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한국 민주주의 민낯을 보다
이전 다음
카드목록
  1.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유엔 특별보고관 마이나 키아이 방한
  2. #1.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
  3. #2. 서울대 병원, 물대포에 사경 헤매는 백남기 농민
  4. #3. 한상균 구속은 적법한가
  5. #4. 민주주의 침몰 시킨 정당 해산
  6. #5. 정부 비판하면 시민단체도 하지 말라?
홍민철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6-01-19 09:46:46
  • CARD 1/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유엔 특별보고관 마이나 키아이 방한

    기습시위에 참가한 여대생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자료사진)
    기습시위에 참가한 여대생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자료사진)ⓒ김철수 기자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마이나 키아이(Mr. Maina Kiai)가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한국에 방문한다. 마이나 키아이 보고관은 한국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 상황을 조사하고 이후 유엔 명의의 권고안을 내게 된다.

    국내 인권·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이번 보고관의 방문으로 후퇴하고 있는 한국의 집회와 시위, 결사의 자유 현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각 분야별 한국의 현실을 잘 알 수 있는 ‘현장’에 마이나 키아이 보고관을 안내할 예정이다. 마이나 키아이 보고관이 볼 한국의 현실 5장면을 뽑았다.

  • CARD 2/

    #1.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앞에서 대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일 합의 파기, 소녀상 지키기 농성을 17일째 하고 있다.지난 10일 NHK 방송에서 아베총리는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동상을 철거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적절히 해결(철거)하도록 노력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한국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앞에서 대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일 합의 파기, 소녀상 지키기 농성을 17일째 하고 있다.지난 10일 NHK 방송에서 아베총리는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동상을 철거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적절히 해결(철거)하도록 노력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한국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철수 기자

    세계인권선언 제20조,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1조, 미주인권협약 제15조 및 유럽연합 기본권리헌장 제 12조 등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가 아니라 “평화적 집회”에 대한 보장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집회나 시위가 기본적으로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하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행사라는 점에 대한 배려와 합법적인 집회만을 보장했을 때 법을 만들 수 있는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이 법이라는 틀에 의해 규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국제인권기준과는 달리 적법한 집회만을 보장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나 이 ‘적법성’ 마저도 경찰의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기고 있어 ‘사실상의 허가제 집회’로 시위의 자유가 매우 위축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들에 대한 경찰의 수사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집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소녀상 지킴이들이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사용했다는 것을 근거로 미신고 불법집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구호 제창과 피켓 사용은 경찰이 기자회견과 문화제 등을 불법 집회라고 판단하는데 ‘전가의 보도’ 처럼 사용하는 조항이다.

    경찰의 자의적 해석은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당초 미신고 불법집회 주최 혐의로 일부 대표자들에게만 발부됐던 출석요구서는 ‘해산명령 불이행’, ‘집회 신고자 준수 위반’, ‘대사관 100m 이내 집회 개최 금지’ 등의 항목으로 관련 혐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수사 대상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난 24년간 수사하지 않던 수요집회까지도 ‘집회신고자 의무 위반’이라고 수사하려다 논란이 되자 말을 바꿨다. 최근 강신명 경찰청장과 이상원 서울지방경찰 청장 등은 기자 간담회에서 “그간 수요집회는 국민 여론을 고려해 수사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으로 자신들의 수사 기준이 오락가락 자의적이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 CARD 3/

    #2. 서울대 병원, 물대포에 사경 헤매는 백남기 농민

    경찰이 지난해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당시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경찰이 지난해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당시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양지웅 기자

    경찰은 집회를 진압하기 위해 살수차를 사용해 소방호스 수준의 높은 압력으로 최루액을 섞은 물을 쏘고 있다. 높은 수압의 살수나 다량의 최루액은 인체에 위협적인 장비이지만 집회현장에서 물대포 장비의 사용은 전적으로 경찰이 판단해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폭력행위가 발생할 때만 물리력을 행사해야 하지만 폴리스라인을 넘거나 도로를 점거하거나, 경찰이 집회를 방해하는 것에 항의하거나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대포나 분사기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에서는 68세 고령의 농민 백남기씨에게 고압의 물대포를 발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백남기 농민은 당시 충격으로 뇌에 충격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는 모습은 여러대의 방송 카메라에 의해 포착됐는데 처음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장면과 쓰러진 이후에도 수차례 물대포를 조준사격하는 모습, 백남기 농민을 이송 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모여들자 이곳에도 수차례 사격하는 모습이 담겨 공분을 샀다.

