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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청문회] “정부는 교신·운항 기록 조작, 청해진은 ‘선내 대기’ 지시했다”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첫째 날 ‘VTS 녹취록’과 ‘세월호 AIS 항적도’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VTS 녹취록은 참사 당일 해상관제센터와 세월호 간의 교신을 작성한 기록이고, AIS 항적도는 선박의 위치·속력 등 각종 정보를 자동으로 송수신하는 자료로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핵심 증거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2차 청문회가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이석태 위원장이 의사봉을 치며 청문회 시작을 알리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이석태 위원장이 의사봉을 치며 청문회 시작을 알리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청문회는 세월호 침몰 원인과 선원 조치의 문제점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강원식 1등 항해사·조준기 조타수 등 선원 4명과, 강상보 해양수산부 제주VTS센터장·김형준 해양경찰청 진도연안VTS센터장 등 항적·VTS 관련 5명 등이 참석했다.

세월호 피해 가족 100여명도 방청석에서 청문회를 지켜봤다.

“VTS 녹취록, 세월호 AIS 항적도 조작됐다”

특조위원들은 세월호 선원과 VTS 관계자 등을 상대로 세월호의 교신·운항 기록이 조작됐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장완익 특조위원(진상규명소위위원회)은 비정상적인 중복 녹음, 특정 시간대 백색소음 삽입 등을 근거로 진도, 제주 VTS 교신 음성이 편집·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이 진도에서 녹음된 기록임에도 침몰 현장을 지나던 둘라에이스호의 말은 잘 들리는 반면 진도 VTS 쪽 말은 잡음 때문에 잘 안 들린다는 내용을 설명하며, 김형준 당시 해수부 진도연안 VTS 센터장에게 진도VTS와 둘라에이스 호와 교신 기록에 백색잡음을 넣어 조작했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진도VTS가 말할 때만 백색 잡음이 심하다. 이는 의도된 잡음이며 편집·삽입된 경우”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먼 곳에 센터가 설치돼 있다보니 음성에 잡음이 잡히는 것이며, 이 때문에 그동안 오해도 많았다”며 “정보보존을 했을 때도 원본 데이터를 모두 제출했으며, (진도VTS는) 어떤 조작도 없었다”고 답했다.

장 위원은 “세월호가 표류하기 시작한 8시 48분과 50분에 한 사람의 음성이 두 번 겹쳐 비정상적으로 녹음됐다”고 지적했고, 강상보 전 해양수산부 제주VTS센터장은 “기술적으로 무전 5개가 한꺼번에 작동하기 때문에 시간차로 겹쳐 녹음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유가족들이 방청하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유가족들이 방청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해수부 관계자들과 항적 데이터 장치 제조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AIS 항적도 원본 데이터와는 달리 최종 보고 데이터에서 삭제된 부분이 많다는 점, 꾸준히 우선회하던 세월호가 갑자기 좌선회하는 등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회전각도를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AIS의 기록이 의도적으로 삭제된 것인지를 따져 물었다.

세월호의 AIS 항적도는 당초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핵심 증거로 제시됐지만 약 36초간 누락된 부분이 확인되는 등 그동안 데이터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사고 당시 AIS 시스템을 송신·유지 보수하는 역할을 담당한 임병준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관리과 주무관과 AIS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항적을 복원한 업체인 GMT의 조기정 연구소장 모두 “정확한 작동 원리에 대해 모른다. (항적도가 누락된 원인이) 시스템상의 문제로 생각된다”라는 내용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증인들의 무성의한 답변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방청석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청문회를 지켜보던 유가족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청문회를 지켜보던 유가족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침몰 과정인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께(특조위 추정) CCTV가 꺼진 이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서중 특조위원(진상규명소위원회)은 CCTV 저장장치가 꺼질 수 있는 원인을 ▲외력에 의한 전원플러그 뽑힘 ▲누군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전원이 꺼짐 ▲배의 정전이라고 설명하며, 강혜성 세월호 여객영업부 직원을 상대로 CCTV가 꺼진 이유에 대해서 질문했다.

김 위원은 강씨와 선원들의 답변을 토대로 “세월호가 8시 50분이 넘어서야 급격하게 기울었고, 9시가 전후에 배가 정전이 됐다”면서 외력에 의한 전원플러그 뽑힘과 배의 정전으로 인해 CCTV 저장장치가 꺼졌을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청해진해운, ‘선내 대기’를 지시했다”
이준석 선장 “퇴선 지시했다” 진술 뒤집어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출석하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출석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에서 참사 당시 세월호 선원들에게 ‘선내 대기’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강혜성 여객영업부 직원은 "사고 당일 오전 9시26분께 양대홍 여객부 사무장(사망)이 무전을 통해 '10분 후에 해경 올거야. (승객들)구명조끼 입혀. 선사 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어. 추가 지시 있을 때까지 구명조끼 입히고 기다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양 사무장이 무전기 채널을 바꿔 은밀하게 해당 사항을 전달했다"며 "다른 사람이 들으면 안 되는 내용이라 채널을 바꾸라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왜 선사가 ‘선내 대기’를 지시한 상황을 한 번도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강씨는 "영업부 직원들의 희생에 누가 될까 봐 말하지 않았다. 하루빨리 사고 원인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이준석 선장이 수의와 수갑을 찬 채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서 이준석 선장이 수의와 수갑을 찬 채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준석 당시 세월호 선장은 참사 당시 “퇴선 조치 방송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그간 검찰 조사 등에서 '퇴선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진술을 뒤집는 발언이다.

이준석 선장은 "탈출하기 전 2등 항해사에게 퇴선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하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저의 잘못을 반성하는 의미로 (지시를) 안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영호 2등 항해사 역시 이 전 선장의 명령에 따라 대피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세월호 여객영업부 직원 강씨는 "선내에서 퇴선과 관련한 어떠한 무전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방청인 발언에서 “청문회를 통해 해경과 해수부가 제시한 증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 집행위원장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항적도와 각종 녹음·녹취들이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검찰과 법원이 이같은 부실한 증거들로 바탕으로 수사하고 기소했다는 게 입증됐다”면서 “근본적으로 재수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국회는 특검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문회 마지막 날인 29일, 특조위는 청해진해운 직원을 증인으로 불러 세월호 운항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보고, 해양수산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세월호 인양 과정과 미수습자 유실 방지 대책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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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기원 기자, 김지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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