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조협박’ 녹음파일 “노조원 칼질해서 내보내겠다” 막말

지부장의 분신자살로 알려지기 시작한 제로쿨투어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파일에는 제로쿨투어 중간관리자인 박 모 소장이 분신한 고 신형식 지부장에게 “노조를 하면 칼질해서 내 보내겠다”,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라”며 협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세버스운영 업체인 ‘제로쿨투어’ 버스기사 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 18일 전세버스노동조합 제로쿨투어지부를 설립했다. 노동조합 설립 직후 회사는 박 모 소장을 앞세워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박 모 소장은 버스 배차와 인사 등을 관리하는 중간 관리자다.

박 소장은 노동조합 설립 직후인 11월 19일 신형식 지부장을 불러 “내 성격에 조합을 하는 사람과는 절대 일을 할 수 없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노동조합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지부장이 “그럴 권한이 어디 있느냐”고 따지자 박 모 소장은 “두고봐라 내가 얼마나 독한 놈인지 봐라, 내가 칼질해서 다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기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노조탈퇴를 종용했다. 일부 조합원에게는 신차를 배치하는 등 이익을 주며 ‘회유’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입사 연차에 따라 고참 기사들에게 신차가 배정되는데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오모 조합원에게 신차를 배치하며 회유를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돈 것이다.

이같은 정황은 오모 조합원과 박 소장간의 통화 녹취파일에 드러난다. 박 소장은 지난해 9월 경 오 모 조합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나는 노동조합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오 모 조합원은 “사람들이 신차를 받은 것을 두고 회사 끄나풀이라는 등 이야기를 한다”고 토로했다. 박 소장은 “노동조합에 대한 불이익은 바로 나간다니까?”라며 “네가 그건(가입여부는) 결정하라고. 나는 분명히 칼을 칼을, 노동조합이 용납이 안되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 가입 여부에 대해 “오늘까지 판단을 해서 연락을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제로쿨투어 사측은 개인별 면담을 통해 탈퇴를 종용하는 방법 이외에도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며 조합원들을 탄압했다.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노동강도가 높은 노선에 배치하거나 변칙적인 배차 관리를 통해 업무 강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말에 따르면 변모 조합원의 경우 이 업체에서 가장 노동강도가 높다는 모대학 셔틀버스 노선에 배치 받았다. 셔틀버스 노선은 오전 8시 근무가 시작되어 밤 10시까지 근무해야 하는 곳이다. 지난 18일 분신한 신형식 지부장 역시 이 노선에서 장시간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는 변모 조합원을 이곳에 배치했고 이후 변모 조합원이 노동조합에서 탈퇴 하지 않자 결국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같은 내용의 녹취록 등을 첨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신형식 전 지부장은 사측의 노조탄압에 못이겨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제로쿨투어 사무실 앞에서 분신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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