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 가능케하는 새누리당의 국회선진화법 뜯어고치기
새누리당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과 신의진 대변인이 11일 국회 의안과에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을 의안과로 들고 들어오고 있다.
새누리당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과 신의진 대변인이 11일 국회 의안과에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을 의안과로 들고 들어오고 있다.ⓒ정의철 기자

새누리당이 노동법 등의 국회 처리가 막히자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 뜯어고치기를 본격 시도하고 있다.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다수당의 '날치기'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낸 것이다.

현행 국회선진화법은 다수당의 '날치기'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몸싸움'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국회선진화법은 일명 '날치기 방지법',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11일 국회선진화법의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심사기일 지정(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대표 발의자는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이다.

현행법상 '직권상정' 요건으로는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교섭단체 대표의 합의 등 3가지로 규정돼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이렇게 되면 과반인 156석을 점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법이라도 '직권상정'을 통해 단독 처리가 가능해진다. 현재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고 있으나 야당의 반대에 막힌 노동 5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도 처리가 가능해진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소수특혜법, 야당독재법, 망국법, 민폐법"이라고 비난을 쏟아내며 "(다음) 20대 국회에서 폐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제 얼굴에 침 뱉기'가 될 수밖에 없다. 국회선진화법은 야당도 아닌 새누리당 스스로 만든 법이기 때문이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18대에서 선진화법에 찬성을 했던 죄인"이라고 자기 고백을 하기도 했다.

국회선진화법은 지난 2012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새누리당 황우여 당시 원내대표(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이었던 박 대통령은 직접 "18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국회선진화법안을 꼭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당내 반대를 불식시켰다. 이러한 국회선진화법을 향해 김무성 대표는 "망국법"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고치기에 나섰지만,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 역시 19대 국회 임기 내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개정안 처리 과정에도 역시 현행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돼 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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