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향 교수 “개성공단 중단? 박근혜 정부 무지가 부른 자살 행위”
개성공단으로 가기 위해 대기중인 화물차들.
개성공단으로 가기 위해 대기중인 화물차들.ⓒ정의철 기자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정부가 내린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에 대해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무지가 부른 자살 행위”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정부는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본질적 가치와 의미를 전혀 이해를 못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기업지원부장을 지냈다.

그는 “개성공단이 남북에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알면서 그렇다는 건 더 나쁘다. 전자라면 무지가 부르는 자해 행위인 것이고, 후자라면 매우 나쁜 짓이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은 그간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로서의 상징성을 가져왔다.

김 교수는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 발표를 하면서 “그동안 우리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 북한 경제에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한 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 발표 내용은 마치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박스, 돈줄이기 때문에 이를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라면서 “이는 개성공단이 실제로 그런지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이 우리가 퍼주기 위한 것이냐. 오히려 우리가 퍼오는 것이다. 1을 투자해서 30을 가져오는 것이다.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들이 한달 일해서 받는 실질 임금이 평균 15만원이다. 여기서 또 30프로 공제를 한다”며 “정말 북측이 개성공단을 돈줄로 생각하는 것이라면 개성공단 노동자 5만8천명을 그것보다 임금을 3~4배 이상 주는 조중 국경지대 공단으로 보내면 되는데, 왜 안 그러겠냐. 경제적으로만 본다면 북측 입장에서 개성공단 중단은 앓던 이 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북측 경제 제재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아주 저급한 우리식 인식”이라며 “이는 단 1%의 경제 제재 효과도 없다. 잘못된 상황 인식에 나온 잘못된 판단, 그리고 잘못된 대책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북측은 오히려 개성공단을 평화의 상징, 6.15 공동성명의 상징에서 비롯된 민족 공동번영의 차원에서 본다. 우리 정부가 보는 인식 자체가 아예 없다”며 개성공단에 대한 남북의 인식 차이를 언급하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북측의 4차 핵실험 직후 우리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언급했을 때부터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가 예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 전 개성공단기업인협회 책임자들과 만났는데, 핵실험 이후에 느낌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 결국 개성공단 폐쇄로 가지 않겠느냐는 예견은 그때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극단적인 판단이 결과적으로 북측을 제재하는 효과를 얻기는커녕 남북관계 악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봤다. 그는 “북이 위성을 쐈는데 사드 배치는 뭐고 한미일 중심의 삼각 군사동맹은 왜 나오느냐”며 “궁극적으로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과 마찬가지로 개성공단의 폐쇄로 이어지고, 남북 관계의 보루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러한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은 4월 총선에 이어 다음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MB 정부에서 완벽하게 완성시켜놓은 분단체제의 심화는 대선에서 엄청난 역할을 했다. ‘NLL 포기 논리’ 하나로 대선을 치르지 않았느냐”며 “대북 압박을 통해 남북관계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은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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