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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데뷔 27년차 ‘여행스케치’ 삭막한 강남에 ‘공연’ 심은 이유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남준봉(왼쪽), 조병석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남준봉(왼쪽), 조병석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여행스케치는 1989년 결성된 포크 록 그룹이다. 당시 기타 선율과 노래에 메말랐던 홍대, 대학로 일대를 담백하고 따스한 곡들로 물들였다. 그 중에 2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곡이 있는데 바로 ‘별이 진다네’다. 이 곡이 수록된 데뷔 앨범은 100만 장 이상 팔려나가 포크음악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뿌리내리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왠지 느낌이 좋아’,‘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등으로 사랑받았다.

여행스케치는 명지대학교 백마가요제 본선에서 노래 잘하는 남녀청춘들로만 구성됐기에 이목을 사로잡았다. 198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5~6명, 혹은 11명까지 앨범에 참여하며 여행스케치의 역사를 이어나갔다. 현재는 기타리스트 루카카(리더)와 보컬 남준봉이 팀의 중심이 되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90년대 초중반 대학로는 연극, 노래극 등이 풍성했다. 하지만 라이브 공연이나 콘서트 등의 생태계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라이브 공연계의 황무지라고 할 수 있는 대학로에 라이브 공연 열기를 불어 넣어 준 그룹이 바로 여행스케치다. 故김광석, 동물원 등도 있었다. 소극장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곡들은 차츰 입소문을 타고 번져나갔다. 이들의 행보는 대학로 라이브 공연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행스케치는 올해 데뷔 27년차를 맞이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이들은 작든 크든 활동을 유지하며 관객들과 꾸준히 호흡해 왔다. 그런 여행스케치를 잠실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대학로를 라이브 공연의 메카로 만들었던 이들은 이번엔 강남 일대에서 공연을 펼친다. 분주하고 삭막한 강남에 공연을 ‘심을’ 계획이다. 왜 하필 강남이었는지 이들에게 들어봤다. 여행스케치는 오는 3일 신사역 3번 출구 스페이스 바움에서 목요일 콘서트 ‘나무야 나무야’를 펼친다. 매달 목요일 마다 1년 동안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질문 올해 데뷔 27년차인 걸로 알고 있다. 그간 정규앨범을 포함해 다양한 앨범을 내왔고, 지금까지 공연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답변 (준봉)89년 11월에 1집 앨범이 나와서 계속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중간에 기획앨범을 발표하고 정규는 9집까지 나왔다. 나머지 기획 앨범들, 어른들을 위한 동요앨범도 내고 라이브 앨범도 내고 합해서 한 13~14장 정도 앨범을 냈다.

처음에 우리는 ‘소극장에서 라이브 공연을 위주로 활동을 하고 홍보하자’고 해서 출발부터 소극장에서 공연했다. 당시만 해도 대학로에 라이브 문화 자체가 없었다. 홍대도 마찬가지였다. 홍대는 음악이란 것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신촌에 조그만 소극장부터 출발을 해서 서서히 사람들의 입김을 타고 굉장히 많은 횟수의 공연을 했다. 소극장이지만 나름 최신의 시설들을 완비한 곳이 생기면서 서서히 라이브 공연의 메카가 대학로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샘터파랑새 극장도 그렇고 라이브 극장도 그렇고 해서 그때부터 본격적인 라이브 콘서트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됐다. 우리 때만 하더라도 리사이틀이나, 콘서트라는 이름을 커다랗게 내걸고 하는 공연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대학로에 저희가 수많은 공연을 하면서 광석이 형도 마찬가지고 동물원도 그렇고 그 곳에서 라이브에 대한 메카로서의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그런 라이브 활동을 위주로 하고 있다.


질문 1년 동안 기획공연 목요일 콘서트 ‘나무야 나무야’를 선사한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공연문화가 정착된 대학로가 수월할 듯한데, 왜 강남을 선택했는지 궁금하다.

답변 (루카카)대학로는 90년대 초중반까지 노래를 하는, 콘서트 의미의 곳이 아니라 연극 등의 공연들만 하는 곳이었다. 하나의 생태계를 바꾼 일련의 일들이 광석이 형, 동물원, 여행스케치 등 소극장 중심으로 한 공연들 이었다면 이번 공연은 기존의 모습만으로 우리가 흘러가는 것도 좋지만 강남에 있는 소극장에서 나무를 한 번 심어보자는 개념이다. 명소라는 곳이 그렇다. 술만 마시고, 노래방 가서 노래만 하고 거의 쇼핑만 한다. 그런 것 말고 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전달을 해보자고 해서 강남을 선택하게 됐다.


