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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보다 ‘연주’로 말하는 정치인, 하늘소년 김영준
김영준 서대문갑 녹색당 후보
김영준 서대문갑 녹색당 후보ⓒ김영준 선거캠프 제공

김영준(42) 서대문갑 녹색당 후보는 하늘소년이라는 1인 밴드로 활동하며 그간 4장의 앨범을 낸 가수다. 기타치고 노래를 부르던 음악가가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 “갑자기 무슨 쌩뚱맞은 소리냐”는 주변인들에 김 후보는 “정치는 새로운 방식의 음악일 뿐”이라고 답했다.

“정치가 꼭 거창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두 사람만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도 정치에요. 그렇게 보면 제가 해온 모든 활동들은 정치였었거든요. 만약 제가 국회의원을 하게 되더라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정치는 제게 새로운 방식의 음악이에요”

기타를 매고 정치에 입문한 김 씨는 ‘연설’ 대신 ‘연주’로 이야기한다. 일명 ‘정책버스킹’. 김 후보의 지역구인 서대문갑은 신촌, 이대, 홍대 등 젊은이들이 버스킹을 많이 하는 장소이다. 그는 지나는 시민들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해당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정치인들이 ‘말’만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에 비해 김 후보는 ‘음악’이라는 무기를 하나 더 지닌 것이다.

김 후보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노래해왔다. 그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노래 속 자신의 생각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해왔다.

지난 3월 신부를 맞은 김 후보는 연애시절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영영무직기획사’라는 작은 회사를 차렸다. ‘영영무직기획사’는 하늘소년 김영준의 노래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을 사람들에게 쉽고 재밌게 알릴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영영무직기획사 홈페이지에서 두 사람이 만든 뮤직비디오들을 볼 수 있다.

“제가 노래를 만들면 둘이서 영상 시나리오 짜고 기획, 촬영, 편집까지 다 해요. 최근에는 ‘한강에서 녹차라떼를 마시면면 안 되는 이유’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서 사대강사업을 재치있게 비판했어요. 진짜 녹차 라떼랑 녹초를 같은 컵에 떠놓고 녹차라떼를 마시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지난 달 19일에는 4집 앨범을 발매하며 연 콘서트에서 지구의 날을 맞아 친환경 에너지사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후보는 이를 위해 색다른 이벤트를 기획했다.

“관객들의 자원을 받아서 자전거발전기를 돌렸어요. 페달을 멈추는 순간 엠프가 꺼지고 모든 연주가 멈추는 거죠. 관객 분들이 재밌어하셔서 분위기도 좋았고 의미도 있었죠”

빈부격차, 핵발전소, 밀양 송전탑, 사대강 개발, 청년문제 등을 노래해온 김후보의 최대 관심사는 주거권이다. 그는 노래 ‘장가도 못갔네’를 통해 주거권보장을 외쳤다.

<장가도 못갔네> 꼬박꼬박 월세내다 장가도 못갔네. 월세올라 전세올라 장가도 못갔네. 1년 2년마다 이사다니다 장가도 못갔네. 보증금 다 떼여서 장가도 못갔네.

“주거권은 그야말로 다른 모든 권리 실현의 근간이 되는 인권이에요. 아무리 월급을 많이 벌어도 살 곳이 없으면 그 사람의 인권이 다 망가지게 되잖아요”

김 후보는 독일은 민간주택비율이 높고 공공임대주택비율이 낮은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국가에서 집값을 정해주는 제도를 통해 국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녹색당의 ‘표준임대료제도’는 바로 이 ‘지역기준 임대료제도’를 모델로 한 정책이다.

“우리나라 집값은 부동산마다 동네마다 시세에 따라 달라서 공공성이 없죠. 그러니까 마음대로 몇 천씩 임대료를 올리고 내쫓아도 뭐라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이 돼버렸어요. 이와 달리 독일은 국가가 집 면적, 방의 갯수, 환경조건 등으로 등급를 매겨 집값을 관리해요. 이렇게 매겨진 ‘지역기준 임대료’는 임대인, 임차인 누구나 납득할 수 있어요”

“이런 얘기하면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그건 시장 질서를 위배하는 일이다, 시장경제를 왜 국가가 통제하느냐고 말해요. 그런데 우윳값은 통제하면서 의식주 중의 하나인 주거권을 위해 국가가 나서지 않는 것이 말이 되나요?”

김 후보가 원하는 한국사회는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이다. 김 후보는 주거권보장도 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체라는건 그 지역에서 오래 살아야 생기는 거잖아요? 주거권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 이웃들과의 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워요. 점차 사회가 이웃을 믿지 못하고 철저하게 개인주의가 돼가는 거죠”

김영준 서대문갑 녹색당 후보
김영준 서대문갑 녹색당 후보ⓒ김영준 선거캠프 제공

“결국 녹색당이 말하는 지속거주권, 기본소득은 단순히 한 집에 오래 살 수 있게 해주겠다. 월세 걱정을 덜게끔 몇 푼 더 주겠다는 말이 아니라 사회통합에 대한 얘기에요”

하늘소년 3집에 수록된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김 후보의 이러한 “함께 살자”는 생각을 담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한 농부가 굶주린 거위 한 마리 발견했다네... 알고 보니 그 거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거위도 살고 농부도 살고 거위도 살고 농부도 살고~ 욕심내던 어느 날 거위의 배를 갈랐네. 아무리 뒤져봐도 황금알은 나오지 않았네. 거위도 죽고 농부도 죽고 거위도 죽고 농부도 죽고~

“지금 한국사회가 청년들을 대하는 모습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것과 같아요. 복지정책 등에서 청년들은 소외되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현실이에요. 국가재정이라는 게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라 청년의 희생으로 어른들이 살려해도 그건 불가능해요. 결국 다 같이 살려하지 않으면 다 같이 죽는 수밖에 없어요”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게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나 지금처럼 사람들이 희망이 없다고 얘기하고 분노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요”

김지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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