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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 없이 끝까지 가면 새누리 최소 172석 가능

수도권에서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20대 총선이 치러지고 있다. 2012년에 이뤄진 야권연대로 인한 1:1 구도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금과 같은 일여다야 구도가 투표일까지 지속될 경우 어떤 결과를 받아들게 될까? <민중의소리>가 2010년 이후 두 차례의 전국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의 정당 지지도를 기초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새누리당은 172석을, 범야권은 128석을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4차례의 전국선거를 동 단위로 세분화한 후 이를 이번에 확정된 선거구로 재편성해 지역구별 정당지지도를 산출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는 2014년까지의 선거결과를 기초한 것이므로 지역구 상황이나 앞으로의 정치이슈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2010년 이후 4차례 선거에서 보수:야권은 50:50

분석에 앞서 2010년 이후 한국의 정치지형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직후 벌어진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압승을 일궜다. 야권 지지층은 대거 투표에 불참했고 그 결과 정당투표에서도 보수정당(한나라당+자유선진당+친박연대)이 57.5%를 얻어 과반을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부터 여야는 50%에서 ±4%포인트 수준으로 팽팽하게 대치했다.

2008년 이후 전국선거에서의 정당지지도. 각 그래프는 정체성을 여야로 구분하기 어려운 정당들의 득표로 인해 100%에 이르지 못한다.
2008년 이후 전국선거에서의 정당지지도. 각 그래프는 정체성을 여야로 구분하기 어려운 정당들의 득표로 인해 100%에 이르지 못한다.ⓒ민중의소리

2010년 지방선거의 광역비례투표를 기준으로 하면 보수정당(한나라당+자유선진당)이 44.8%를, 범야권(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이 51.8%를 얻었다. 2012년 총선에서도 정당득표의 경우 보수정당(새누리당+자유선진당)이 46.0%를, 범야권(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이 47.9%를 얻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의 경우엔 우위가 바뀌었다. 박 대통령이 51.6%를, 문재인 후보가 48%를 얻었다. 2년 뒤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다시 근소하게 야권이 앞섰다. 선진당을 흡수한 새누리당이 47.4%를, 범야권(새정치민주연합+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녹색당)이 52.1%를 얻었다.

결국 누가 앞서는가는 바뀔 수 있지만 최근 우리 정치에서 보수:야권은 50:50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온 셈이다.

수도권에서의 야권 표분할 효과를 감안하면

<민중의소리>가 가장 최근에 벌어진 전국선거였던 2014년지방선거에서의 정당 지지율을 이번에 확정된 선거구로 재편성해 본 결과 전체 253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범야권의 지지율을 앞서는 경우는 128개 구, 범야권이 새누리당의 지지율을 앞서는 경우는 125개 구로 드러났다.

이런 결과는 1:1 구도였던 2012년 총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여권 성향 무소속은 158석을 얻었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야권 성향 무소속은 142석을 얻었다. 의석수 비율로 하면 범보수가 52.7%를, 범야권이 47.3%를 얻은 셈인데 이는 2010년 이후의 정당지지경향인 50%에 ±4%포인트를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이번 선거가 일여다야(一與多野)의 구도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야권 성향의 제3당이 존재할 경우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확인하려면 지금과 선거구도가 비슷했던 2008년의 총선을 참고해야 한다.

