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유엔 특보, ‘준법집회 예찬’ 박근혜 정부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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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점수는?
  2. “‘차벽·물대포’는 경찰이 시위대에 가한 공격”
  3. ‘복면시위’ 원인은 경찰과 대통령
  4. ‘준법집회’는 옳고 ‘평화집회’는 틀리다?
  5. 세월호 유가족들은 왜 분노하는가?
  6. 한국 ‘집회의 자유’에 대한 유엔 특보의 점수는?
  7. 이 기사의 히스토리
옥기원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6-02-01 09:32:03
  • CARD 1/

    한국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점수는?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을 향해 최루액 물대포를 쏘고 있다.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을 향해 최루액 물대포를 쏘고 있다.ⓒ정의철 기자

    마이나 키아이(Maina Kiai) 국제연합(UN)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한국 방문 공식일정을 마쳤습니다. 키아이 특보는 지난달 20일부터 10일 동안 진보·보수 시민단체와 세월호 유가족, 백남기 씨 가족, 경찰과 법무부 등 정부부처 공무원들을 만나 한국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상황을 조사했습니다.

    키아이 특보가 방한 조사를 마치고 내린 결론은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의 집회·결사의 자유가 점진적으로 후퇴했다”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얼마나 집회·결사의 자유가 후퇴했을까요?

    키아이 특보와의 질의응답과 방한 결과 보고서를 종합해 한국사회의 ‘집회의 자유’ 상태를 정리해 봤습니다.

  • CARD 2/

    “‘차벽·물대포’는 경찰이 시위대에 가한 공격”

    작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수동으로 직사하고 있다.
    작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수동으로 직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키아이 특보는 차벽과 물대포를 사용하는 것이 경찰이 시위대에게 가한 공격이라고 봤습니다.

    차벽 설치는 특정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모인 시위대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것이고, 이는 막는 경찰과 저항하는 시위대 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것입니다.

    물대포도 마찬가지입니다. 평화 시위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분명한 이유없이 물대포를 맞았다면, 그 과정에서 누군가 부상을 당했다면, 시위대의 폭력성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는 겁니다.

    키아이 특보는 “억누르면 폭발하고, 공격당하면 공격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합니다. 경찰 등이 자유로운 집회권 행사를 허용할 때 시위대의 폭력성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 CARD 3/

    ‘복면시위’ 원인은 경찰과 대통령

    키아이 특보는 경찰의 시위대 처벌 관행 때문에 ‘복면시위’의 양상이 나타난다고 봤습니다. 경찰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일관되게 수사·처벌한다면 집회 참석자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복면을 착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간 경찰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성향 단체의 집회에 대해 엄중 대처 방침을 밝히고, 집회 이후 수백명의 참가자들을 수사하고 처벌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복면 시위 참가자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IS)에 빗대며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압박했습니다. 시위대를 향한 경찰과 대통령의 겁박이 집회 참가자들이 복면을 쓰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키아이 특보는 “‘시위에 참여하면 처벌받는다’는 두려움이 없어지면 시위대의 복면착용도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고 봤습니다.

    작년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시민들 (자료사진)
    작년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시민들 (자료사진)ⓒ김철수 기자

    단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 복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한다’는 전제에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자 역시 큰 집회를 취재할 시 마스크와 방한도구를 꼭 챙깁니다. 경찰의 최루액과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도구가 마스크와 방한복면이기 때문입니다.

  • CARD 4/

    ‘준법집회’는 옳고 ‘평화집회’는 틀리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그간 “평화집회보다 준법집회가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해왔습니다. “평화적인 집회도 불법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준법 집회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게 강 청장의 설명입니다.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차벽 뒤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차벽 뒤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양지웅 기자

    이같은 생각에 키아이 특보가 일침을 가했습니다. ‘준법집회와 평화집회에 대한 차이’를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한 키아이 특보의 답변을 그대로 전합니다.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따르면 준법집회보다 평화집회가 더 중요합니다. 합법·불법이라는 용어를 집회에 적용하는 순간 관계당국(경찰)이 특정 집회를 허용할지에 대한 재량권이 부여됩니다. 경찰이 준법집회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 사실상 집회는 허가제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경찰이 부여하는 특권으로 전락합니다. 경찰은 불법 집회를 막기 전에 평화적인 집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이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수차례 정의가 내려진 부분입니다.”

  • CARD 5/

    세월호 유가족들은 왜 분노하는가?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 개개인이 평화로운 방식으로 반대 의견을 표출한 공간을 제공해야 합니다. 개인들의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정치권과 정부당국에 전달되고, 이런 의견이 반영된 정책과 법안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사회는 발전합니다.

    작년 12월 15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작년 12월 15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키아이 특보는 한국 사회에 이런 소통의 채널이 막혀있다고 봤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 사례였습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부의 사고 조사 과정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일부 조치의 독립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월호 같은 비극을 잘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유가족이 의견을 제시할 공간, 즉 정부와의 열린 대화 채널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월호 집회를 비롯해 최근 시위에서 끊임없이 등장했던 구호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였습니다. 하지만 국민을 위해 국정을 운영해달라는 시위대의 요구는 대부분 차벽과 물대포에 가로막혔습니다.

    키아이 특보의 말을 종합해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국민 다수의 요구를 외면한 정부를 비판하러 모이는 게 불법인가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는데도 이런 시위의 양상이 나타날까요?

  • CARD 6/

    한국 ‘집회의 자유’에 대한 유엔 특보의 점수는?

    키아이 특보는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점진적으로 후퇴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방침, 경찰 조치, 법원 판결 등 전방위적으로 기본권을 제약하는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얼마만큼 후퇴한 것일까요? 그래서 본지 기자는 한국의 ‘집회의 자유’ 상황에 대한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이나 키아이 유엔 특별보고관이 지난 달 29일 출국 전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이나 키아이 유엔 특별보고관이 지난 달 29일 출국 전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키아이 특보는 “점수를 매길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인권 침해는 반드시 고통을 유발하는 데 이런 고통의 정도에 점수를 줄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는 자식을 잃고 거리로 나온 유가족과 일자리를 잃고 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이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들이 말할 수 있는 권리인 집회와 시위는 가급적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얼마만큼 보장돼 있는지 돌이켜보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물대포로 공격하고, 불법이라고 처벌하는 한국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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