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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유가족에 사과? 김무성의 ‘만우절 거짓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경기 안산 단원구 선부동 홈플러스 앞에서 안산 단원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경기 안산 단원구 선부동 홈플러스 앞에서 안산 단원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선거철이면 사람이 바뀐다는 말이 있던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심심한 사과”를 언급했다. 20대 총선 선거운동 개시 이틀째인 1일 경기 안산 단원갑 지원유세에서 나온 말이다. 단원고가 있는 이 지역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이 집중돼 있다. 김 대표는 “2년 전 세월호 사고를 생각하면서 저미는 가슴을 안고 왔다”고 말했다.

진심이었을까. 김 대표의 머릿속 깊은 곳까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대해 왔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김 대표의 태도를 상기시켜 본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기에는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김 대표는 과거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며 무릎까지 꿇은 세월호 유가족의 절절한 호소를 외면했던 전력이 있다.

기록은 지워지지 않는다. 2014년 10월 2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던 날이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님 여기 좀 봐주세요”라는 유가족들의 호소에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도 마찬지였다. 차에 오른 김 대표 앞에 ‘창현 아빠’ 이남석 씨가 무릎을 꿇은 채 “특별법 제정을 제발 도와 달라”고 애원했지만 이내 곧 차 문은 매몰차게 닫혔다. 김 대표가 탄 차량은 미끄러지듯 빠져나갔고 이남석 씨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당시 김 대표는 진상조사기구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유가족들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사법체계를 흔드는 그런 결단을 제가 어떻게 내릴 수 있겠나. 어떻게 민간인, 그것도 피해자 가족이 참여하는 민간인에게 어떻게 수사권을 부여할 수 있겠나.” 김 대표가 한 말이다. 지금은 다른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가 집권여당의 대표로 있는 동안 새누리당은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세금 도둑’으로 몰아붙이고, 특조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집요하면서도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시작부터 끝까지 ‘특조위 해체’를 외치다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일부 특조위원들을 추천한 장본인도 새누리당이다.

특별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정부 시행령이 논란이 됐을 때는 어떤가. 국회의 ‘정부 시행령 시정 요구권’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한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 낙인이 찍히자 유 원내대표의 손을 놓아버린 것은 김무성 대표였다. 물론 국회법 개정안도 그때 ‘사망 선고’를 받았다. 새누리당은 특조위가 요구하고 있는 특검도 거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가 “심심한 사과”를 입에서 꺼낸 날은 세간에 ‘만우절’로 알려진 날이기도 하다. 사과에는 책임과 함께 ‘달라진 행동’이 따라야 한다. 그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그저 ‘립서비스’일 따름이다. 김 대표가 사과를 언급했다고 해서 새누리당의 행태가 달라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다’에 걸 것이다. 김 대표의 말이 ‘만우절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최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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