당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포함)은 통합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고 완주했었다. 일여다야 구도가 주로 영향을 끼치는 수도권의 경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58개 선거구에 출마해서 평균 5.7%를 득표했다. 이 평균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제3후보가 아니라 제2후보였던 당시 진보신당의 노회찬,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값이다. 즉 진보정당 후보가 제3후보였던 경우만 계산한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에 야권 성향 제3후보의 득표력을 6%로 가정하고 야권표가 분할되는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앞서의 선거구별 정당지지율 우세를 수도권(122석)으로 좁혔을 때 새누리당:범야권의 대결은 37:85이었다. 그러나 6%p의 야권표분할이 일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결과는 62:60으로 크게 바뀐다. 야권표분할을 10%로 좀 더 크게 가정하면 82:40으로 새누리당이 크게 승리한다. 이런 변화는 수도권의 상당수 지역구에서 야권이 근소하게 새누리당을 앞선다는 사정 때문이다. 수도권의 122개 선거구 중 야권이 새누리당을 10%이내로 앞서는 지역구는 52개에 달한다.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중에서 야권의 ‘뚜렷한’ 제3후보가 있는 지역구는 44개다. 여야가 팽팽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제3후보가 있는 셈이다. 이 지역에서 표 분할이 일어날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20대 총선 수도권 지역구의 성향분석:야권 제3후보의 표 분할을 6%로 가정할 경우 새누리당이 오히려 범야권을 앞선다. 2012년 총선에서는 수도권 112석 중 야권이 69석을, 새누리당이 43석을 얻은 바 있다.
20대 총선 수도권 지역구의 성향분석:야권 제3후보의 표 분할을 6%로 가정할 경우 새누리당이 오히려 범야권을 앞선다. 2012년 총선에서는 수도권 112석 중 야권이 69석을, 새누리당이 43석을 얻은 바 있다.ⓒ민중의소리

지역적 특성, 후보별 득표력의 차이 있지만

물론 제3후보의 표 분할 효과가 기계적으로 모든 선거구에서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실제 선거 결과는 시뮬레이션과 다소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에 야권이면서 제3후보는 대부분 국민의당 소속이다. 지금 수도권의 야권성향 제3후보들이 2008년 진보정당의 후보들에 비해 득표력이 약하다고 볼 수 없고, 정당 지지도에서도 국민의당은 2008년의 진보정당들보다 높다. 6%의 표 분할 효과가 과장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구 선거에서 정당 지지가 후보 지지로 곧장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서울만 놓고보더라도 이재오(은평을), 김용태(양천을), 나경원(동작을) 의원의 경우처럼 야권 지지도가 높은 지역에서 개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선된 경우가 나온다. 다만 지난 4년의 수도권 선거를 분석하면 야당 성향 지역구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의원이 새누리당 성향 지역구에서 당선된 야당 의원들보다 다소 많았다.

한편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야권의 표분할 효과는 기계적으로 측정하기가 다소 어렵다. 충청권의 경우 정당지지에서는 새누리당이 크게 앞서지만 다선의 야당의원들이 배출되어 왔고, 영호남의 경우엔 20%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강원(8), 충청권(28), 영남권(65), 호남제주권(31)에서 야권이 2012년 수준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구의 의석수는 친여 무소속을 포함한 새누리당:범야권이 87석:44석으로 구성된다.

비례의석은 정당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되므로 이번 선거에서도 범야권이 한 석 정도 유리한 23석:24석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지역구와 비례의석을 모두 합산할 경우 새누리당과 친여무소속이 172석을, 범야권은 128석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과정이다.

변화를 도모하는 세력에게 소선거구제는 ‘악마의 제도’

50:50이라고 불러도 될 여야의 세력구도가 총선에서 이렇게 큰 차이로 드러나는 것은 결국 소선거구제라는 제도의 탓이다. 한 선거구에서 한 사람을 뽑는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의 결과 막대한 사표(死票)를 만들어낸다. 야권이든 여권이든 2개 이상의 정당으로 나뉘어질 경우엔 소선거구제의 저주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당선권에서 거리가 있는 제3당의 경우엔 상대에게 어부지리를 줬다는 비난을 혼자 덮어쓰게 될 우려도 있다. 변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에겐 그야말로 ‘악마의 제도’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일궈냈던 ‘야권연대’는 소선거구제에 적응하면서도 각자의 정체성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선거 직후부터 새누리당과 보수 정권은 야권연대에 대해 집요한 비난을 퍼부었고, 보수언론은 ‘연대=야합’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냈다. 지금 야권이 당대당 협의나, 지역별 협의에 머뭇거리는 것은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공세가 먹혀 들어간 결과일수도 있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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