재정자립도가 높아서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자치단체다. 만약 중앙정부가 성남시에 대해 ‘페널티’를 적용한다면 국고보조사업을 대행하는 데 들어가는 분권교부세를 줄일 수밖에 없다. 분권교부세는 애초에 국고보조사업이었던 사무를 지방자치단체가 대행하는 데서 들어가는 돈이다. 이런 ‘꼬리표’가 지방자치에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2020년이면 자동으로 폐지되는 항목이기도 하다. ‘분권’이라는 이름이 붙은 돈을 지방의 자주적 결정을 징계하기 위해 줄인다는 것도 우습고, 애초 국고보조사업이었던 사무를 단지 대행하는 데서 들어가는 돈을 안주겠다는 것도 우습다.
징계의 근거가 되는 시행령조차 성남시의 복지정책이 이슈가 된 이후에 새로이 만들어졌으니 글자그대로 표적징계다. 실효라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이 시장에 따르면 성남시는 최대 87억원을 삭감당할 수 있는데, 이는 3대 복지정책 집행유보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상 징계 효과도 없다는 의미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충돌하는 것은 낯선 일이긴 하지만 무조건 터부시할 일은 아니다. 자치와 민주주의는 본래 시끄럽기 마련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사고가 세월호 참사를 낳았다. 갈등과 경쟁이야말로 사회 진보로 가는 빠른 길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