질문 부제가 ‘나무야 나무야’다. 왜 나무인가?

답변 (루카카)시간이 갈수록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 모습을 지켜봐주는 친구 같지 않은 친구가 가로수, 나무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인간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게 나무더라. 그늘, 꽃, 열매도 준다. 죽어서는 가구가 되어주고, 땔감도 준다. 결국 ‘나무야 나무야’로 정한 이유는 나무 같은 사람, 나무 같은 친구들, 친구 같은 나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그 의미와 재미를 버무려 보자는 뜻이었다. 또 매달 나무에 대해 주제를 정한다. 3월은 플라타너스인데 나무에 대해서 본격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나무송’도 만들어서 매달마다 선보인다.


질문 매달 주제가 다르다고 했는데, 주제가 ‘사과나무’면 사과나무에 대해서 사람들과 다양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답변 (루카카)그렇다. 3월 주제는 플라타너스다. 4월은 사과나무, 5월은 벚꽃나무 식으로 매달 한 개씩 총 12개의 나무쏭이 만들어 진다. 나무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는 행복한 노래다.

또 한 가지 말한 것 중에 나무에 대해서 재해석 하는 것도 있다. 캠페인 중에 ‘나나무’ 라고 있다. ‘나의 나무 이야기’라는 것인데, 그냥 누구든지 간에 자기가 나오는 나무 에피소드를 팬이든 지인이든 상관없이 1년 정도 이어가면서 나누는 것이다. 이런 작은 캠페인을 처음부터 물리적으로 크게 할 수 없다. 작지만 소극장부터 시작해서 기본적으로 나무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대학로를 바꿨듯이 강남의 신사역도 바꿔보자고 생각했다.


질문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무의 따뜻한 정서가 담긴 노래들이 기대된다. 대략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답변 (루카카)총 공연이 1,2,3부가 있다. 1부는 준봉이와 제가 통기타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걸, 약간 실내악 같은 풋풋한 느낌의 음악들을 들려준다. 1부 끝에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주제가 된 나무에 대해서 ‘나무쏭’을 부른다. 2부는 게스트가 온다. 매 회마다 오시는데 또 한 가지는 고정 게스트가 있다. 버클리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인 박상현 씨다. 굉장히 잘하신다. 이 친구가 게스트로 끝나고 나가는 게 아니라 그때부터 같이 여유롭게 등장해서, 3부는 그 친구와 이어지는 좋은 콜라보레이션이 될 것 같다. 3부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기존 여행스케치가 가진 (음악들 중) 알려진 것이든 아니든 간에 새로운 옷을 입혀보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와 함께 여행스케치 기존 음악에 재해석과 개편까지 하는 시간인 것이다. 그렇게 진행되고 3부 때에는 한 번도 발표하지 않은, 10집에 들어갈 신곡들을 지금 생각으론 두세곡 정도로 발표할 생각이다.


질문 신선할 것 같다.

답변 (준봉)여행 스케치가 사람들에게 가장 편하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이번 공연은 예전에 통기타를 가지고 했던 소박함과 따뜻함이 많은 분들에게 많이 어필되지 않았을까 싶다. 무엇보다 홀이 나무로 멋있게 구성돼 있다. 의자도, 무대도 그렇다. 극장분들이 나무를 직접 사서, 극장장님하고 모두 오랜 시간 차근차근 하나씩 만든 거다. 기타 소리도 따뜻한 소리가 난다.

질문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답변 (루카카)비록 저희가 소극장에서 작게 시작했지만 우리가 노래하는 가수와 관객이 아니라 같은 나무로서 서로 나무를 대하듯이 그런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좋은 무대다. ‘오셔서 함께 한 그루 나무를 심어볼까요. 심어주세요’ 이런 것이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조병석(왼쪽), 남준봉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조병석(왼쪽), 남준봉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조병석(오른쪽), 남준봉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조병석(오른쪽), 남준봉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남준봉(왼쪽), 조병석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그룹 여행스케치의 남준봉(왼쪽), 조병석 씨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여행스케치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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