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대란 우려, 누구 책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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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광역지자체 최초, 준예산 사태 맞은 경기도
  2. 불씨는 만 3~5세 누리과정 예산
  3. 교육청에서 편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4. 설마 정부가 막무가내로 하라고 할까요?
  5. 진보 교육감들이 문제라고요?
  6. 보육대란 현실화 되는 건가요?
정웅재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6-01-05 20:06:01
  • CARD 1/

    광역지자체 최초, 준예산 사태 맞은 경기도

    경기도가 준예산 체제에 돌입하며 초유의 사태를 맞은 가운데 3일 오후 수원시 경기도의회 의장실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강득구 의장이 예산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가 준예산 체제에 돌입하며 초유의 사태를 맞은 가운데 3일 오후 수원시 경기도의회 의장실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강득구 의장이 예산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뉴시스

    경기도가 광역지자체 최초로 준예산 사태를 맞았습니다. 새해에 도의 각종 사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2015년 12월 31일까지 '2016년 예산안'을 도의회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도의회 의장석을 점거하고 예산안 처리를 막는 바람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입니다.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도정이 올스톱 되는 건 아닙니다. 예산안이 법정기간내에 처리되지 못한 경우, 국가 또는 지자체는 준예산을 편성해 사업비 등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준예산은 도정의 올스톱이라는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인 셈입니다.

    하지만 준예산 편성으로 도정의 차질은 불가피합니다. 신규사업은 발이 묶일 수밖에 없고, 남북교류협력기금, 중소기업 운전자금 등 각종 기금은 일단 절반 정도 규모로 축소됐습니다. 경기도의 한 해 예산은 20조원이 넘는데, 예산안 처리 불발로 경기도가 편성한 준예산은 18조원 규모입니다.

  • CARD 2/

    불씨는 만 3~5세 누리과정 예산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김현삼 대표의원이 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전액 국비 지원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김현삼 대표의원이 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전액 국비 지원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뉴시스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75석)과 새누리당(53석)의 충돌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된 배경엔 만 3~5세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엔 정부와 교육청도 얽혀 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정부와 교육청의 갈등은 몇 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보육대란 우려가 나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현재 만 0~5세 영유아는 국가로부터 보육료 지원을 받습니다.

    가정에서 키우는 경우에는 '가정 양육수당'을 받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경우에는 만0~2세는 영유아보육료를, 만3~5세는 누리과정 지원을 받습니다. 이렇게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에는 총 4조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만3~5세 누리과정 예산입니다. 정부는 교육청 소관이니 교육청에서 편성하라며 압박만 하고 있고, 교육청은 보육사업은 국가가 책임져야지 왜 재정난에 허덕이는 교육청에 떠넘기냐면서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CARD 3/

    교육청에서 편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누리과정 예산 관련 서울·인천·강원·광주 교육감 공동 기자회견. 왼쪽부터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장만채 전라남도 교육감.
    누리과정 예산 관련 서울·인천·강원·광주 교육감 공동 기자회견. 왼쪽부터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장만채 전라남도 교육감.ⓒ뉴시스

    정부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근거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교육감의 의무라고 주장합니다. 이 시행령에 따르면, 각 시·도 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합니다. 그럼 정부 주장이 맞는 걸까요?

    각 교육청은 정부 책임은 외면하고 교육청에 떠넘기는 처사라고 반발합니다. 주장의 근거를 살펴 보겠습니다. 무상보육은 점차 확대되다가 2013년부터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으로 확대됐습니다.

    영유아 무상보육 확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주요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0~5세 보육 및 교육은 국가가 완전 책임지겠다"고 공약했고, 당선 직후 가진 전국 시도지사들과 간담회에서는 "무상보육과 같은 전국 단위 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니 현재 박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는 자신들의 공약과 말은 잊고, '봐라! 시행령에 너희 소관이라고 돼 있지 않냐? 그런데 왜 의무를 다하지 않는 거야?'라고 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시행령은 누가 바꾼 걸까요? 바로 대통령(정부)입니다. 정부가 2014년 10월에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바꿨는데요. 시행령을 바꿔서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의무 편성하도록 한 것은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등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위법'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있었습니다.

    입법으로 해야 할 것을 시행령으로 손쉽게 해결하는 박근혜 정부의 '국회 무시, 시행령 정치'는 여러차례 문제로 지적된 바 있습니다.

  • CARD 4/

    설마 정부가 막무가내로 하라고 할까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자료사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정부도 근거는 들면서 교육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지방교육재정 여건을 보면 교육청에서 충분히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교육청 세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이 전년대비 1조8천억원 증가할 전망이고, 국고에서 목적예비비 3천억원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인건비 자연증가분이 1조2천억원에 달하고, 지난해 누리과정에 따른 재원 부족으로 축소 내지 포기한 학교기본운영비 등 1조3천억원 등을 감안하면 세입 증가 효과는 미미하다"는 반박을 내놨습니다. 정부 주장과는 달리 교육청 재정 여건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각 교육청의 주장은 엄살이 아닙니다. 지난해 지방교육재정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어서, 전북과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지방채 1조원을 발행해 급한 불을 껐습니다. 교육청이 빚을 내서 부족한 누리과정 예산을 메꿨다는 얘깁니다.

  • CARD 5/

    진보 교육감들이 문제라고요?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그런 뉘앙스로 얘기했습니다. 그동안 문제없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 오다가 2014년 6월 교육감 선거 이후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됐었죠. 결국 최 장관의 발언은 진보교육감 흠집내기 발언으로 읽힐 수도 있는데요.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진보교육감들이 정치색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사실에 부합하는 발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한 건 진보교육감들만이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모두입니다. 이들은 교육재정의 어려움, 보육사업의 국가 책임 등을 강조하면서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울산과 경북 등에서 6~9개월 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긴 했지만, 현 시점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온전히 편성한 교육청은 한 곳도 없습니다. 교육청 재정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기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얘깁니다. 진보교육감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 CARD 6/

    보육대란 현실화 되는 건가요?

    전국어린이집연합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2016년도 정부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대 편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전국어린이집연합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2016년도 정부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대 편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김철수 기자

    보육대란 얘기가 나올때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님들이 걱정이실 겁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안 되면 유치원은 이달 말, 어린이집은 다음달 말 보육비가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죠.

    그런데 정부의 태도가 걱정입니다.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17개 시도 교육감들은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는데요. 정부는 대화로 해결책을 찾을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정부는 각 시도 교육청을 향해 "대법원 제소를 하겠다", "교부금을 차감하겠다" 으름장만 놓고 있습니다.

    대화는 거부하고 압박만 하고 있는 셈인데요. 정부는 이제라도 교육청, 지자체, 국회 등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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