    경찰의 이같은 물대포 사용은 그 자체로 위법적이지만 경찰 스스로 정한 자체 운용 지침도 어긴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경찰 살수차 운용 지침에는 시위대가 20m 거리에 있을 경우 2000rpm 이하로 물대포를 쏘게 돼 있지만, 당시 경찰은 2500~2800rpm 물살세기로 15초 이상 직사살수를 했던 것이다.

  • CARD 4/

    #3. 한상균 구속은 적법한가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경찰에 출두하고 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경찰에 출두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최근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악’은 노동시간 연장 및 통상임금 축소, 기간제 및 파견제 노동자 확대, 실업급여 개악, 저성과자 일반해고 도입 등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각종 문제를 낳고 있지만 이에 저항해 민중총궐기와 총파업에 나선 한상균 위원장을 구속하고 주요 간부 및 조합원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현행 법률은 파업권에 대해 노동쟁의를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으로 한정하고 있다. 때문에 노동관련 법제도 개정에 대한 요구 조차도 ‘정치적 요구’로 보고 정리해고와 공장폐쇄 등 실제로 임금 및 근로조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항 조치 ‘경영권 사항’으로 보는 시각으로 인해 민주노총의 파업이 ‘불법파업’으로 낙인찍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집회 주최자에게 다른 사람의 폭력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운다는 점이다. 검경과 법원은 집회나 시위현장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행위에 대하여 그러한 행위를 실제로 행했건 하지 않았건, 또는 그것을 사전에 준비했건 아니건, 심지어 그러한 사정을 몰랐건 알았건 간에 집회주최자에게 집회나 시위에서 벌어진 모든 폭력적 행위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

  • CARD 5/

    #4. 민주주의 침몰 시킨 정당 해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자료사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이 폭력적 수단에 의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려는 숨은 목적을 추구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고 해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당이 해산당하고 소속 의원 5인의 의석이 박탈당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제 위협이 아니었으며 폭력적 수단을 동원하지도 또 그럴 의도도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실제 국가안보 및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없었다. 하지만 헌재는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엄격한 수준의 증명 없이 통합진보당이 존재하는 한 민주적 기본질서에 언제든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근거로 해산을 결정했다.

    게다가 통합진보당 해산판결의 핵심 근거가 된 이석기 전 의원 등 통합진보당 소속 당원 일부가 개최한 정세강연회와 관련해 핵심자들이 모두 구속재판을 받고 있어서 실체적 위험성이 없는 상황에서 해산결정을 내렸다. 더불어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기다리면 안될 정도의 위급한 상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최종판결을 내리기 2개월 전에 해산결정을 내림으로써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정적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의 핵심적 근거로 삼은 내란음모의 존재는 대법원 판결로 무죄가 선고 되면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법적 근거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 CARD 6/

    #5. 정부 비판하면 시민단체도 하지 말라?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쇠사슬 절단기로 끊어내는 경찰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쇠사슬 절단기로 끊어내는 경찰ⓒ양지웅 기자

    한국 시민사회단체는 비영리임의단체, 비영리민간단체, 사단법인, 재단법인 등의 형태로 등록할 수 있으나 관련 행정부처는 자의적으로 법인 허가 여부를 판단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나 법인 허가 여부를 통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단체들의 등록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천만원 이상을 모집하려는 자는 예외없이 정부에 등록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현실에서는 사전 등록제가 ‘사전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강정마을회와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등은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좌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해 모금했다는 이유로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과정에서 두 단체 모두 정부부처에 단체 등록을 요청했지만 담당 부처가 ‘공익의 개념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단체 설립을 불허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시민사회단체는 보조금에서도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민간단체는 지원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2009년부터 최근까지 기획재정부가 매년 작성하고 배포하는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불법 시위를 주도하거나 적극 참여한 단체에 보조금을 제힌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인 단체들이 참여하는 집회나 평화로운 집회라고해도 사실상 경찰에 의해 ‘허가’ 되지 않으면 불법 집회로 규정되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보조금 지원은 사실상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으로 여겨질 소지가 높다. 정부 보조금을 통해 운영되는 소뮤고 단체는 이러한 정책에 단체의 운영 방향과 활동 내용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CARD /

    기자를 후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